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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대구여행] 대구 서문시장 나들이

by 유경재 2011. 8. 29.

아내의 대구서문시장 포목점 쇼핑 계획은 몇 달 전부터 있었으나,

차일피일 하면서 미루다가 개학 전 마지막 주말과 경북대 병원에 입원 중인 장모님 문병을 구실로 어쩔 수 없이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전날 과음 탓에 운전대를 아내에게 맡기고 편히 쉬기로 하고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대구 - 충주 간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인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직행은 없고, 국도를 통해 중간의 상주, 점촌, 문경 등지를 경유하는 버스밖에 없었으며, 당시는 시간도 지금의 두 배에 가까운 3:30-4:00 정도 걸렸고, 버스요금도 지금보다 3분의 1이 더 비싼 14,000여 원이었었다.

그런데 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에는 직통버스가 두 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에, 10,900원의 요금으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왕복하고 있다.

물론 이전과 같이 중간중간 경유하는 버스도 있고.

다음은 2011년 9월 1일자 대구-충주 직행버스(직통) 시간표이다.

 

다만 주말을 빼고는 이용하는 승객이 너무 없어 괜스레 미안한 마음을 들게 하는 게 좀 그렇긴 하다...

 

그건 그렇고, 일단 대구에 들러서 여러 곳으로 이동해야 된다는 것과, 돌아올 때 많은 짐을 싣고 와야한다는 점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하기로 하였다.

 

단월동에 있는 건국대 충주캠퍼스를 지나면 바로 병자호란의 충신, 충민공 임경업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가 있고,

그 길 건너 맞은편에는 철불이 있는 단호사란 절이 있다.

 

길가엔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다.

 

충주에서 국도를 타고 문경새재 나들목을 통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 비몽사몽 중에 어느덧 차는 김천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미를 거쳐 벌써 칠곡휴게소에 이른다. 

 

쓰린 속에 뭐가 당기겠는가마는 얼큰한 김치우동 국물이라도 좀 마셔야 하겠다.

 

명과, 우영 경주빵.

경주의 황남빵이 상표권을 등록하는 바람에 기타 제과점은 황남빵이란 이름을 쓰지 못하고, 찰보리빵이니 경주빵이니

하는 상표를 쓰는 모양이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때, 경주빵을 보니 중국의 추석 음식인 월병(月餠)이 생각난다.

맛과 모양이 거의 비슷하다.

 

북대구요금소를 통해 대구로 들어서니 정말 오랫만에 제2의 고향으로 들어서는 기분이 새롭다.

먼저 경북대병원으로 가기 위해

대구에서는 도시고속도로의 성격을 띠는 신천대로를 타고 간다.

그런데 신천대로로 들어서자마자 차가 꽉 막힌다.

 

아! 맞다. 오늘이 바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시작되는 날이지. 

 

높은 건물이나 도로 가에 만국기와 대회를 상징하는 각종 그림들이 내걸려 있다.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4대 체육대회에 속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며칠째 계속 비 예보만 있다가 개막에 맞춰 비가 멈추었다.

 

이 길이 바로 메인스타디움인 대구스타디움으로 가는 길. 그래서 더 막히는 모양이다.

 

신천대로는 지상과 지하를 번갈아 들락거리며 앞산순환도로로 이어진다.

이 지점 쯤은 대구경북의 명문, 국립대학교인 경북대학교가 가깝다.

 

가던 날이 장날? 엎친데 덮친격?

고장 차량까지 차량 정체에 한몫을 거든다.

 

고가도로 아래로 추억의 칠성시장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신천대로쪽으로 나오니, 차가 그야말로 아수라장, 꼼짝달싹하지 못한다.

주말에다가 육상선수권대회까지 겹쳐서?

 

 

 

대구는 한때 섬유공업으로 전국에서 이름을 날렸으나,

높아진 임금, 중국의 저가 섬유 공세 등으로 섬유공업이 거의 와해되면서 이렇다할 경제기반이 없어서 지자체 장들의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인구가 많다 보니 소비경제는 활성화되어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칼국수가 2500원이라, 이것 하나로 대구의 물가가 낮다고 봐도 되는 건가. 

 

텅빈 반대차선과 꽉 막힌 주행차선.

그렇다면 앞에서 길 전체를 막고 있다는 말인데...

 

동인로타리 직전에서 도로가 차단되어 어쩔 수 없이 왼쪽 골목으로 접어든다.

골목인데도 만국기가 펄럭이며 예사롭지 않다.

 

여기가 바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그 동인동찜갈비 골목이렷다.

생각 같아선 여기에서 양푼이찜갈비로 소줏잔이나 기울였으면 하지만 일정상 침만 삼키며 통과한다.

 

돌아서 나오니 경북대병원 쪽으로 가는 골목마다 모두 통제되고 있다. 어쩌나...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병원에 도착.

시내 중심 일대 도로가 오늘 열리는 마라톤 코스이기 때문에 통제되고 있다고 한다.

병문안 이후 다시 서문시장으로 향한다.

 

반월당 네거리의 동아백화점 바로 옆에 최근 현대백화점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오늘은 무슨 사은행사가 있는 모양.

백화점 앞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드디어 1차 목적지인 서문시장2지구 종합상가에 도착했다.

이곳은 본래 롯데마트가 있던 자리인데, 몇 년 전 서문시장 포목점의 화재가 났을 때,

당시 피해를 입은 점포들을 이곳으로 몇 년 간 임시로 옮긴 곳이다.

위치는 서구내당동. 대신동 서문시장 뒷편이다. 

주차장은 2층부터이고 무료.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나 점포업주들이 대신동 1지구를 내왕하는 데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소형 셔틀버스를 매 시간 10분 40분 2회 운행하고 있다.

한편 본래 있던 자리에는 현재 상가가 재건축되고 있는데,

대략 내년 초 정도가 되면 완공되어 이곳 점포들이 다시 입주하게 될 것 같다고 한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 전역이 축제 분위기다.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

상가 정문 앞에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지하1-2층에 위치하고 있는 포목점들...

 

점포마다 특색있는 천들이 가득하다.

 

필요한 게 대부분 1지구에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도 셔틀버스를 타고 1지구로 가기 위해 상가를 나왔다.

여전히 음악회는 진행 중이고...

 

구수한 트롯트를 부르는 초로의 아저씨.

얼굴은 모르겠지만 아마튜어 실력은 넘어선 것으로 보아 가수일 것 같다.

사회를 보는 하얀 정장 상하의를 입은 사람은 땡벌로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오른 가수 강진으로 보인다.

 

노란 셔틀버스 내부의 어떤 문양.

 

5-10분만에 서문시장 1지구에 도착.

한산한 2지구와는 달리 넘치는 사람들로 발길을 옮기기 어렵다.

 

서문시장의 유명한 먹거리인 잔치국수.

2500원이란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에 집집마다 사람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미싱이나 봉재 관련 부속 재료들을 판매하는 아진상가에 도착.

 

그중의 한 부속전문 가게에서 거금을 들여 싼 재료들을 두 사람이 끙끙대며 들고 나와 2지구로 돌아와서 차에 싣고

충주로 향한다.

사방은 벌써 어두어진 상태.

다음에는 1박2일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계획을 제대로 세워 대구 나들이를 한 번 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