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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건강을 위한 오행밥상 청주보쌈

by 유경재 2011. 10. 17.

충주 입성 초기부터 부지런히 찾던 맛집 중의 하나로, 금능동 중원골프연습장 뒷편의 "청주보쌈"이 있다.

어찌된 일인지 근래, 특히 블로그를 개설한 이후로는 찾을 기회가 없었다.

그만큼 충주에 식당들이 새로 많이 생긴 탓이리라.

오늘은 점심 식사를 위해 작심하고 멀리까지 찾아갔다.

 

지난 주말의 가을비로, 하늘은 맑지만 춥다고 느낄 정도로 공기는 제법 쌀쌀하다.

 

 

뒷편으로 중원골프연습장의 그물이 보인다.

건물 중앙은 오행다원이라고 되어 있으며, 식당은 왼쪽 출입문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식당 이름 그대로 주메뉴는 보쌈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꺾어지는 부분.

동양적인 화폭 아래, 우수모범업소 인증패가 붙어있다.

저녁은 10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건물 2층 전체가 식당이다.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좌우 끝쪽이 모두 방이다.

 

남쪽 방으로 들어가면 사람 규모에 따라 커튼으로 공간을 개폐할 수 있다.

 

맞은편에는 금능송어회가든이 자리잡고 있다.

 

봄엔 꽃을 피우고, 가을엔 열매를 맺는다.

자연의 섭리가 그런 것이리라.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 예외일 수 없는 법, 꽃피우지 못한 자 결실이 없다?

 

사진만 찍었지 자세히 보진 못한 그림.

다음번에는 무슨 글인지 좀 자세히 볼 것.

 

장수하는 사람들이 즐겨먹는 게 보쌈류.

 

메인 메뉴인 보쌈 외에도 식사 및 술안주꺼리가 제법 있다.

그리고 식사류는 가격이 타 식당에 비해 확연히 저렴하다.

점심식사이니 보쌈이나 술안주는 그렇고, 식사류 중에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오행정식을 먹기로 한다.

오행정식? 아래층 찻집은 오행다원이니, 이 집은 오행을 테마로 삼고 있는 듯 하다.

오행이란 접두어를 달고 있는 정식이라, 과연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우선 식탁 중앙을 기준으로 양쪽에 각각 7가지 반찬이 차려진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진이 희미하여 무슨 반찬인지 벌써 가물거린다.

왼쪽부터 나물무침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지볶음, 겉절이, 도라지가자미무침, 깻잎절임, 오이무침, 고구마줄기무침.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입에 맞다.

 

왼쪽 상단 버섯나물무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엉조림, 시금치무침, 나물무침, 묵은산나물무침, 단호박찜, 더덕무침.

역시 형식적으로 가짓수 채우기 위한 반찬이 아닌 정성이 깃든 맛이 느껴진다.

 

중앙은 아직 비어있는데...

 

흑미잡곡밥과 된장국이 오른다.

된장이 많이 풀어져 있음에도 짜지 않은 것은 혹시 청국장?

 

식사가 시작되는 중에도 중앙은 여전히 허전하다.

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

 

따뜻한 빈대떡과 고구마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가오리찜,

 

오색야채버섯볶음이 자리를 채운다.

 

역시 주인공은 후반에 나타난다고 했던가.

앞의 기본반찬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에 등장한 메인 삼총사.

그 맛 또한 어느 하나 입에 거부감이 없다.

이것이 오행정식(2인분) 한 상 차림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 디저트로 약차가 나오는데,

무슨 차냐고 물으니 여러 가지를 섞은 차라고 한다.

이른바 오행차라고 할 수 있으리라.

오행(五行)이란 우주만물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5요소, 즉 木火土金水를 가리키는데, 보통은 음양과 함께 말해진다.

아주 단순히 말하면 음양오행이란 자연에 대한 고대 동양의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태극(무극)에서 음양이란 두 기운이 나오고, 그 두 기운에 의해 만물이 탄생하며, 만물은 다시 오행의 다섯가지 요소로 이루어 지는데, 이는 서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방해를 하기도 하면서 우주 안의 만물을 생성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좀 학술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음양오행은 고대 중국의 자연철학이면서 철학적 사유의 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음양과 오행은 원래는 서로 다른 관념체계에 속하는 것이었다. 현존하는 문헌에 따르면 음양 개념은 《주역》에서, 오행 개념은 《상서》의 〈감서〉와 〈홍범〉에 처음 보인다. 그러나 이 두 관념이 처음 생겨난 시기는 그보다 월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다. 인류사유발전의 일반적인 법칙에 따르면 오행관념이 음양관념보다 먼저 생겨난 것으로 생각된다.

