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피곤하여 씻지도 않고 잔 탓인지 음주 탓인지 기분이 썩 맑지는 않다. 일어나 샤워한 후 짐을 챙겨 오늘 목적지인 황학루를 찾아간다. 가기 전 숙소 부근의 샤오츠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늦은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이번 여행엔 어째 늘 배가 고프다. 그리고 식사는 항상 제시간보다 늦게 된다. 식사 후 어제 내렸던 곳에서 108번 버스를 다시 타고 황학루 동문에 내렸다. 그리고 2박3일의 무한여행의 시작인 황학루를 최대한 느긋하게 시작하였다.
표를 사고, 여행자료를 챙기고, 황학루란 편액이 걸려있는 동문을 통해 들어간다. 황학루는 장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누각인데, 예전에는 바로 곁에 강물이 흘렀겠지만 지금은 누각과 강 사이가 5백 미터는 족히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황학루는 사산(蛇山)이라는 이름의 뱀처럼 생긴 구릉 같은 산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동문으로 들어가 조금 올라가니 바로 남송 초기 주전파의 대표인 악비 장군의 동상이 나온다. 그리고 계속 가면 종루가 나오고 그 뒤편으로 높은 황학루가 자리하고 있다.
2012년에 방영된 중국드라마 “阿丕書記”(아비서기)를 인터넷을 통해 올해 초에 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문혁이 끝난 1980년대 중반 호북성의 서기로 부임한 사람의 개혁개방, 실사구시 정신으로 호북성 정사를 펼친 내용이며, 그 덕분에 호북성, 특히 무한의 경제상황이 많이 진전되었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는 능력을 인정받은 덕분인지 북경의 중앙위로 발탁되어 무한을 떠나게 되는데, 드라마 중에서 그 서기가 거의 폐허가 된 황학루 자리에다 다시 누각을 세울 것을 지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래서 현재의 황학루 건물 자체의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는 애당초 기대하지도 않았었다. 나에겐 다만 그 이름과 그 장소가 중요하며 의미가 있을 뿐이다.
입장권.
입구에 황학루 공원 안내도를 알아서 챙길 것.
동문.
황학루라고 되어 있길래 정말인가 그 규모나 위치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동문 출입문 누각이었다.
오늘은 비가 오지 않으려나...
황학을 타고 떠난 신선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 장강 가 사산이란 뱀 모양의 길쭉한 산 서쪽 끄터머리에 위치한 이 누각은 역대로 수차례 소실과 중건을 거듭해오다가 1980년 중반에 현재의 모습으로 다시 중건되었다.
동문 입구 매표소의 전시관의 사진.
맑은 날의 황황루 모습. 장강대교의 모습이 뚜렷하다.
지금은 아래층에 공사로 인해 그물망이 가려져 있어 온전한 모습을 사진에 못담는다.
대신에 전시관의 이 사진을
부근에 장강이 있기 때문에 장강의 유람선과 함께 통합입장권도 팔고 있다.
두 강이라고 한 것은 장강은 이곳에서 한강과 합류하여 흐르기 때문이다.
조금 올라가니 멀리 황학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
가이드가 필요한가요?
황학루는 사산공원 내의 중심 누각에 불과하다.
황학루 외에도 볼거리가 매우 다양하다.
공원구내 셔틀 차량.
굳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동문으로 들어가서 처음 만나는 유적지인 악비광장.
송나라가 금나라에게 패하여 하남성 개봉에서 절강성 항주로 쫓겨내려오자, 많은 애국충신들이 빼앗긴 땅을 찾기 위해 북벌을 주장하였는데,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장수가 악비.
악비 동상.
선과 근육이 상당히 역동적이다.
악비는 문인들과는 달리 장수였기에 실재로 이곳에서 군대를 이끌고 금나라 군대와 싸와 승리를 하였고, 또 애국충정이 담긴 노래를 짓기도 했다.
악비 동상 뒷편의 부조물.
악비광장에서 나와 황학루를 향해 계속 서쪽으로 간다.
가는 도중 왼쪽 아랫길로 자미원이란 정원이 있다.
오는 길에 봐도 되겠지만 혹시 서문으로 나가게 되면 못볼 것 같아 미리 내려가 본다.
그냥 정원이다.
마치 경주의 포석정을 흉내낸 듯한 풍경이다.
나무들을 정말 신기하게 가꾸고 있다.
나뭇가지들을 어떻게 저렇게 자라도록 했을까.
이런 나무들도 꽤 보인다.
원 줄기는 고목인데...분재인가?
계속 아래로만 갈 수가 없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 산능선을 타고 간다.
조금 가니 백운각이란 큰 누각이 가는 길을 막고 서 있다.
일단 들어가 보자.
역대 황학루 관련 그림의 거대한 홍목 병풍이 있다고 하는데...
황학루는 흥폐는 중국 조대의 흥망의 역사와 같이 한다고 한다.
한 조대가 망하면 황학루도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고, 다시 새로운 조대에 중건되고...
현대의 유명 정치인들도 다녀갔단다.
중국의 어느 관광지에 가나 이런 전시관은 꼭 있는 것 같다.
백운각에 올라 오던 길을 되돌아 본다.
그리고 가야할 길도 보고.
좀더 당겨서 보자.
황학루에 가면 황학루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으리니.
황학루 너머로 장강이 보이고, 장강을 가로질러 장강대교가 보인다.
장강대교는 아래는 기차가 다니고, 위로는 자동차가 다니는 복층구조이다.
다시 동쪽인가 북쪽을 본다.
광장 끝자락의 붉은색 기하학적 도형의 지붕이 신해혁명박물관이다.
기념품 판매하는 곳도 당연히 있다.
뭘까요?
위의 사진은 보이차.
1층에는 핸드폰주유소?ㅋㅋ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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