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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남방명루기행] 장사(長沙)의 두보강각(杜甫江閣)-6: 백서노자(帛書老子)출토의 마왕퇴한묘와 서한 명신 가의(賈誼)고거

by 유경재 2014. 5. 6.

공원을 빠져나와 시내쪽으로 들어와 버스정류장에서 노자백서가 출토되었다는 마왕퇴한묘를 찾아간다. 버스종점이어서 걱정이 되지 않았지만 막상 내리니 마왕퇴한묘 병원만 보이고 정작 묘는 보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병원 안에 왼쪽의 나지막한 산처럼 보이는 곳이 그곳이라고 한다.

 

가까이 가니 입장료를 5원인가 10원인가 받았는데, 들어가보니 덜렁하니 묘혈 구덩이만 하나 있다. 주변에 모조품 같은 전시품 몇 개와 그림 몇 폭. 실망하고 나와서 호남성박물관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좀처럼 택시가 없다. 마침 한 대가 병원 앞에 사람을 싣고 와서 내리고 있었다. 잽싸게 타고 박물관으로 가자고 하니 박물관이 지금 수리 중인지 폐관 중이라고 한다.

 

또 한 번 급실망하고 택시에 내려 마지막으로, 계획에도 없던 한나라 대부 가의(賈誼)고거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타고 보니 두보강각 부근이다. 진작 이럴 줄 알았더라면 거기서 미리 보고 올 걸 하는 후회. 가의고거가 마침 규모가 작아서 금방 관람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장사역으로 향한다.

 

어렵게 물어물어 찾아간 마왕퇴한묘. 입장권이 싸다.

 

정작 마왕퇴한묘보다 마왕퇴한묘 병원이 훨씬 거창하다.

 

마왕퇴한묘 가는 길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런데 병원 안에 들어가면 표시가 없다.

그래서 또 헤매게 된다.

 

드디어 찾았다.

 

마왕퇴한묘(马王堆汉墓)는 서한 초기 장사국(长沙国)의 승상이었던 리창(利苍) 및 그 가족의 무덤으로 1972~1974년에 걸쳐 발굴되었다.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진귀한 유물들이 발굴되었는데, 그중에서 백서, 즉 비단에 적힌 노자가 발굴되었는데, 기존의 통행본과는 많은 차이를 보여 학계에 많은 관심을 일으켰었다.

나 또한 노자에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곳을 찾게 되어, 혹시나 무슨 소중한 정보를 얻을까 했는데...

 

묘지로 들어가는 출입문.

어째 너무 초라하다.

 

출입문을 들어서자 마자 이런 구덩이가 하나 보인다.

여기가 무덤이 있던 자리.

 

그리고 실재 유물은 거의 없다.

모두 그림이나 사진뿐이다. 그것조차도 얼마  없다.

급 실망 모드 돌입.

 

이런 사진들이야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ㅠㅠ

 

 

 

무덤 안의 관곽의 모형.

안에 있는 관,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는 게 곽.

 

 

 

 

 

 

 

 

 

 

 

 

 

규모나 유물 전시 등에 실망이 컸다.

 

나와서 호남성박물관을 가려고 택시를 잡으니, 택시기사왈, 지금은 휴관 중이라고 한다.

다시 한 번 실망,

다시 버스를 타고 두보강각 가까이에 있는 가의고거로 향한다.

다행히 정류장 이름이 가의고거라서 찾기는 쉽다.

 

정류장에 내려 가의고거가 있는 태평로가로 걸어들어 간다.

이제 악양 가는 기차시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다.

 

 

 

골목이 제법 번화하다.

 

골목 초입에 있는 가의고거.

 

가의는 서한 초기의 유명한 정치가이자 문학가이다.

그의 <过秦论>(진나라의 잘못된 정책과 멸망에 대한 정론문 성격의 산문)<吊屈原赋>(전국시대 초나라 우국충신 굴원을 애도한 사부) 등이 유명하다. 

 

 

우물.

 

사당.

 

사당 내의 가의상.

 

 

 

여기에는 하남성 사람이라고 되어 있는데?

 

  

 

 

 

 

가의의 명문장 <과진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다행히도 가의고거의 규모가 작아서 금방 다볼 수 있었다.

물론 자세하게는 보지 못했고, 주마간산식으로.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장사역으로 향한다.

시간이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장사역에 도착, 역 앞 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이렇게.

 

느긋하게 식사를 한 뒤 장사역의 낮풍경도 한 컷 사진에 담고, 입구 윗쪽의 전광판으로 내가 탈 기차는 몇 번 대합실인가 확인하는데, 그 기차가 보이지 않는다.

다시 눈을 닦고 봐도 없다.

그래서 표를 꺼내어 확인해보니, 젠장, 된장...장사남역이다.

이거 큰일이다.

보통 역과 역사이는 엄청 멀건데, 지금 30분 정도밖에 남지 않는 시각에 어떻게 가나...

무작정 역앞 택시 정류장으로 뛰었다.

마침 택시 한 대가 기다렸다는 듯 나에게 행선지를 묻고 차시간을 묻고 달리기 시작한다. 시내를 가로질러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차 막힘을 감안하면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면서 70원을 주면 자기만 아는 지름길로 가서 제시간에 도착하게 해주겠다고 한다. 일단 그러라고 하니, 좀전까지 느긋하게 운전하던 기사가 갑자기 경적을 울리며 비상등을 깜빡이면서 전속력으로 달린다. 비포장 흙탕길 좁은길을 지나가기도 하고. 겨우 10분 전에 역에 도착하니 막 개찰이 시작되고 있었다.

 

줄의 끝자락에 서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하긴 택시 안에서도 줄곧 편안하게 생각했었다. 장사에서 악양까지는 거리도 짧고 시간도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데다 차가 수시로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표를 환불하고 새로 끊어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장사에 대한 시종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장사여행은 마무리되었다.

참, 장사는 와이파이든, 3g든 인터넷 연결도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