고대인들이 자연을 개조하는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神이라는 관념이 점차 흔들리게 되었으며, 이로부터 원시적인 유물주의 자연관이 싹트게 되었다.

“黃帝가 별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오행을 만들었다.”는 《사기》의 기록에 근거해, 일반적으로 오행관념의 시작은 천문관측 및 연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오행이 최초에 반영했던 것은 별의 운행으로, 지상의 다섯 가지 기본 물질을 본떠서 금, 목, 수, 화, 토의 오성운행설을 만들었다. 이로써 세상의 만사만물에 빗대어 五材(금, 목, 수, 화, 토), 五方(동, 서, 남, 북, 중앙) 등의 관념이 생겨났으며, 점차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방대한 관념체계를 형성해갔다. 오행은 다섯 가지 기본물질을 대표하는 동시에 사물의 다섯 가지 기본 작용, 기능, 속성, 효과를 대표한다. 이 다섯 가지는 서로 영향을 주어 ‘상극’과 ‘상생’의 관계를 형성하며 만사만물의 변화와 발전을 구성한다. 오행관념의 탄생은 중국인들이 만물의 기원을 탐색하고 다양성을 통일하려 한 최초의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서주 때는 음양관념을 이용하여 사계절의 변화를 해석했다. 당시 사람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교체를 바로 음양이 줄어들고 자라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또 자연계의 질서가 깨지거나 이재가 발생하는 것은 음양의 기운이 조화를 잃은 결과로 보았다. 상주시기에 만들어진 《주역》은 이런 음양관념을 철학적 수준으로 개괄하고 있다. 즉 자연계와 인간사회의 복잡한 현상에서 음(­­)과 양(―)이라는 두 가지 기본범주를 추출해낸 것이다. 《주역》에 나오는 卦象의 변화는 모두 음과 양, 두 효의 변화로 귀결되며, 이것으로 자연과 사회의 일체현상을 설명했다. 또한 《주역》에서는 “만물은 극한에 도달하면 반드시 돌아간다.”고 하여 사물이 끊임없이 변화, 발전한다는 사상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상은 구체적인 조건을 이탈해 있는 것이므로 추상화, 신비화되고 말았다. 음양관념의 출현은 중국인들의 사유방식이 ‘오행’이라는 단순한 다양성에서 사물의 대립, 통일이라는 규칙으로까지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음양오행사상은 시간과 공간의 두 측면에 깊이 스며들어 고대 중국의 전통관념과 사유관습으로서 점차 굳어지게 되었다. 하늘의 ‘五星’(辰[수], 熒惑[화], 歲[목], 太白[금], 鎭[토])에 맞추어 직업에도 五工을 두었으며, 행정 방면에는 五官(司徒, 司馬, 司空, 司士, 司寇), 병기에는 五戎(刀, 劍, 矛, 戟, 矢), 형벌에는 五刑(墨刑, 劓刑, 剕刑, 宮刑, 大辟), 인륜에는 五常(인, 의, 예, 지, 신), 동물에는 五蟲(鱗, 羽, 毛, 裸, 介), 음식에는 五味(酸, 苦, 甘, 辛, 鹽), 음악에는 五聲(宮, 商, 角, 徵, 羽), 문채에는 五色(靑, 黃, 赤, 白, 黑)이 있는 등, 오행과 결부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확장된 오행설을 통해 볼 때 우리의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음식에 어찌 오행이 적용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이 맛집을 운영하는 사람은 이를 근거로 음식의 재료에 오색을 골고루 섞어서 사용하고, 조리할 때는 오미를 적절히 안배하고, 나아가 상생상극의 맛과 재료를 감안해 요리하여 인체의 생명유지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건강을 위해 근원적으로 이렇게까지 연구하는 맛집이 과연 얼마나 될까를 생각한다면 이 집을 자주 찾지 않을 수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