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하 세계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로 돌입하면서 인공지능이 생활을 좌우하는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세상의 변화속도는 인간이 예측하는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읻다. 지금까지는 인간이 필요성에 의해 기계를 발전시켰다면 이제부터는 발전된 문명에 의해 인간이 통제되는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될 듯 하다.
대표적인 예로 손 안의 인터넷 시대인 스마트폰 시대에서 나아가 이제 인터넷은 우리의 삶과 생활 공간 그 어디에 작용하지 않는 곳이 없게 되었다.
이러한 인터넷(Internet)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과 인간, 사회와 사회,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사이를 그물처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어로도 인터넷의 영어 어원을 살려 “網(絡)”이라고 하며, 무선인터넷은 “無線網”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간 중국에서 공안 부분에 있어 범죄자를 막기 위해 공을 들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는 게 “天網”시스템의 구축이다. 최근 홍콩에서 범죄자 중국송환법을 반대하는 거센 시위가 있었고, 홍콩 행정부는 시위의 기세에 한풀 꺾이어 법 제정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하여 홍콩의 시위가담자들이 공안에 잡히지 않기 위해 만든 원칙을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는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돈을 쓸 때는 카드나 온라인 페이 등을 사용하지 않고 반드시 현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중국의 천망 시스템에 잡히지 않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안면 인식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이다. 이미 출입국 시는 물론이요, 심지어 학교 출석까지 안면 인식으로 대체가 될 정도라고 하니, 14억에 가까운 중국인들의 얼굴이 모두 데이터화되어 인터넷으로 검색이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정말 놀랄 만한 일이다.
이것이 결코 남의 나라의 일이라고 방관할 게 아니라는 게 더욱 문제다. 중국인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으로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가거나 유학 등 무슨 일로든 중국에 가게 되면 벌써 오래 전부터 중국에 들어설 때부터 출국할 때까지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되고 데이터화되고 있다. 세를 얻어 살더라도 반드시 공안에 신고해야만 하고, 아무리 허름한 숙소라도 하룻밤 묵으려면 반드시 신분증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버스표, 기차표, 항공권 등을 살 때도 반드시 신분증이 있어야 하며, 심지어 무료 박물관에 입장할 때도 신분증을 요구한다. 그뿐인가 역이나 공항에 들어갈 때조차도 신분증 제시를 요구받는다. 그러니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냥 중국 공안에서 마치 들여다보듯 환하게 알 수 있는 게 당연하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중국은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페이스북이나 구글검색, 유튜브 등은 물론이요 심지어 우리나라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도 막아버렸다. 열어놓은 것은 중국의 통제하에 있는 사이트들뿐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인터넷은 중국에서는 통제의 수단으로 아주 훌륭하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어찌 하여 인터넷을 통한 국민의 통제 시스템에 “천망”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원래 이 말의 어원은 춘추시기 도가사상의 종주인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제73장 말미에 “天網恢恢, 疎而不失[漏]”(천망회회, 소이부실[루])이라고 하였는데, 그 뜻은 “하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긴 듯 하지만 하나도 빠트리지 않는다”란 뜻이다. 하늘 아래 세상만물은 모두 하늘의 섭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하늘 그물이란 천도와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천도는 곧 하늘의 섭리라는 것이니, 우로에 생명의 기운이 트는 자연계의 법칙이나, 세상만사를 지배하는 인과응보와 인연과보, 적선지가필유여경 등의 법칙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이러한 천도를 인간을 통제하는 시스템에 원용한 사람들의 지혜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천망 시스템을 떠올리면, 그 이름 이면에 “우리의 법망은 곧 천망이다. 천망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우리의 이 완벽한 법망에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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