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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충주여행] 송계계곡과 월악산장

by 유경재 2011. 8. 24.

처서도 막 지난 여름의 끝자락,

폭우에 지긋지긋한 비에 질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는 세월에 덤으로 아쉽게 느껴져 지인들과 시간을 내어 송계계곡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어찌된 셈인지 올 여름에는 여름철마다 그렇게 자주 갔었던 송계계곡과 월악산 일대를 한 번도 가지 못했었다.

그만큼 다른 일이 많아서였던가.

생각해보니 그렇게 바쁘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었는데, 왜 그랬을까.

결국 나.태.함. 바로 그것 때문이다.

 

충주시내를 벗어나 새로 생긴 내륙고속도로 괴산인터체인지 진입도로를 조금 지나면 살미 삼거리, 즉 충주호반을 따라 단양으로 난 국도로 접어든다.

삼거리 신호등에서 잠시 정차할 때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길 가에 전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조각들이 많이 보인다. 말, 소, 낙타까지...

아마도 조각가가 사는 집인 모양이다.

나중에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어 한 번 찾아가 구경하리라. 

 

청풍호반 선착장 곁 다리를 지나면 길은 오른쪽으로 송계계곡으로 진입하는 길로 나뉜다.

송계계곡으로 접어들면 멀리서 보이던 월악산 영봉이 어느새 눈앞에 가득 자리한다.

 

송계계곡 중 덕주사 휴게소 앞 풍경.

 

하류 펜션 부근에 간간이 보이던 피서객들이 여기에는 하나도 없다.

그만큼 여름과 함께 도시로 돌아간 것이다.

 

잦은 비 덕분에 계곡은 예년에 비해 수량도 많고 맑기가 그지 없다.

그래서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했던가.

 

하류쪽 모습.

 

여기에서 다시 왼쪽으로 난 길을 타고 가면 그것이 바로 월악산의 주 등산로 중의 하나인, 덕주골 코스이다.

조금 올라가면 안내소가 나오고, 다음에 덕주사, 마애불 등이 나오며, 능선에 오르면 영봉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대략 편도 5km 정도로 넉넉히 하루 코스로 잡으면 여유가 있다.

그러나 마애불 이후 능선까지는 철계단으로 이어진 급경사이기 때문에 산행이 쉽지 않다.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마애불까지 갔다 오는 게 낫다.

 

바로 이 길이 덕주골 코스 진입로.

 

덕주골 초입에서 200m 정도 가면 마지막 식당이 나온다.

이전에도 몇 번 이용했던 월악산장이란 식당이다.

두부김치나 닭백숙이 괜찮았던 기억이 난다.

 

근래에 간판을 새로 단장한 듯 하다.

 

추녀 끝에 아예 메뉴와 가격을 시원하게 내걸었다.

나의 경우, 식당에 들어갔다가 메뉴나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나오기가 뭣해서 아예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그럴 염려가 없다. 그래서 좋다.

 

식당 건물 앞에도 크게 천막을 치고 야외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여기에도 역시 가는 여름과 함께 손님들이 떠나고 없다.

 

건물 내부의 모습.

방도 있다.

 

건물 뒷편은 덕주골 계곡물이 흐르는 송계의 지류다.

그래서 그런지 물가에 이렇게 또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여름 한철 사람들로 붐볐으리라.

 

오늘은 특별히 오리더덕양념구이를 먹기로 했다.

 

 

쫄깃한 오리고기와 부드러운 더덕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동동주도 한 잔 곁들이고.

 

마지막엔 된장찌개와 밥으로 마무리.

 

식사 후 잠시 주변을 산책한다.

여기저기 여름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월악산장 뒷편 계곡.

 

 

 

 

 

 

칡넝쿨과 칡꽃.

가는 여름이 아쉬워 찾았던 월악산 송계,

사람들이 떠난 썰렁함에 오히려 가을이 그만큼 더 빨리 느껴졌던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