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청지와 병마용 관람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왔다.
시간은 벌써 해가 서쪽으로 한참이나 기울고 있을 때였다.
바로 숙소로 가기는 그렇고 해서 서안역 가까운 곳에서 오를 수 있는 성벽 관람을 하기로 하였다.
서안의 특징은 서안 시내를 고대의 성벽이 에워싸고 있다는 것이고, 더욱이 그 성벽 위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넓다는 것이다.
몇 곳에서 오를 수 있는 입장권을 팔고 있는데, 여기 서안역 부근에도 하나가 있다.
만 원 정도이니 비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성벽은 이렇게 오후 좀 늦게 올라서 주간의 경치와 야경까지 동시에 보는 게 좋을 듯 하다.
동절기엔 대체로 문을 빨리 닫는다.
진짜 방어를 위한 성벽인 듯, 어찌 뚫을까?
성벽 위에 올랐다.
만리장성보다 훨씬 넓다.
해가 서편으로 뉘엿뉘엿.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든다.
추울 텐데...
성 안쪽 풍경.
해야 지지 마라.
이렇게 잡아둘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내쪽 간선도로 퇴근 무렵 풍경.
북문.
자전거 대여소.
시간 관계상 한 바퀴를 돌자면 자전거를 타는 게 나을 것 같다.
반납은 아무 곳에서나 하면 되는데, 다만 영업 시간 끝나기 전까지 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난생 처음으로 성벽 위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 본다.
이제 남쪽으로 방향을 튼다.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잡고.
서서히 조명이 들어온다.
그런데 얼마 못가 통행이 통제되었다.
무슨 촬영 때문에 거기서 성벽 자전거 타기를 부득불 끝내어야 했다.
반 바퀴 정도 탄 것 같다.
이런 추운 겨울이 아니라, 여름 밤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성벽을 산책하면서 바람을 쇠는 것도 낭만적일 듯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전거 반납하고 야진을 반환 받은 뒤 성벽을 내려와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 가는 길의 야경.
오늘은 웬지 백주의 유혹이 심하다.
화청지를 본 때문인가, 병마용을 본 때문인가.
그래서 숙소 부근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
멋진 글솜씨로 양귀비의 미모를 찬양했던 이백 생각에,
태백이란 이름의 50도짜리 백주를 주문했다.
그래 한 번 취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얼큰하게 취한 채 서안에서의 둘째밤은 시나브로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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