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서 동정호반에 조성된 악양루 공원을 따라가며 주루인 악양루로 향한다.
이 지역에는 저렇게 색깔이 누런 돌들이 많다.
태호에는 검은 화산석 같은 게 많은데...
호수 바로 곁으로도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돌아보니 선착장도 보이고.
조금 아래로 내려와 윗쪽 성벽 안쪽으로 바라본 풍경.
경치.
드디어 저 멀리 노란 모자 같은 지붕의 악양루가 보인다.
좀더 가깝게 다가온다.
이건 또 뭐지, 혹시 전편에서 봤던 정통인화도?
아치형 성문 사이로 동정호가 들어온다.
파릉승장.
파릉의 명승지.
여기에서 악양루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판다.
지금까지는 무료. 지금부터는 80원의 입장료가 필요한 지역이다.
군산도 가는 배표도 판다.
악양루 가이드 비용.
혼자이니 60원이 필요한데, 한국어 가이드는 없단다. 그래서 패스.
중국어는 다른 팀 가이드 설명할 때 같이 들으면 된다.
입장료는 80원.
드디어 그렇게 고대해왔던 악양루가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내가 파릉광장에서 여기까지 걸어온 전체를 공원으로 본다면 악양루는 그 끝자락에 있는 셈이다.
다시 악양루 매표소 입구.
구름이 제힘에 겨웠나 보다. 드디어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그것도 제법 큰 빗줄기다.
앞에 보이는 누각은 악양루의 고대 조대별 모형이다.
왕조별 악양루 모습.
모형 건물 주변으로 굵은 빗방울이 느껴진다.
소나기다.
각 모형의 시대는 사진 아래쪽에 조대 표시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되고.
청기와, 청와.
단지 주루인 악양루만 있는 게 아니다.
그것뿐이라면 얼마나 심심하겠는가. 이렇게 주변에 볼거리를 많이 배치해 놓았다.
이곳은 쌍공사라는 곳.
<악양루기>란 명문장을 남긴 북송의 범중엄과 그와 동시대 이곳 수령으로 있으면서 악양루를 중수했던 정치가 등자경 두 사람을 함께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 안에는 두 사람에 관한 사적, 유물, 사진 자료,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다시 동정호.
이번에 악양루에 올라서 바라본 모습.
이렇게도 보고.
범중엄의 생평. 이게 왜 여기에 와 있지? 아까 쌍공사와 함께 들어가야 할 사진이...ㅠㅠ
쌍공사 내의 두 주인공인 범중엄과 등자경.
등자경인가?
사진 속의 악양루 모습.
사진 속의 악양루를 다시 사진에 담다.
성당시기 왕유와 함께 왕맹으로 병칭되던 대표적 자연시인인 맹호연.
평생을 전업작가로서 이백의 존경을 받은 인물.
그가 동정호에 왔다가 낚시꾼들을 보고 떠오른 느낌을 시로 써서 당시에 재상으로 있던 지인 장구령에 주었다는데...
팔월이라 호수물이 가득 넘실거리고, 호수는 허공을 품어 하늘과 구분이 안간다네.
안개가 운몽택에서 김처럼 피어오르고, 물결은 물에 비친 악양성을 뒤흔든다네.
호수를 건너가고 싶건만 배도 없고 노도 없고, 일없이 한가로이 지내자니 밝으신 임금님에게 부끄럽네.
앉아서 낚시꾼들을 구경하노라니, 부질없이 낚인 물고기가 부러워진다네.
낚인 물고기처럼, 자기도 승상에게 낚여서 등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으리라.
그러나, 낚인 물고기는 곧 죽음이란 사실은 왜 무시했을까? 그 정도로 취직이 절박했었는지.
그래서 그런지 맹호연의 자연시에는 도처에 사람의 한숨과 걱정이 배어 있다.
그에 반해 평생을 무사하게 높은 벼슬에 있던 왕유의 자연시는 그야말로 인간을 배제한 자연이었다.
그래서 맹호연이 훨씬 연장자이었지만 후인들이 그를 앞세워 "왕맹","왕맹체"로 불러주었던 것일까.
명산대천명루에 어찌 천하를 주유하던 낭만시인 이백이 빠질 수 있으랴.
어느 곳에서는 이렇게 역대 악양루, 동정호 관련 명편들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전시해 두기도 했다.
악양루 관련 시로는 최고의 명편으로 꼽는 두보의 <등악양루>
이백보다 열한 살 후배였지만 서로 의기투합하였고, 이백이 시에 있어서만은 그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그야말로 낭만파, 시선이었다면, 그는 철저히 현실에 바탕하여, 조국과 백성에 대한 사랑을 시로 나타내었었다.
그래서 그는 시에 있어서만큼은 공자에 버금가는 시성이라 불리었고, 그의 현실주의 시를 시로 쓴 역사란 뜻의 "시사"라고 불리었던 것이다.
예전에 동정호에 대해 소문을 들었는데, 이제사 악양루에 오른다네.
오나라 초나라가 호수 중심으로 동남쪽으로 갈라지고, 하늘과 땅이 주야로 호수 위에 떠 있네.
친척과 벗들에겐 한 자의 소식도 없고, 늙고 병든 몸은 겨우 외로운 나룻배 한 척뿐.
북쪽 변방에는 아직도 전쟁 그치지 않았으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콧물 흘린다네.
두보가 이 시를 쓴 곳이 바로 악양루이다. 천하를 떠돌던 회재불우의 천재 두보가 말년에 그렇게 소문으로 만 듣고 있었던 동정호 가의 악양루에 올라 멀리 북쪽을 지그시 바라보며, 전쟁이 그치지 않는 조국을 생각하고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면서 난간에 기대어 눈물을 흘린다.
1300여 년이 지난 지금 두보가 섰던 그 자리에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국에서 온 이방인이, 어른들을 믿은 잘못으로 졸지어 바다밑에 수장된 어린 청춘들을 생각하면서 역시 하염없이 비통에 젖고 있다.
제발, 앞으로만 달려갈 생각하지 말고, 지금 서 있는 자리, 다시 한 번 잘 살펴서, 좀 늦더라도, 설사 좀 후퇴한다 하더라도 원칙을 철저히 다시 세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맹호연, 이백, 두보에 이어 중당시기 사회시인으로 유명한 락천 백거이도 한 자리 거들었다.
안록산, 사사명의 난으로 기울기 시작한 당나라 국운은 끝내 회복 불능으로 빠지고 다시 중국은 분열기로 접어든다.
이 시기 만당 시기 대표적 시인 이상은도 여기를 찾아, 기우는 국운의 슬픔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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