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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상해여행] 도시관광버스 체험과 상해성황묘

by 유경재 2012. 2. 19.

일요일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며칠간의 강행군으로 허리까지 뻑뻑하다.

오늘은 계획대로 조금 편안한 여행을 하기로 했다.

관광버스를 타고 상해중심지를 한바퀴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상해성황묘에 갔다가,

저녁에는 2011년 1년 동안 우리 학교로 초빙되어 와 있다가 12월말에 귀국한 상해대학의 한 교수와 만나 회포를 푸는 것으로 일정을 정했다.

 

숙소를 나오니 날씨는 음산하면 바람까지 제법 쌀쌀하다.

도시관광버스를 타기 위해 그 출발지인 인민광장으로 다시 간다.

 

중국의 지하철역은 역마다 짐 검사대가 있다.

2008년 북경 올림픽의 테러 방지를 위해 설치된 이후 계속되고 있다. 

 

19번 출구로 나간다.

 

출구를 나서자 마자 광장에는 인근 도시인 쑤조우[蘇州소주]관광과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

 

부근에 마련된 도시관광버스 매표소.

 

사전에 파악한 정보로는 1인 30원이라고 했었는데, 막상 보니 50원이다.

 

크게 세 코스로 운행되고 있는데, 시 중심지를 도는 홍색선 코스, 푸둥지역을 도는 청색선, 그리고 구시가지를 도는 녹색선이 있는데, 하루 유효한 이 표를 가지고 각 정류장마다 내렸다가 20분 간격으로 배차되는 다음 차를 이용할 수 있으며, 세 코스 전체를 다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상해 여행을 주마간산격으로나마 효율적으로 할 생각이라면 하룻만에도 상해시가지 전체를 다 돌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자마자 2층 제일 앞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시내거리를 감상한다.

회색빛 늦겨울의 상해시내 모습을...

 

출발지점 부근에 상해미술관이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빠져 있다.

 

 

난징루 초입을 거쳐 왼탄의 거리로 나오니 동방명주가 뿌연 안개 속에서 희미하다.

 

와이탄 정류장에는 마침 푸동으로 가는 청색선 버스가 한 대 서 있다.

여기에서 푸동 지역으로 가려면 저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우리가 탄 홍색선 버스는 푸동으로 건너가는 외백도교 로타리에서 다시 돌아 와이탄 남쪽으로 향한다.

 

와이탄의 건물들.

 

버스 앞에 앉았다가 뒷자리 지붕이 틔인 공간의 자리가 궁금해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너무 춥다.

 

 

 

상해 황포강의 가장 오래된 부두인 스류푸[십륙포].

 

항상 유람선과 여객선 이용객으로 붐빈다. 

 

예원 앞으로도 지난다.

몇 사람이 내리고 탄다.

나는 어차피 저녁이면 다시 이곳으로 올 것이라서 그냥 차 안에서 구경한다.

 

상해의 수많은 아파트와 빌딩들의 디자인이 같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게 신기하다.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하다.

독특한 문양의 빌딩.

 

한 바퀴 도는데 얼마 걸리지 않는다.

다시 출발점.

인민공원에 섰다.

인민공원이란 글씨는 초기 상해시장을 역임했던 공산당 지도자 진의라고 한다.

 

남경로로 들어섰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한 만두 전문점에 들렀다.

 

열심히 만두를 만들고 있는 모습.

 

찐 만두를 다시 굽는다.

 

그렇게 하면 위는 보드랍고 아래는 찌짐처럼 약간 딱딱하다.

위에 이로 구멍을 내어 육수의 맛을 음미한 후 본격적으로 먹는다.

 

 

식사를 하고 남경로를 좀 산책하다가 날씨가 쌀쌀하여 택시를 타고 예원 뒷편의 성황묘로 향한다.

남경로와 예원도 매우 가까운 거리다.

원소절을 하루 앞 둔 일요일을 맞아 예원을 찾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원소절 밤의 등회[燈會](연등회)를 위해 각양각색의 수많은 등불이 일찌감치 걸려있다.  

 

사람 모양을 한 대형 등.

내일 정월대보름 원소절밤을 밝히리라. 

 

예원 뒤로 돌아가니 상해성황묘가 나온다.

성황당인 셈이다.

입장료가 1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분향하는 사람들과 그 향냄새로 조금은 왁자하다. 

 

어떤 신을 모시고 있는가.

만백성을 잘 다스린다고 하는 그 신은 누구인가. 

 

중앙 본당에는 발걸음을 들여놓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하다.

어느 한 곳을 주시하는 사람들. 

 

알고 보니 도사가 중간에서 복을 빌어주고 있다.

마치 우리나라 절간에 가면 스님이 신도의 이름과 주소를 낭독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것처럼. 

 

성황당의 신들은 도교의 신들로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는 각자 태어난 해별로 그 해 출생자의 운명을 주관하는 신들의 형상이 진열되어 있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출생연도에 맞는 형상을 찾아 그 앞에서 기도를 한다. 

 

유물론의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이렇게도 유심적인 기복문화가 왕성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성황묘를 빠져 나와 부근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상해대학교수를 만날 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