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의기투합한 네 사람, 오늘 저녁은 무얼 먹나?
충주 입성 초기 때를 생각하며 무작정 시청앞 공영주차장 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마땅한 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한때 주무대였던 곳이건만 그 당시 다니던 식당과 유흥가는 대부분 새로 간판을 바꿔 달아 낯설기만 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드물게 아직도 여전히 그대로인 집이 있어 들어간다.
비록 앞에 '황태마을'이란 단어가 추가되긴 했어도 한때 한창오리로 유명하던 바로 그 집.
모처럼 찾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반색을 한다.
앞에 추가된 황태마을은 점심 식사하는 사람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추가한 메뉴라고 한다.
모든 재료들이 국내산이라고 되어 있다.
오른쪽 메뉴들이 새로 추가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저녁과 점심의 비중을 반반으로 둔 셈인가.
백김치.
오이절임.
생양파무침.
야채 샐러드.
깍뚜기.
중앙엔 오리백숙이 끓고 있고.
이제 먹는 시간.
개인적으로 볼 때, 중앙탑오리집과 비교하면 이 집은 고기가 좀 질긴 느낌이 든다.
고기가 뼈에서 완전히 분리가 되지 않는다고 할까.
그러나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기가 바닥을 보일 무렵에 죽이 나온다.
그 사이에 소주병은 쌓여가고.
안주도 식사도 끝났건만 아직 술은 끝나지 않았으니, 다시 황태구이를 시킨다.
이미 술에 흠뻑 취한 상태이니 황태구이의 맛을 평가할 기본 자세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서 한 조각을 입에 넣었을 때의 그 느낌은
설악산 여행 갔을 때 먹은 황태구이의 그 맛이 아니다란 기억이 지금도 난다.
그렇게 1차를 끝내고, 늘 그렇듯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어디 또 괜찮은 주막이 없나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2011년 6월 2일 대학원생 몇 명과 다시 찾았다.
이날은 오리불고기를 시켰다.
고기가 비어갈 무렵에 밥을 볶았다.
볶음밥으로도 다시 소주가 몇 병 더 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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