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수업을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도 술생각이 유난히 난다.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니 열 시가 채 안된 시각,
저녁을 건넌 뛴 까닭에 출출한 시장기와 함께 찾아오는 술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ㅠㅠ
그래서 혹시나 싶어 냉장고를 열어봐도 술이라곤 하나도 없다.[그렇게 자주 마셔대니 남아날 술이 있을 리 만무]
싱크대 선반을 열어보니 거기에 언제 사온 지도 가물가물 거리는 중국술 한 병이 나를 보고 반색한다.
그래, 오늘은 중국 빼갈이다.
"双沟珍宝坊"(쑤앙거우전바오팡)은 쟝쑤성의 쟝쑤쑤앙거우주류회사(江苏双沟酒业股份有限公司)가 전력을 기울여 생산하고 있는 쟝쑤성의 명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또다른 쟝쑤성의 명주인 양허란써경전(洋河蓝色经典)인 하이즈란(海之蓝), 텐즈란(天之蓝), 멍즈란(梦之蓝)이란 세 상표에 대응하여, 쥔팡(君坊), 성팡(圣坊), 디팡(帝坊) 등의 세 가지 상표로 나뉜다.
양허란의 경우, 상표는 각각 '푸른 바다', '푸른 하늘', '푸른 꿈' 순으로 품질과 가격이 높아지는 게 이해가 가는데, 쑤앙거우전바오팡의 경우는 군자, 성인, 황제 등의 순으로 품질과 가격이 높아간다고 할 수 있다.
가격과 용량은 다음과 같다.
君坊, 480ml(41.8도)+20ml(68도). 대략 130元 좌우.
圣坊, 480ML+20ML, 대략 300元 좌우.
帝坊, 750ml+30ml, 대략 800元 좌우.
종이로 된 박스가 엄청 야무지게 포장되어 있다.
열다 열다 안되어 결국 종이를 뜯어버린다.
박스 안에 이런 모양의 품질보증표가 내장되어 있다.
중국술, 가짜가 많다고 하는데, 이 정도 되면 설마 가짜는 아니겠지...
병이 상하로 두 개 붙어있다.
아래의 큰 병에는 41.8도짜리 480ml, 위쪽 작은 병에는 물경 68도짜리 20ml가 담겨있다.
이런 모습으로.
두 개를 분리하는 것도 난해하다.
각각 마개가 따로 있고, 그 마개들이 다시 암나사 수나사 구실을 하며 서로를 이어주고 있다.
중국술을 막걸리 안주로 마실 수는 없는 일,
그래서 특별히 족발을 시킨다.
68도짜리를 먼저 조금 입에 넣어 맛을 보는데,
입안에 넣자마자 순식간에 증발해 버려 목으로 넘어가는 게 없다는 느낌이다.
오래 전에 검문특급고량주를 마신 적이 있었는데, 그 술의 도수가 59도였던가 싶은데,
이 술은 아마도 내가 마신 술 중에 가장 도수가 높은 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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