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비가 오늘은 아예 천둥까지 동반하여 내린다.
중국 어디엔가는 4월에 눈이 내렸다고 야단인데,
그 눈바람이 한반도를 지나가는 모양인지 춥다고 느낄 정도로 제법 쌀쌀하다.
4월 하순인 지금, 음력으로 치면 3월 하순이라 곧 여름을 맞는 봄의 끝자락에 해당한다.
여름에 눈이 내리고, 겨울에 천둥이 치는 절대로 불가능한 날씨를 두고 그런 날씨가 아닌 다음에야 절대로 님과 헤어지지 않겠다는 한나라 때 악부인 <상야>(上邪)(하늘이시여!)가 생각난다.
上邪 (상야) 하늘이시여!
我欲與君相知 (아욕여군상지) 나는 당신과 사랑하며
長命無絶衰 (장명무절쇠) 오래도록 그 사랑 변치 않기를 바란답니다
山無陵, 江水爲竭(산무릉, 강수위갈) 산에 능선이 없어지고 장강 물이 다 마르고
冬雷震震夏雨雪(동뢰진진, 하우설) 겨울에 우르릉쾅쾅 천둥이 치고 여름에 눈이 내리고
天地合乃敢與君絶(천지합내감여군절) 하늘과 땅이 합쳐진다면 그제사 감히 당신과 헤어지겠어요
그런데 요즘 지구촌의 기상 이변을 보니 옛날 노래의 내용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비오는 쌀쌀한 늦봄에
마치 늦은 가을날, 뜨끈한 추어탕 국물이 생각나듯 추어탕이 당기는 날이다.
추어탕집은 충주에 제법 여러 군데 있는데,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추어탕을 전골처럼 끓여가면서 먹는 전골식 추어탕집이다.
위치는 충주역앞 현대자동차 큰길 맞은편 골목, 즉 황실여관 동경일식 다음 블록 모퉁이다.
방이 여러 곳이 있는데, 거의 손님들로 만원이다.
지금 입구의 홀에 빈 테이블은 벌써 식사를 마친 자리다.
미꾸라지가 국내산이라고 한다.
기본 반찬.
미리 끓여서 상에 오른 3인분의 추어탕이 끓고 있다.
돌솥영양밥.
명함의 사진과 비교해 보니 좀 빈약해 보인다.
돌솥의 밥은 이렇게 공기에 덜어서 먹고,
돌솥에는 물을 부어 밥 먹을 동안 숭늉을 만든다.
뜨끈한 국물이 그리운 날, 이왕이면 몸도 위하겠다면 한번쯤 찾아볼 만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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