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묘 골목에서 벗어나 얼마 못가 바로 동정호 가에 조성된 파릉공원이 보이고, 들어가니 동정호의 동북자락 한 끝이 보인다. 공원 중앙에는 전설상의 예가 이무기를 활로 쏘는 동상이 큼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악양루가 있다는 표지가 보인다.
중국의 5대 담수호는 “长江 중하류의 파양호(鄱阳湖: 3,960㎢)、동정호(洞庭湖: 2,740㎢)、장강삼감주(长江三角洲)의 태호(太湖: 2,338㎢)、회해(淮海) 유역의 홍택호(洪泽湖: 2,069㎢)、소호(巢湖: 769㎢) 등을 말한다. 여기에 함수호(咸水湖)를 들면 청해호(青海湖)、납목착호(纳木错湖)、색림착호(色林错湖)、오륜고호(乌伦古湖)、양탁옹착호(羊卓雍错湖) 등을 습관적으로 중국의 5대함수호라고 한다.
동정호의 끝자락이라서 무석에 갔을 때 태호를 보고 받은 광대하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중국의 두 번째 큰 담수호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개가 무량했다. 동정호를 따라 오른쪽으로는 고가로 꾸민 상가, 각종 누각, 전시관, 제방 등이 악양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어 걸어가는 동안 볼거리가 많아 좋았다.
역대 각 조대별 누각 형태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해 놓았고, 악양루와 관계된 역대 시문 명편들도 비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찌푸린 하늘이 드디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좋았다.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우산을 준비한 여행자는 두려울 게 없었다.
드디어 악양루에 도착, 꽤 웅장한 규모다. 물론 남창의 등왕각보다는 크진 않지만. 밖에서 한참을 쳐다보며 감상하다가 한층한층 올라가면서 세세하게 누각을 감상하고, 누각 밖으로 동정호를 바라본다. 그 옛날 두보를 비롯한 시인묵객들이 그랬었던 것처럼.
어느새 내리던 비도 그쳤다. 평일이라 그런지 방문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어느 단체여행객의 가이드의 설명이 귀에 들어온다. 동정호 저편이 군산도이며, 동정호 수평선은 날이 흐리든 맑든 언제나 안개로 뿌옇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보고 또 바라보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누각에서 내려와 부근의 여러 볼거리를 다 본 후, 기차시간에 맞추어 버스를 타고 악양동역으로 향했다.
동정호반 파릉공원 광장의 예(羿) 동상.
정말 두보의 말대로 동정호에 대한 명성이나 소문은 예전부터 들어왔었는데, 오늘에사 직접 보게 되었다.
동정호반 전체가 길다랗게 이어진 공원이다.
여기는 동정호의 동북쪽 끝자락 쯤에 해당하는 곳이다. 화물선이 엄청 많이 떠 있고 오고 간다.
여기에서 악양루 본 누각에 오르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호반을 따라 좀 가야 한다.
어쩌다 보니 나중에 끊은 입장권이 먼저 등장하게 되었다.ㅠㅠ
황학루가 50원이었는데, 여긴 80원.
사진들이 순서가 없이 제멋대로 끼어들고 있다.
사진 정리를 촬영순으로 했었건만, 핸드폰을 찍은 것과 카메라로 찍은 것이 서로 섞여서 그런 모양이다.
지금 보니 파릉공원이 아니고, 파릉광장이네.
파릉광장 옆에는 악양루로 향하는 입구가 높은 누각으로 세워져 있다.
첨악문.
산악을 바라보는 문.
그 아래쪽 동정호 물가쪽으로도 높은 망루가 하나 서 있다.
예가 이무기를 쏘아 죽였다는 설명.
옛날 신화전설 시대에 차례대로 순서를 지키며 떠오르던 열 개의 해들이 어느날 동시에 하늘에 떠 올라, 대지 위의 뭇생명들을 다 태워죽게 만들었다. 그때 활 잘 쏘는 예가 아홉 개의 해를 맞춰 없애고, 다시 평온을 되찾게 되었다. 그 당시에 이무기도 쏘아죽인 것으로 보인다. 예는 그 공으로, 서왕모에게 불사약을 받아 집에 왔는데, 잠자는 동안 아내 항아가 불사약을 몰래 훔쳐서 달로 도망갔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ㅎㅎㅎ
흐린 날씨가 많이 야속하다.
아래 선착장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동정호 수평선에 어렴풋이 보이는 섬, 군산도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제방을 따라 걸어볼 수도 있다.
마침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병아리들이 앙증맞은 모습으로 광장으로 들어온다.
그래, 너희들이 중국의 미래고 희망이다.
첨악문 안으로 들어섰다.
마치 만리장성에 온 기분이다.
파릉광장에서부터 악양루까지는 동정호 바로 곁의 제방을 따라가는 길에서부터, 성벽을 따라가는 길, 상가 안쪽의 길을 따라가는 길 등등이 있어, 나 같은 경우,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하다 보니 악양루까지 가는 길이 멀다.
악양루 일대를 새로 관광지로 조성한 것에 대한 기록.
상가들 골목.
오늘 일정은 동정호와 악양루뿐이다.
동정호를 실컷 보자.
당대 시인 전기의 작품에 근거하여 만든 조상.
바로 이것이다.
없는 것도 문헌을 통해 재현해내면 다시 역사가 되고, 유적이 되고, 유물이 된다. 먼 훗날에는...
지금도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는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도 경주 동해안 가 어디에다 박제상 동상, 망부석도 세워 놓고, 공원도 조성하면 되지 않을까?
연오랑세오녀의 전설도 재현할 수 있을 텐데.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고대문헌사료들, 삼국지나 삼국유사 등을 근거로 얼마든지 새로이 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성벽을 따라 동정호 물을 보면서 걷기도 하고, 다시 이렇게 상가 골목을 통해 걸어보기도 하고, 모든 게 내맘대로다.
혼자 여행, 그래서 좋다. 약간의 고독감도 때로는 즐길만 하여 더욱 좋다.
중간쯤엔 이런 무대도 마련되어 있다.
저기 보이는 노란색 음식은 감자볶임인데, 참 먹음직스럽다.
기념품가게.
비씨. 뭘까? 거북 같은데, 사람들이 동전을 던진다.
아가들의 표정이 귀엽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동심이다.
사회가 순수하지 못하다. 조금 어설프더라도 순수한 게 정답이다.
나도 저 아이들 표정처럼 순수해지길 순간 희망해본다.
거대한 부조물이 보인다.
이 지역민들의 생활상을 형상화한 것이다.
세밀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
정통인화도라고 한다.
정치는 잘 소통하고, 사람들은 서로 화합한다.
참으로 이상적인 사회다. 이상사회, 영원히 이름그래도 실현되지 못하는 이상일 뿐인가? 이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우울하고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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