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숙소를 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서주에도 높지는 않지만 꽤 있는 것이 보인다.
원래 산을 좋아하기에 비록 나즈막한 산이라도 잠시만 시간을 내면 오를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유2번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운룡호반길을 따라 숙소로 돌아오다 보면 시내쪽부터 학교쪽까지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산이 보이는데,
이 산이 바로 서주의 대표적인 산인 운룡산(雲龍山)이다.
산 능선의 꿈틀거림이 마치 구름 속의 한 마리 용의 모습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도착 직후 바로 올라보고 싶었으나 어디에서 어디로 올라야 할 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 부지런히 정보를 수집하고 드디어 결전의 날을 잡고 실행에 옮겼다.
서주 도착한 이후 운룡산, 운룡호 주변 도로가에 붙은 광고.
전국건강명산 운룡산 등반대회
운룡호 중간 도로 제방도로 상단의 음악당에서 출발, 운룡호를 가로질러 운룡산 남단으로 올라 운룡산 북단으로 내려가는 11km? 정도를 달리는 팀, 건강걷기 팀, 가족팀 등으로 나누어 경기를 치룬다고 한다.
참가비는 1인당 100원?이며, 9월 6일까지 등록해야 하는데, 외국인은 거류증이 있는 사람에 한한다고 되어 있어 나는 무자격.
강소건축학원 동문 버스종점에서 游2번 내환선을 타고 얼마 가지 않아 운룡산삭도 정류장에 내려 조금 걸으면 운룡산 서문이 나온다.
입장료는 없다.
입구부터 운룡서원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고 되어 있다.
자못 기대가 된다.
제일 먼저 등산로 초입의 운룡서원을 구경한다.
서원은 몇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주 출신의 과거급제한 사람에 대한 기록이나 공자에 관한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운룡서원 구경을 마치고 다시 정상쪽으로 방향을 잡고 조금 오르니 가랑이란 회랑이 나온다.
비바람을 막아주는 괜찮은 회랑이란 뜻이란다.
바위를 품은 회랑.
가랑을 벗어나 조금 더 오르니 운룡산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곳 대사암이 나온다.
3원을 과감히 웨신즈푸로 지불하고 들어가 본다.
그다지 볼 게 없다.
학을 놓아 길렀던 정자? 방학정.
편액 글씨는 <방학정기>를 썼던 송대의 대문호 동파 소식의 글씨라고.
자못 예스럽다.
학을 놓아기르려면 학을 불러와야 되니 초학정도 있는 모양이다.
다시 정상을 향해 길을 재촉.
드디어 운룡산 정상이 보인다.
정상에 지어진 관경대. 경치를 구경하는 곳이란 뜻이겠지.
경치가 흐릿한 게 아쉽다.
서주 시내 사방이 다 조망된다.
관경대.
멀리서 보는 게 훨씬 운치가 있다.
파노라마 사진으로 시내 모습을 담아본다.
운룡호.
운룡산 삭도.
운룡호쪽과 동파광장 팽조원 양쪽으로 운행된다.
편도 20원.
나는 오늘 종주하기로 했으니, 그대로 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간다.
여기서 부터 마치 용의 몸이 아홉번 꿈틀거림과 같은 산의 형세라고 하여 구비진 곳마다 하나의 마디라고 하고 표시를 해 놓았다.
남은 거리는 1.6키로.
썰매 타듯 내려가는 것도 만들어 놓았다.
마침내 아홉번째 마디인 운룡산의 끝자락에 도달.
백화광장이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시간이 이른 것 같아 길을 건너 운룡호 구경에 나선다.
운룡호반은 항주의 서호 호반처럼 잘꾸며진 공원이다.
연꽃도 있고, 아치다리도 있고, 더욱이 높이 솟은 소동파를 기리는 탑도 있다.
이름하여 소공탑. 소동파가 신법파 왕안석에게 밀려 서주지사로 좌천되었고, 이후 끊임없이 남으로 남으로 좌천되어 마침내 해남도까지 가게 되었었다.
이곳 서주에도 동파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으니, 이 탑도 그중의 하나다.
[여기부터는 추석 다음날, 팽조원 구경을 마친 후 날씨가 워낙 좋아 운룡산 관경대에 올라 서주시내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 동파광장으로부터 올랐을 때의 사진들이다]
팽조원 맞은 편 동파광장.
확실히 전에 보다 하늘색이 훨씬 선명하다.
추석 연휴를 맞은 시민들이 운룡호에서 뱃놀이 하는 모습이 한가롭다.
동쪽으로 보이는 저 산, 정상에 누각처럼 절이 있는 산이 바로 서주의 태산이다.
조만간 또 오르리라.
앞으로 1년 동안 운룡산을 얼마나 자주 오를까?
그래도 낯선 타국 타지에서 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운룡산은 더없는 벗이 되어 줄 듯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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