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더위가 가니 추위가 오네

2011년 김장하기

by 유경재 2011. 12. 9.

김장철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충주는 김장이 거의 끝난 시기다.

그러나 고향 경주는 이제 본격적으로 김장이 시작되는 시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향에서는 김장할 때 가족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이웃끼리 모여서 했었다.

그러다 보니 충주에서 김장을 위해 형제들이 다 모이는 게 신기하게 여겨졌었는데,

근래 고향에도 드디어 김장의 풍속도가 바뀌면서 가족 중심으로 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우리도 김장을 할 때면 어김없이 김치통을 가득 싣고 고향을 찾는다.

올해는 12월 3일로 잡았다.

김장 당일 하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반면에 김장을 준비하는 과정이 어렵다.

미리 배추를 뽑아서 소금에 절여 건져놓고,

김장 속으로 넣을 재료인 고춧가루, 마늘, 젓갈, 풀, 굴, 갈치, 조기, 생강, 청각 등등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배추뿌리는 말끔히 깎아내버리는 게 좋다고 한다.

 

전날 어머니가 미리 준비해놓은 양념고춧가루.

생새우도 갈아넣고, 젓갈도 넣었다고 한다.

 

시골집의 김치통과 우리의 김치통들.

 

시골 부모님 두 분, 그리고 우리 삼형제의 김장으로 저런 노란 상자로 네 상자의 저린 배추가 준비되어 있다.

몇 포기인지 모르겠다. 아마 150포기 정도는 될 것 같다고 하신다.

 

검은깨를 뿌리고 소금도 조금 더 뿌려서 저어준다.

 

지방마다 김장 속 넣은 주재료가 다른데,

경주의 우리 고향에는 갈치가 주 재료다.

 

갈치에 청각도 넣고,

 

채선 홍당무도 넣어서 양념에 버무려,

 

이렇게 속으로 준비해둔다.

 

올해는 색다르게 시험적으로 조기를 조금 넣어볼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따로 이렇게 손질한 조기를 잘라서,

 

역시 양념에 버무려 속으로 준비한다.

갈치와 섞이지 않게 한다.

 

이제 속으로 넣을 것의 준비가 다 되었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배추에 양념을 바르고, 속을 넣는 작업을 한다.

 

 

배추김치 중간중간에 준비된 무도 속박이로 넣어준다.

 

 

이건 신선한 오징어로 만든 속이다.

어머니왈, 오징어는 속으로 넣기에 적당하지 않지만 손녀가 하도 원하기에 조금만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김장이 끝나고, 무말랭이를 김장 양념에 무친다. 차이는 김장 양념에 넉넉하게 조청을 넣어준다는 것.

그렇게 만든 김치는 각자의 김치통에 넣어 각자의 집으로 가져가 내년 한 해의 주 반찬이 된다.

그렇게 해서 2011년 김장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