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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상해여행]신천지, 중공일대회지, 짝퉁시장

by 유경재 2012. 2. 19.

오늘은 2월 6일, 월요일, 정월대보름, 중국어로는 元宵節(원소절, 웬샤오제)이다.

일어나 창 밖을 보니 행인들이 모두 우산을 쓰고 다닌다. 비가 온다.

오늘 계획은 집에서부터 걸어서 신천지에 갔다가 거기에서 홍챠오 지역의 한 짝퉁시장에 가서 간단한 선물을 산 후 다시 시내로 돌아와 저녁에 예원의 등회를 볼 계획을 세웠었는데, 비가 오니 많이 불편할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우산을 하나 사기 위해 이마트에 들렀다.

현관 입구에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이 있어 무엇인가 보니 이렇게 수수께끼가 적혀 있었다.

 

아~이게 바로 원소절에 밝히는 등을 통해 내는 수수께끼인 등미(燈謎)로구나.

여기에는 등불 대신 저렇게 종이에 씌어져 있으며, 그것을 고객들에게 맞히게 하고 상품을 주는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여러 개 중 글자가 잘 보이는 것 하나를 예로 들면, 윗줄 좌에서 네번째 것은

문제가 "명절날의 불꽃"을 하나의 성어로 무엇이라고 하는가?이다.

어렵다. 그래도 한 번 맞추어 보시라.

위 문제의 정답은 "五彩缤纷"(오채빈분)이다. 오색찬란하다 정도의 뜻이다.

그럼 하나만 더...아랫줄 정중앙의 "입문무견폐"(대문에 들어가는데 짖는 개가 없다)를 한 글자로 한다면...

정답은 "问"자이다. 왜 그런지 설명하는 게 더 어렵다. 글자 형태로 보아 門(대문)자 안에 개는 없고 그냥 입만 있으니, 짖기는 하는데[口] 막상 개[犬]는 없다고 보는지...정확히 알 수는 없다.

어쨌든 재미있다.

한자 공부가 많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하나 더, 아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것을 보자.

문제가 "一块变九块(打一成语)"이니, 한 개가 아홉 개로 변한다를 하나의 성어로 한다면?

정답을 보시려면 이 게시글 맨끝을 보시라.

 

마트에서 30원짜리 접는 우산 하나를 사서 쓰고 신천지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비오는 상해 거리 풍경을 감상한다.

 

 

 

 

우리의 모텔급에 해당하는 중국의 숙소는 체인점 형태를 띤 게 많다.

그 대표적인 상호가 하나 눈에 띄는데...

현관앞에 입간판으로 세워져 있는 가격 표시가 뭔가 봤더니 시간제 대실료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모텔이다.

신천지 부근이니 위치도 괜찮아 보인다.

 

비는 계속 줄기차게 내리고,

선물 쇼핑을 하면 넣을 배낭을 하나 진 채, 한 손에는 우산, 한 손에는 카메라...

누가 봐도 전형적 여행객이다.

 

횡단보도 신호등 대기 중에 한 아가씨가 내게 말을 한다.

배낭이 열려있다고...

 

급히 배낭을 벗어 살펴보니 지퍼란 지퍼는 모두 열려있다.

다행히 빈 배낭이었기에 망정이지, 혹 여권이라도 들어있었다면...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배낭보다는 옆으로 차는 가방을 많이 메고 다니는구나.

 

비오는 신천지. 특히 혼자서는 아무런 재미가 없다.

 

서둘러 중국공산당창당대회 장소를 찾아간다.

"中共一大會址"(중공일대회지)

1921년7월23일부터 31일까지 上海에서 거행되었으며, 대표 13명, 대표당원 50여 명이 참석하였다.

장소는 당시 프랑스조계지인 望志路106号(지금의 兴业路76号)의 李书城、李汉俊 형제의 주택이었다. 주요 참석자로는 상해의 李汉俊과 李达, 북경의 张国焘와 刘仁静, 长沙의 毛泽东과 何叔衡, 武汉의 董必武와 陈潭秋, 济南의 王尽美와 邓恩铭, 广州의 陈公博, 재일유학생 周佛海 및 陈独秀가 보낸 包惠僧 등이었다. 陈独秀와 李大钊는 공무에 있었기에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참석자들은 모두 그들 역시 공산당의 주요 창시자이자 영도자라고 인정하였다.

 

내부 건물 모습. 

 

주방 모습.

 

1961년부터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 통로.

 

건물 안의 각 방에는 당시 쓰던 생활용품, 회의용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흡사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과 비슷하였다.

그러나 내부는 일체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중국의 공산당은 어쩌면 우리의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성시하도록 되어 있는 모양이다.

 

 

건물 외부 모습.

 

전체 건물 모습.

 

 

점심시간이 벌써 지났다.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좀 먹어야 하겠는데, 좀처럼 적당한 곳을 찾을 수가 없다.

한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곳.

호남 요리 전문점.

모택동의 고향인 호남의 요리는 맵다는 게 하나의 특징인데, 호남요리를 특별히

"샹차이"(湘菜)라고 한다.

중국 특유의 향신료인 "香菜"와 발음이 같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식당이다.

하지만 내부에는 여지없이 모택동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마파두부, 녹두감자볶음과 공기밥, 그리고 맥주.

 

 

 

개구리요리도 유명하다.

 

 

 

이제 보니 중공일대회지 부근에 대한민국임시정부 유적지도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두 차례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생략하기로 하였다.

 

미리 입수한 정보의 짝퉁시장에 가려면 10호선 신천지역에서 항중로행 지하철을 타고 롱바이신춘역에 내리면 된다고 한다. 10호선은 종점 부근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각각의 종점행이 교대로 운행되고 있으니 혹시 잘못 탔다 싶으면 분기역인 롱시루역에 내려 다음 열차를 타면 된다.

 

대략 20여 분 걸려서 내린 롱바이신춘 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다음 사진과 같이 바로 짝퉁시장 안내판이 보인다.

홍교대통양상하가 바로 목적지인 그 짝퉁시장.

속으로 북경의 수수시장[슈쉐이시장]을 연상하면서 걸어간다.

80미터이니 금방 도착할 것이다.

 

북경의 홍챠오나 슈쉐이를 생각한 나는 저으기 실망했다.

아직 전체적으로 활기를 띄고 있지 않은 시장이며, 상품의 가짓수나 점포수가 북경의 그것에 비해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그나마 문을 닫은 집이나 아예 비어 있는 점포가 많았다.

 

가방 가게와 스포츠용품점 몇 곳을 둘러본 후 서둘러 건물을 빠져 나왔다.

다시 돌아가는 지하철 내부.

출발역이 가깝다 보니 자리가 넉넉하다.

 

아래 세 가지를 50원에 샀다.

 

이건 좀 비싸다.

유명 외국 메이커를 흉내낸 핸드백이며 지갑이다.

합계 260원에 샀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저녁에 예원 등회 갈 준비를 한다.

 

위에서 낸 등미, 하나가 아홉 개가 된다를 성어로 한다면? 바로

"四分五裂"(사분오열)

그럴 듯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