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흐린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오늘의 첫 일정으로 어제 못 소화시키고 일정에서 제외시켰던 골동품 거리 참관이다.
숙소의 프론트에서 일러주길 골동품 거리가 숙소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골동품 거리인 东台路는 숙소에서 걸어서도 5분 정도 거리에 있다고 한다.
과연 숙소를 나선 지 얼마되지 않아 동타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북경의 판쟈웬과는 다르게 거리 양편으로 골동품가게들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었다.
가게마다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춘 골동품들을 진열해두고 있었다.
이곳은 서안에서 출토된 진시황병마용.
그러나 대부분은 모조품이라고 한다.
골목 한 쪽에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도 보인다.
아침이라 문을 아직 열지 않은 곳도 많다.
골목 입구.
본래 골동품에 그다지 조예가 없는데다, 대부분 모조품이란 걸 아는 까닭에
주마간산식으로 골목을 훑어보고 난후 이번에는 역시 숙소에서 크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공자 사당인 문묘[文廟]를 찾았다.
문묘가 있는 골목 입구이다.
상해문묘란 현판이 뚜렷하다.
북경의 국자감 거리가 그렇듯 이러한 골목은 문운이 왕성하기 때문에 특히 학교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학교가 많다 보니 학생들을 위한 서점, 문방구 등이 마치 우리네 초중고등학교 앞처럼 밀집되어 있다.
벌써 시간이 12시가 넘었으니, 삼삼오오 떠들썩하게 하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군것질하기 위해 가게 앞에 옹기종기한 모습도 낯설지 않다.
골목 중간쯤에 문묘가 있다.
고대 유적지와 상해는 조금 거리가 멀다.
상해에서 고대를 보려면 예원이나 문묘, 성황당 등이 될 것이다.
입장료가 10원.
표를 사서 안으로 들어가니 깜짝 놀랄 풍경이 펼쳐진다.
헌책 장사들이 마당 가득 뻬곡히 진을 치고 있다.
책시장이 열리는 날인 모양이다.
앞줄의 책은 1권에 3원, 10원에 네 권.
가만 보니 여기까지 들어올 사람은 모두 무료란다.
마당 뒷편의 대성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입장료라고 한다.
대성전, 만세의 사표인 공자의 상이 건물 앞에 향의 연기 뒤로 서 있다.
만세의 사표인 공자의 동상.
분향과 기원문.
기념품 가게에서 팔고 있는 빨강끈이 달린 노란 종이에 소원을 적어 주변에 걸어둔다.
대개의 소원들이 공부와 관련된 것으로, 입학시험에 합격하기를 비는 게 가장 많다.
대성전 안에는 마치 절간의 부처님처럼 공자의 동상이 모셔져 있다.
대성전 문간에서 바라본 문묘 마당의 책시장.
대성전을 지나니 뒷편, 좌우 등의 공간에 다른 곳의 문묘에 비해 비록 규모는 작지만 여러 건물들이 갖춰져 있다.
대성전 바깥의 떠들썩한 책시장의 풍경과는 완연히 다른 정반대의 고즈늑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장서각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는 영...아니다.
그냥 흉내만 내었다.
용이 신음하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형상이라고.
강의하고 공부하는 명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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