지금부터 중국의 춘절이 되기 전에 서둘러 떠났던 복건성, 광동성, 홍콩의 7박8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고자 한다ㅎㅏ.
이 지역은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으로, 나에게는 정말 의미가 있는 여행인 셈이다.
감히 남순(南巡)이라 이름 붙인 것은 여행하는 곳이 바로 80년대 초 등소평이 이곳을 찾아 흑묘백묘론을 제시하며 개혁개방을 부르짖었으며, 그에 따라 경제특구가 건설된 곳인 심천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정일도 죽기 얼마 전 북한의 경제를 살리는 데 해답을 찾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니,
나 역시 이번 여행을 통해 중국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나 자신의 성장에 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남순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여본 것이니 제위께서는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떠난 날짜는 급하게 잡았지만 본래 계획은 오래 전부터 세우고 있었다.
상해에서 광동성까지는 까오티에(高铁)는 없다.
대신에 2007년도 시작된 둥처(动车)가 있어, 심천까지 대략 12시간 정도 걸리고 차비는 500원 정도 된다.
그런데 침대칸이 없고, 모두 좌석이다.
중국에 살다 보면 12시간 기차 타고 앉아서 가는 게 그리 두렵지는 않다.
그런데도 바로 광동성으로 가지 않고 복건성에서 한 번 끊어서 간 것은 복건성 역시 아직 접해보지 않은 지역인데다,
특히 장주의 토루를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동성 가는 길에 1박2일 시간을 복건성 장주에 할애하였던 것이다.
어쨌거나 여행은 시작되었다.
홍챠오역은 언제나 붐빈다. 그리고 언제나 설레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자리가 어딜까?
옆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을까?
여행을 떠날 때마다 나를 설레게 하는 것 중에 하나다.
다행히 창넓은 창가쪽이라 자리는 좋다.
전체 여정이 순탄할 거라는 기대가 된다.
그런데 옆자리엔 심천 간다는 총각이 탔는데, 기침이 심하다.
그렇거나 말거나 긴 시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니, 벌써 춘절 휴가로 고향에 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리고 2월 7일 정도에 다시 상해로 온다고 하니 휴가가 정말 길다.
침목이란 말은 이제 옛말인가?
모두 콘크리트로 대체되었다.
점심으로 미리 준비해온 홍샤오니오로멘 한 그릇 먹고.
왕성한 도전정신으로 여러 가지 컵라면을 먹어봤지만 그래도 역시 내 입에는 캉스푸의 이 컵라면이 제일 맞다.
절강성에 들어서니 강을 지나기도 하고.
산도 지난다.
창남역.
여기 밭에는 아직 푸른 채소가 그대로, 여름 같다.
제법 큰 강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철로가로 절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산에는 시멘트로 조성한 무덤도 많이 보이고, 그 중에는 가족묘처럼 조성된 것도 보인다.
8시간도 금방이다.
어느새 장주역에 도착했다.
역 광장이 넓다.
여행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다.
역 앞으로 나오니 택시들이 합승 호객을 한다.
버스도 있지만 노선을 모르니 할 수 없이 택시를 타는 수밖에.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 주소를 제시하니 합승으로 20원 내라고 한다.
그런데 많이 멀다.
가까이와서도 주소를 들고서도 택시기사가 숙소를 찾지 못한다.
이유인즉, 숙소가 일반적인 빈관이 아니라 아파트형 숙소이기 때문이었다.
어렵게 숙소에서 마중을 나와서야 찾을 수 있었던 곳.
아파트 안에 방을 여러 개 숙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신기하다.
바깥에는 간판이 없다.
왜 그런가 물어보니 자기들은 거의 단골고객 위주란다.
이곳이 바로 13층에 있는 사무실. 이른바 프론트.
나는 3층의 거실이 넓은 한 원룸을 배정 받았다.
혼자 쓰기는 너무 넓어 오히려 썰렁하다.
중앙 TV벽 좌우로 욕실과 침실이 있다.
아파트 현관 입구.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가 본다.
바로 옆이 신화도 백화점이다.
시 중심지는 아닌데, 외곽지 중의 한 중심지라고 한다.
단체 무용겸 체조는 중국 전역 어디에나 볼 수 있다.
돌아다녀봐도 혼자 식사할 만한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숙소 부근 작은 식당에서 간단하게 한 끼.
식사 후 좀더 돌아다녀 본다.
부근에 야시장이 열리고 있다.
먹거리가 아닌 의류야시장.
다음날 아침의 숙소가 있는 아파트 풍경.
아침도 역시 어제 저녁을 먹었던 그 식당에서 해결한다.
다른 메뉴는 안되고, 죽만 된다고 한다.
다시 돌아와 출발 준비를 한다.
침실.
거실.
침실 옆에는 이렇게 주방도 있다.
거실에는 발코니도 붙어 있고.
바깥 풍경.
이러한 시설임에도 가격은 200원이 안되었다.
그런데 막상 하룻밤 묵고 보니, 혼자서는 가격을 떠나 별로 바람직한 숙소가 아닌 것 같고, 가족 등 여러 사람일 경우엔 콘도처럼 쓸 수 있어 괜찮을 거로 생각된다.
참, 여기서 장주의 객가족(客家族) 토루(土楼)를 찾아가기 위해 전날 숙소 프론트에 정말 열심히 도와주었다는 사실은 알리고 싶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서 장주에만 오면 택시든, 버스든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그게 오산이었다.
장주시내에서 가장 가깝다는 남정(南靖)현의 토루까지도 택시를 타고 최고의 속도로 달려도 두 시간이 걸리는 시골에 있다고 한다.
만약 버스를 타면 숙소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 버스 시간, 나올 때 등을 고려하니 도저히 장주를 출발하는 예매표인 오후 5시 시간을 맞출 수가 없다.
그래서 프론트에서 황모 여자가 거의 30분 이상을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알아봐 주었다.
단체로 가는 것도 있는데 이 역시 돌아오는 시간이 5시가 넘는다는 것이다.
승용차 대절은 최소 500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최후로 500원을 주고도 갈 것인가, 아니면 장주시내 다른 곳을 구경할 것인가로 잠시 고민하다, 결국 승용차를 대절해서라도 가기로 했다.
다음날 9시가 되어 바짝 마른 장주인 남자가 모는 검은색기아차를 타고 드디어 토루를 향해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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