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주말이자 충주에 오일장이 서는 날,
이제 모종을 심을 때가 된 것 같아 세아와 함께 시장 나들이를 했다.
누군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역설했었지.
겨울과 봄, 회색과 녹색의 경계지대에 위치한 달이 바로 4월이다.
4월 초만 하더라도 산야와 초목들이 겨울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다가
4월 중하순으로 넘어가면 여름에 성큼 가까와진다.
유경재도 어느새 눈이 연한 초록 일색이다.
화단에는 노란 민들레꽃이 한창이고.
곱다.
누구의 조화인가.
이렇게 섬세하게 빚어낸 솜씨를 가진 자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화단가의 영산홍도 이제 꽃을 피울 만반의 준비가 끝났고.
그 옆의 이름만큼이나 노랗고 귀여운 애기똥풀꽃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다.
죽은 듯 위장하고 있던 가죽나무에도 여지없이 새순이 돋아난다.
잔디밭 옆의 공터에는 제비꽃 등 보라색, 흰색의 자잘한 꽃들이 향연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처럼 둥글게 피어있던 머위도 벌써 저렇게 잎이 자라나 있다.
동쪽 화단에는 딸기와 취나물이 어울려 자라고 있고.
2주인가 전에 세아와 함께 파종했던 양상추와 적겨자채도 여린 싹을 틔우고 있다.
적겨자채.
매화꽃의 뒤를 이어 그 옆의 자두나무도 희고 고운 꽃을 피우고 있다.
매화꽃은 떨어지고 그 자리에 씨방이 점점 살을 찌우고 있다.
가로수 벚꽃은 거지반 떨어져 버린 4월 하순.
시장에서 세아와 의기투합해서 오늘 점심은 유경재에서 바지락칼국수를 해 먹기로 했었다.
칼국수 2천원 어치.
시장에서 사온 느타리버섯에 유경재에서 채취한 쑥과 부추.
시장에서 사온 활바지락.
멸치 육수.
일단 칼국수면을 끓는 물에 데치듯 먼저 삶아서 건져 놓는다.
그리고 잘 씻은 바지락을 육수에 넣고 끓이다가.
삶아 건져놓은 칼국수를 야채와 함께 넣고, 양념을 넣어서 끓인다.
비쥬얼이 괜찮다.
바지락칼국수 완성.
난 고춧가루를 좀 뿌려서 맵게.
배부르게 먹고, 시장에서 사온 모종 심기는 다음날인 일요일로 미루고,
잠시 주변에서 달래와 민들레 등을 캐기로 한다.
쑥.
민들레.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고, 내일 세 사람이 힘을 합해 모종을 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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