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의 두번째 주말이다.
간밤의 과음이 새날이 되었건만 지독한 숙취로 남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즐거움에는 반드시 그만큼의 고통이라는 보상이 따르는가 보다. ㅠㅠ
늦은 기상에 입안은 마치 모래를 씹은 듯 껄끄럽기만 한데,
어디 나가서 해장이라도 할까 생각하다가 외출한다는 그 자체가 귀찮아서 정말 모처럼 집에서 평소 좋아하던 요리를 해 보기로 하고 팔을 걷어부친다.
오늘 요리명은 일명 김치온국수.
가장 먼저 육수를 낸다.
다시멸치 한 웅큼, 다시마 10조각에 붉고 푸른 청량고추 4개, 양파껍질부분 약간, 대파 뿌리부분 4-5조각.
국수를 넉넉하게 삼는다.
왜? 저녁에도 먹기 위해...
색다른 아삭함을 느끼기 위해 콩나물을 함께 넣어 국수를 삶는다.
남들처럼 한소끔 끓어오려면 냉수를 한 그릇 부어 다시 끓인다.
그렇게 하면 국수의 면발이 더 찰지다고 한다.
3-4회 찬물에 헹군다.
푸짐한 양의 국수를 준비한다.
다음은 양념간장 만들기.
평소 파를 좋아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파를 잘게 썰어 넣고,
국간장을 넣고, 거기에 고춧가루를 넣어서 잘 섞으면,
이런 양념간장이 완성된다.
특별한 고명이 없으니 고명용 김을 미리 구워둔다.
묵은 김치를 잘게 썰어서
국수의 주 고명으로 준비한다.
마침 집에 게란이 있으니 계란을 후라이하여,
이렇게 고명용으로 썰어둔다.
이제 준비는 모두 끝났다.
중앙의 생양파는 역시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에 국수를 먹을 때 쌈장에 찍어먹으려고 준비한 것.
육수를 넉넉하게 붓고, 준비한 고명을 종류별로 보기 좋게 올리면 끝.
잘 섞어서 먹는 일만 남았다.
육수를 만들 때 자칫 짜기 쉬운데, 양념간장과 주 고명인 김치가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고 좀 싱겁게 한 것이 좋았다.
알맞은 간에 약간 매운 구수한 국물맛(육수를 만들 때 넣은 청양고추 때문)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다.
지금 생각하니 마지막으로 약간의 참기름으로 고소함을 배가시킨다는 것을 잊어버렸다.ㅠㅠ
12월의 한 주말, 직접 만든 김치국수로 입의 호사를 누린 점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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