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최고의 봄날씨다.
마침 정별이 쉬는 날이기에 함께 유경재로 향했다.
어제처럼 세아를 도서관에 실어다 주고 그 길로 바로 유경재로 향한다.
가는 길에 그린가든에 들러 손사장님께 비닐도 좀 얻고,
동량농협에 가서 퇴비 10포와 원예비료 한 포를 거금 5만여 원 들여 사서 유경재로 들어선다.
텃밭 여기저기에 가냘픈 보라색 제비꽃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 주위를 이름 모를 작고 노란 꽃들이 예쁘게 들러리를 선 듯 자리하고 있다.
제비꽃.
올해는 농사에 할애할 시간이 절대 부족한 관계로 인해
편법으로 작년 이랑을 그대로 쓰기로 한다.
이랑 중앙에 퇴비를 뿌리기 위해 호미로 골을 낸다.
한 줄 하는데 벌써 허리가 아프다.
사온 퇴비를 한 줄에 한 포씩 뿌리는데,
덥다고 느낄 정도의 날씨에 모처럼 하는 일에 땀이 비오듯 하며,
힘이 든다.
연방 거친 숨소리에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팔에 힘이 빠진다.ㅠㅠ
퇴비 한 포는 작년에 호박 심었던 곳, 세 곳에 구덩이를 파서 퇴비를 넣고 흙을 덮어놓는다.
조만간 호박을 심기 위한 준비인 셈이다.
여기는 작년에 휴지 소각하던 곳에 호박을 심어 실패했던 곳.
여기는 길가쪽 잔반이 윗쪽에 묻혀있고,
아래쪽엔 두 곳에 퇴비를 넣어두었다.
정면 화단에 언제 올라왔는지 토끼풀이 자욱하게 자리잡고 있다.
뽑아내고 그 자리에 구덩이를 파서 퇴비를 넣어둔다.
올해는 여기에도 호박을 심을 작정이다.
땀으로 샤워를 한 듯 흥건히 젖은 몸은 힘이 빠질대로 빠져 있다.
그때마다 잔디밭에 벌렁 눕곤 하다가
지난 주에 사다 둔 막걸리 생각이 나서 막걸리 새참을 먹기로 했다.
막걸리 한 잔과 휴식, 몸은 금새 약간의 원기를 회복한다.
퇴비를 뿌린 고랑을 주위의 흙을 긁어올려서 덮고,
이제 남은 것은 비닐 씌우기.
마침 봄바람 치고는 센 바람이 아니라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일을 시작한다.
잔디밭 가장자리에 심은 앵두나무.
연봉홍 꽃망울이 맺혀 있다.
보리수나무에도 새순이 돋아있다.
바람이 불지 않아 수월할 거라고 생각한 비닐씌우기,
오늘 작업 중 가장 힘이 든 것 같다.
한 줄 씌우는데도 시간이 엄청 걸리며, 회복한 원기는 금새 바닥이 나 버렸다.
어설프게 흙을 덮어놓으면 바람에 비닐이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흙을 단단히 덮어야 한다.
그래서 더 힘이 든다.
워낙 면적이 작다보니 실재로 소요되는 시간은 체감 시간에 비해 그리 않았다.
힘이 들거나 어쨌거나 어제 오늘, 이틀에 걸쳐 봄농사 준비를 거의 마칠 수 있었다니,...스스로 생각해봐도 대단하다.
초보농사꾼 치고는...
여리게 자란 파의 북도 돋아주고, 주변에 잡풀도 뽑아준다.
그리고 원예비료도 덤뿍 뿌려준다.
오늘 유경재 일과는 끝...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량의 한 중국집에 들러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6,000원짜리 해물짬뽕.
홍합이나 쭈꾸미 등 해물이 듬뿍 들어있다.
그런데 좀 비린 맛이 난다.
초록색 면빨은 시금치나 부추의 즙을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해물들의 신선도가 좀 떨어지는 듯, 많이 질기다.
그리고 다 먹을 때까지 비릿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충주댐 아래 다리를 건너 집으로 돌아오는 길,
충주댐 아래 도로의 벚꽃 구경을 위한 차량 행렬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다행히 시내쪽으로 나가는 길은 소통이 원할한데,
댐쪽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지정체가 끝이 없다.
용탄동 공단 중간까지도 차량이 막혀있다.
벚꽃축제라고는 하지만 실제 나무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것도 강가 한쪽으로...
뿐만 아니라 올해 이상기온 때문에 아직 만개한 상태도 아닌데
다들 어디에서 이렇게 모여드는지, 그것도 오후가 한참 지난 시간에...
다들 고생 좀 하시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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