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이랑 만들기

by 유경재 2011. 4. 18.

작년 이맘때, 즉 봄농사 시작 무렵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았었던 같은데,

올해는 왠일인지 시간이 잘 나지 않아 늘 쫓기듯 유경재를 찾게 된다.

토요일에도 뭐가 그리 바쁜지 오지 못하고,

일요일도 오후 늦게 4시가 다 되어 유경재를 찾았다.

남들은 이미 파종을 시작했는데,

우린 아직 이랑도 일구지 못했으니 조바심이 났다.

오늘은 밤에 불을 켜고서라도 이랑 만들기는 끝내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주 일요일 왔을 때 집 뒷쪽 땅 주인이 바깥 수돗간 주변의 움푹한 곳을

포크레인으로 메우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을 보고 떠났었는데,

오늘 와보니 이렇게 변해 있다.

공간이 그만큼 넓어진 것 같아 좋은데, 이왕이면 조금더 높고 넓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텃밭은 일주일이 다르게 초록색이 번져간다.

 

여기도 그렇고.

 

지난 겨울, 그 모진 한파에도 견디고 이렇게 다시 싹을 틔우는 채소, 파와 부추.

그리고 그 주변의 쑥과 같은 야생초들. 정말 대단한 생명력이다.

 

이곳엔 지난 해 봄 늦게 딸기 세 포기를 심었던 자리인데,

자세히 살펴보니 제법 줄기가 여기저기로 번져나간 듯 하다.

 

머위 구역.

다 죽은 듯 보였지만 다시 이렇게 아기 손바닥보다 더 작은 앙증맞은 새잎들이 돋아나고 있다.

 

화단에 자그맣게 만들어 놓은 취나물 구역.

지난 봄 산에 갔을 때 몇 포기 뿌리채 캐와서 심었던 취나물이

작년 한 해 착근의 힘든 시기를 넘긴 후 이제 이렇게 제터처럼 당당히 자라나고 있다.

 

척박한 땅에 심어놓은 잔디.

마른 잎 속으로 새로운 초록잎이 보일락말락 움트고 있다.

 

지난 주 왔을 때 퇴비를 사서 뿌려놓았는데,

수돗간 터 메우던 포크레인이 일 마치고 고맙게도 이렇게 밭에도 평토 작업까지 해 주고 갔다.

이제 이곳에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는 일이 오늘의 과제다.

 

괭이로 일단 고랑을 만들고, 삽으로 이랑을 만들기로 한다.

 

몇 평 되지도 않은 땅이지만 모처럼 하는 육체노동이라 얼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온몸이 쑤셔온다.

 

이 정도 쯤 만들어 놓고.

 

다시 이랑 윗부분을 고르는 작업을 한다.

 

바람이 불기는 하나 두 사람이 심한 바람이 아니라서 비닐 씌우기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비닐을 씌운 후 가장자리를 흙으로 덮는 작업은 여간 힘들지가 않다.

 

초보 농사꾼이지만 두번째 해를 맞으니 일의 속도와 품질이 작년에 비해 많이 향상된 듯  스스로 느껴진다.

주위에서 산불감시하던 분의 칭찬까지 받으니 올해 농사는 분명 풍작일 것이라 기대된다.

이제 다음 주부터는 시장에 들러 모종이나 씨앗을 구입해 적당한 자리에다 뿌리고 심어야 하겠다.

'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채 모종 심기와 꽃씨 파종  (0) 2011.04.24
[충주재래시장] 채소모종과 꽃씨 사기  (0) 2011.04.24
유경재의 야생초  (0) 2011.04.10
퇴비 뿌리기  (0) 2011.04.10
묵은 풀을 태우다  (0) 201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