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관광지, 특히 유적지를 찾아 여행 다니면서 보노라면 대부분의 건물들이 후대, 특히 현대에 와서 복원한 것이라는 들이라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도 외국인뿐만 아니라 자국민들도 엄청나게 찾아든다. 특히 상해 부근의 수향으로 알려진 주가각이나 시탕, 우전 등도 모두 현대에 와서 꾸며놓은 것이지만 대표적 관광지로 성가를 높이고 있어 나로 하여금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지금 현재 옛 유적을 복원하는 것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치 않지만, 현재는 곧바로 과거가 되며, 이 역시 유물과 유적이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그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도 생각된다. 오늘 여기 이것들이 역사가 흐르면 모두 유물, 유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리도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근현대사 등 모든 역사, 야사 기록 등을 검토해서 현재와의 접점을 찾아 재구성, 복원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 지금 현재까지의 문학작품과 관련된 지역도 모두 찾아내어, 유적지로 만들고, 볼거리를 만들어, 거기에 훌륭한 스토리텔링이 곁들인다면 지금은 아니더라도 우리 후대, 아니면 후대의 후대 정도에 가면 모든 게 훌륭한 유산이 되지 않을까.
수의광장 끝자락에 위치한 숙소를 잡아 종일 매고 다녔던 무거운 배낭을 벗어놓고,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간에 무한의 대표적 먹자골목인 호부항(戶部巷)을 찾아나섰다. 호부항의 위치는 황학루 서문 입구, 즉 사산이 구릉이 끝나는 지점에서 장강대교 사이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호부항은 “汉味小吃第一巷”란 정식 명칭을 갖고 있다. 무창구의 자유로에 있으며, 길이가 150미터 정도 되는 옛날 골목으로,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먹자골목으로서 유명세를 이어오고 있다. 명대에 형성된 이 골목은 청나라 때 인근에 번합아문(藩合衙门) 즉 북경의 호부아문(户部衙门)에 해당하는 관가가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찍부터 무한의 아침 샤오츠로서 유명하여, 热干面、糊汤粉、牛肉面粉、面窝、稀饭 등 독특한 무한의 샤오츠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무한에 가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숙소에서 걸어가는데 도로 옆으로 낮에 올랐었던 황학루가 보인다.
장강대교로 이어지는 길.
호부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다리 아래로 길을 건너가야 한다.
길을 건너가는데 어디선가 짙은 향기가 난다 했더니만 바로 이 라일락 나무가 발원지다.
이렇게 큰 라일락 나무는 또 처음 본다.
길을 건너면 바로 황학루 서문이 나온다.
이제 문을 닫는 시간이다.
다시 길을 따라 내려와 사문구육교로 오르면 호부항이 지척이다.
호부항으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이다.
앞에 보이는 골목 중간쯤에서 오른쪽으로 좁은 호부항이 있다.
호부항 입구 큰골목에 있는 무한의 대표적 먹거리 식당인 채림기에 들어가본다.
여러 가지가 있다.
혼자 여행이 먹을 때가 제일 불편하다. 여러 가지를 맛볼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대표적인 열간면과 두부피를 먹기로 한다.
왼쪽이 두부피, 오른쪽이 열간면.
두부피는 속이 이렇고, 열간면은 섞으니 흡사 북경짜장면 같다.
채림기 내부.
입구에서 돈을 내고 보증금 포함 액수만큼 충전된 카드를 사서 먹고자 하는 음식 코너에 가서 주문하고 기다린다.
드디어 호부항 골목 입구이다.
좋지 않은 날씨의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붉은 색은 요즘이 제철인 롱샤 익힌 것.
고기빵.
좀전에 채림기에 먹었던 두부피.
만두와 김밥도 보이고.
각종 꼬치구이도 보이고.
어? 우리나라 겨울 길거리 대표적 간식인 붕어빵도 보인다.
반갑다 고기들아, 어째 이 멀리까지 왔니?
호부항에 대한 설명.
호부항 약도.
골목이 끝난 곳에 골목과 직각으로 난 길에도 먹거리가 가득하다.
소흥취두부가 유명한 모양이다.
줄이 가장 길다.
이상하다. 중국은 민족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건만 취두부 애호는 동일하니 도대체 무슨 까닭인지. [동북지역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함]
한국음식점도 있다.
그런데 안이 썰렁하여 조금은 안타깝다.
소흥취두부 1인분에 10원.
호부항 구경을 마치고 돌아나와 육교로 올라와 장강대교로 향한다.
밤이라 핸드폰 사진이 구리다.
장강.
대교 위로 차들이 질주하고 있고, 장강 구경을 위해 인도로도 간간이 사람들이 다닌다.
유람선 한 척이 불을 밝히고 선착장을 막 벗어나고 있다.
장강대교의 야경을 위해 특별히 조명을 설치하지 않아서 크게 볼 만한 풍경은 없었다.
밤이지만 무한의 장강대교 위에서 도도히 흘러가는 장강중류를 바라볼 수 있다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의의를 찾지 않아도 괜찮고.
'★상하이폭스트로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남방명루기행] 무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9: 중국현대사의 첫 페이지 신해혁명박물관-2 (0) | 2014.05.12 |
---|---|
[중국남방명루기행] 무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8: 중국현대사의 첫 페이지 신해혁명박물관 (0) | 2014.05.12 |
[중국남방명루기행] 무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6: 이상한 돌이 대접받는 수석전시회-2 (0) | 2014.05.11 |
[중국남방명루기행] 무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5: 이상한 돌이 대접받는 수석전시회-1 (0) | 2014.05.11 |
[중국남방명루기행] 무한(武漢)의 황학루(黃鶴樓)-4: 고인은 가고없고 황학루만 남아있네-3 (0) | 201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