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팽조원 구경한 다음 날,
이번에는 학교 주변의 한 삼림공원을 찾았다.
삼림이라 함은 일반적인 숲보다 초목이 더욱 많은 깊은 숲을 뜻하는데 서주에 그럴만한 산이 있나 싶은데
얼마나 우거진 숲이길래 삼림이란 단어를 썼을까 궁금하기도 하여 한 번 직접 가 보기로 하였다.
그것도 그렇지만
학교 부근의 산이다 보니 학교 내를 오가다 보면 항상 산이 보이고, 또
정상의 탑과 전신탑 등이 보여 언젠가는 저 탑에 한 번 올라보리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교 서문 앞은 상가, 주택이 일체 없고 오로로 큰 도로와 맞은 편의 이 천산뿐이다.
저기 꼭대기의 전신탑과 그 옆의 전망대 같은 정자가 보이는데, 오늘 목표는 바로 저기이다.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면 두 코스만에 도착하는데, 운동 삼아 걸어서 삼림공원 동문에 도착했다.
공원 안내도.
자세히 보면 대부분 산 기슭에 국한된 듯.
산 정상의 정자는 아예 표시가 없다.
길이 없으려나...
입장료는 없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야생동물 주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야생 원숭이와 뱀도 있는 모양이다.
정상까지 간다고 생각하니 살짝 긴장이 된다. ㅎ
얕은 산인데다 서주 같이 비가 잘 오지 않는 과우지에 어디서 저렇게 물이 흘러내려올까?
예상대로 길은 잘 정비되어 있다.
파초, 야자수? 남국의 분위기를 조금 풍긴다.
야자수, 흰구름...
곡수류계. 구비진 물이 계곡으로 흘러간다.
원래는 동진 시기 중국의 대 서예가인 왕희지의 <난정집서>에 나오는 "곡수류상"(曲水流觴)(구비진 물길에 술잔을 띄워 마시는 것)을 모방한 말인 듯. 곡수유상은 우리 신라시대 경주의 포석정이 가장 대표적이기도 한데...비록 망국의 상징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이건 무슨 꽃일까? 아주 탐스러우면서도 고결해보인다.
잘 가꾸어진 숲.
수숫대?
연못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련.
특별히 볼 거는 없다.
조금 올라가니 이렇게 제법 넓다란 연못이 하나 나온다.
여기에 물을 가두었다가 아래로 흘러보내는 듯.
대나무 길도 있고.
붉은원숭이도 서식하는 듯.
가족들끼리 음식을 준비해 와서 여기에서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
위로 오를수록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더니 결국에는 혼자만 남게 되고, 그 앞으로는 정비된 길이 아닌 자연로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한다.
반갑게도 등산로 표지도 붙어있다.
얼마 못가 바로 능선에 올라섰는데 왼편으로 보니 운룡호가 보인다.
그리고 능선길은 계속 이렇게 나 있고.
능선을 따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운룡호가 살짝 모습을 보인다.
정상에 도달한 모양이다.
그런데 정자 바깥으로 이렇게 높다란 담이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다.
들어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해 담장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갑자기 담 위에서 왁자지껄 원숭이들 소리가 들린다.
이방인 출현을 알리면서 여기저기 원숭이들이 나타난다.
등골이 오싹해진다.
공원 입구 안내문에 원숭이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었던 글이 생각난다.
혹시 나를 침입자로 보고 집단으로 공격하는 건 아닐까?
바짝 긴장한 채 위를 보니 정자가 꽤 높다.
어떻게 들어가지?
사람은 없고 원숭이들 세상이다.
담장 왼쪽을 따라 갔다가 원숭이를 만나고 결국 길은 막혀 있었기에
다시 돌아나와 담장 오른쪽 길 아닌 길을 겨우 헤집고 나가니 정자, 전신탑을 감싸고 있는 담장의 대문이 나온다.
그런데 자물쇠로 굳게 잠겨져 있다.
그리고 길은 차가 다닐 수 있게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로 이어져 있고.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공원으로 돌아가느니 임도를 따라 내려가기로 하고 쏟아지는 햇빛을 무방비로 받으면서 길을 내려간다.
여기서도 운룡호가 보인다.
충주에서는 부근 어느 산을 올라가도 정상 가까이 가면 충주호가 보이듯이,
서주는 어느 산을 올라도 운룡호가 보이는 듯.
운룡호 가운데로 긴 제방이 있다.
여기 있는 동안 꼭 저길도 한 번 걸어보리라.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
조금 내려오니 학교 도서관이 보인다.
반갑다.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 더 내려가 사진을 당겨 보니 학교가 화면 가득 들어온다.
그렇게 천산삼림공원 탐방은 끝이 났고, 도로에 내려서니 양봉업자가 꿀을 팔고 있다.
설탕 얼마나 섞은 거냐고 하니 하나도 안 섞었다고 하며 만약 섞었다면 만원을 배상하겠다고 한다.
믿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대략 1.5리터 정도 되는 꿀을 60원 주고 사서 털레털레 학교로 들어와 숙소로 돌아온다.
과음 다음날 숙취 해소할 해장국이 마땅찮으니 꿀물이라도 타서 마실 요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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