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에서 어렵게 악양으로 올라왔다.
악양시는 호남성 동북단, 동정호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다.
악양루로 인해 도시 이름마저 악양시가 되었다.
드디어 악양동역에 내려 친절한 1번버스 기사의 안내로 중간에 내려 19번으로 갈아타고 숙소인 격란운천대주점에 가까운 장성시장정류장에 도착했다. 워낙 높은 건물이라 멀리서도 쉽게 호텔을 찾을 수가 있었다. 호텔은 이번 여행 중 가장 비싼 298원. 왜냐 하면 악양은 시골이라서 그런지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호텔이 두세 번이나 외국인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여 취소를 당했기 때문에 아예 그럴 듯한 호텔로 예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호텔의 객실 시설은 한국의 제주도 경주 등지의 5성급 호텔보다 더 나은 것 같았다. 호텔에 도착, 늘 하던 대로 짐을 풀고 거리 구경 겸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호텔 부근이 유명한 동모령루(东茅岭路) 보행가였다. 부근에 바와 클럽이 밀집한 골목도 있고, 간식거리 파는 골목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외진 곳에도 충무라는 이름의 한국음식점이 있었다. 김밥과 돌솥비빔밥, 떡뽁기 등이 주메뉴인 것 같았다.
이곳저곳 기웃대다가 결국엔 오랜만에 한국음식을 먹기로 하고 충무식당에 들러 돌솥비빔밥을 먹었다. 15원짜리 돌솥비빔밥인데 상해대 북문의 10원짜리보다 맛이 못하고 짜다. 국물은 당연히 없다. 주인이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니 조선족이라고 한다. 여행 내내 느끼는 것, 어디 가나 사람이 많고, 특히나 팔고 사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어떤 가게이든, 난전이든 그 안이나 앞에는 또 사려는 사람이 반드시 있으니, 대단하다. 팔고 사는 게 이들의 특기인가.
핸드폰으로 검색한 바에 따르면 악양동역에서 1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했는데, 내리라고 하는 장성시장역이 노선표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일단 탄다.
타고 기사에게 물으니 가다가 중간에서 내려 19번 등을 갈아타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내려야 하는 곳에 도착하니 다시 알려준다. 친절하여 고맙다.
목적지 버스정류장 부근의 공용자전거 거치대.
아마 항주처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좋은 제도다.
우리 나라도 이런 제도를 빨리 수용해서 시행하면 좋겠다.
한경오염도 막고, 국민들 건강에도 도움되고...여러 모로 좋은 점이 많을 것인데도 왜 우리는 시행하지 못할까.
버스, 택시업자들 때문인가???
악양시내의 간선도로. 시원스럽다.
이번 여행 중 가장 비싼 숙박비의 호텔. 엄청 높다.
비싼 만큼 프론트앞 로비도 비교적 넓다.
직원들도 친절하다.
거의 꼭대기층에 배정받았다.
방도 넓고 설비도 모두 완벽하다.
우리의 제주도, 경주 등의 5성급 호텔이나 진배없다.
게다가 객실에서의 전망까지 좋으니.
아래 왼쪽이 바로 동모령루상업보행가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 보행가의 특징은 중앙에는 좁게 차도가 있으며, 그 좌우로 각각 차도보다 넓게 보행가를 만들어놓았다는 점이다.
이런 방법도 괜찮아 보인다. 왜냐하면 보행가라고 해서 무조건 차량통행을 막아버리니, 보행가의 가게에서 필요한 짐 나르기가 불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그 불편함이 많이 해소될 것 같다.
호텔이 시설과 전망, 서비스만 좋은 게 아니라, 위치 또한 시 중심가라서 외지의 여행객에겐 더욱 좋다.
짐을 풀어놓고, 저녁식사도 할 겸 시내구경을 나섰다.
인화춘천광장.
야시장인가? 넓지 않은 골목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의류, 장신구 등을 파는 가게 일부와 나머지 먹거리 파는 가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호남성의 취두부는 검다는 게 특색이다.
길에다 옷을 내어놓고 팔고 있다.
그런데 그 뒷편으로 낯익은 반가운 한글이 눈에 들어온다.
이건 또 다른 집.
한국식당은 아니지만 꽁치구이는 우리 것과 흡사하다.
인테리어조명 소품.
여행 중만 아니라면 한두 개 사련만...
충무라는 이름의 한국식당.
김밥과 치킨, 돌솥비빔밥, 냉면 등이 주메뉴라고 한다.
별그대 등 한국드라마 덕택에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사장이 한국사람이냐고 물으니, 조선족이라고 한다.
모처럼 한국음식으로 돌솥비빔밥을 먹어보기로 하는데, 역시나 중국화된 한식이다. 당연히 국물은 함께 주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고 도로 건너편 보행가를 통해 숙소로 돌아온다.
길 가 곳곳에 이러저러한 조각상들이 설치되어 있어 눈이 심심치 않다.
다음날 아침 악양루를 찾아가는 길에 다시 보행가를 지나가게 되었다.
악양루 역시 호텔에서 멀지 않다.
어제 갔던 먹자골목으로 가서 문을 연 한 식당에 들어가 돌솥쌀우동을 아침으로 먹었다.
식당 벽에 대형 악양루사진이 걸려있다.
악양루로 먹고 사는 도시?
우리의 냄비우동 비슷한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여기에다 또우장(豆漿.콩즙)을 서비스로 주니 한끼 아침으로도 충분하다.
식사 후 가던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니 큰 재래시장이 하나 나타난다.
잠시 들어가 구경한다.
시장 이름이 파릉대교시장이다.
악양 곳곳에 파릉(巴陵))이란 이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1900년대 초 악양시란 이름을 얻기 전에는 본래 파릉시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파릉이 악양의 옛 이름인 것이다.
도로 건너편에 보니 묘전가란 패방이 보인다.
그럼 혹시 저기에 공자의 사당인 문묘가 있다는 말인가.
궁금하여 길을 건너서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본다.
제법 옛 골목 티가 난다.
비록 근래 조성된 것 같지만.
공자의 입상도 세워져 있다.
여기가 바로 공자의 사당인 문묘이다.
그런데 입장료가 꽤 비싸다.
공자님은 본고장 곡부에 갔을 때 실컷 뵈었기어 굳이 여기까지 와서 다시 뵐 필요는 없다 생각하고 들어가는 것은 생략한다.
그런데 문묘 바로 옆에 문묘보다 더 문묘스러운 건물이 있었으니, 바로 중학교 건물이었다.
이 학생들은 저절로 공자의 가르침이 몸에 배어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골목을 빠져 나왔다.
그 주변이 골동품 상가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사진은 악양루 관람을 다 마치고, 무한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악양동역으로 가다가 중간에 내려 조그마한 식당에서 먹은 늦은 점심 사진이다.
호남성 볶음요리의 대표적인 고추돼지고기볶음에 밥 한 공기, 맥주 한 병. 이것만으로도 나그네는 충분히 행복하다.
식사를 마치고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55번 버스를 타고 악양동역으로 향한다.
악양동역 앞 광장의 조형물.
카누 노를 젓는 형상.
역사가 악양루를 지닌 역사 도시답게 아담하고 정갈하다.
고속철도를 위해 새로 지은 역사라 넓고 깨끗하다.
이제 곧 장사쪽에서 기차가 오면 타고 무한으로 가게 된다.
악양이여, 안녕~~
이어서 악양루와 동정호에 대한 사진을 올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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