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더디게만 느껴진던 남에서부터 북상하고 있는 화신(花信)도
어느샌가 중부지방에까지 이르러 도처의 대지가 신열을 앓고 있듯
형형색색의 열꽃을 피워대고 있다.
이런 좋은 날에
마침 괴산 사리면에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중간쯤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한 매운탕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세월은 저 물과 같이 주야로 쉬지 않고 흐른다.
식당 앞의 키가 큰 살구나무?는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식당 앞마당 겸 주차장.
널찍하다.
역사가 오래된 식당이다.
그때 그 내외가 지금은 연륜이 지긋한 노인이 되어 우리를 맞는다.
입구의 방.
불정면 목도리 소재.
4인당 모듬민물매운탕 대자 하나씩.
푸짐하다.
메기와 빠가사리 등 몇 종의 민물고기가 들어있다.
국물맛이 그만이다.
해장국으로 안성맞춤일 듯.
어두육미란 말을 믿으면서 메기 대가리를 하나 건져본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민물매운탕의 참맛은 고기에 있는 게 아니라 고기가 우러난 국물에 있다는 것.
이 집의 매운탕 역시 오랜 역사만큼이나 국물도 진국이다.
쫄깃한 수제비도 고깃살보다 더 입에 맞는 듯 하고.
신기하기만 하다.
잎도 하나 없는 죽은 듯한 나무에 팝콘 부풀어오르듯 하얀꽃이 총총히 달리는 이 생명들이 신비롭기만 하다.
멀리서 일부러 찾기는 어려울 듯 하지만, 혹시 충주나 괴산에 볼 일이 있다면 한번쯤 찾아봄직한 맛집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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