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기세등등하던 폭염도 요며칠 사이에 내리는 비로
한풀 꺾인 듯,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졌다.
광복절 하루를 숙취 때문에 하루 종일 방구석에서 뒹굴면서
그 귀한 주중 휴일을 허송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마치 월요일처럼 다시 출근하는 날,
아닌 게 아니라,
요일배치가 "월화일목금토일"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가 잠시 멈춘 점심 시간, 동료분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간 곳,
그곳은 다른 데가 아닌 주덕의 옹기장터란 흑염소 전문점이었다.
얼마만이었던가.
2000년대 초반이었을 것 같다.
그렇게도 자주 들렀던 곳을
어쩌다 보니
블로그를 개설한 후로부터는 한 번도 찾을 기회가 없었다.
그 이후로도 청주를 오갈 때마다 차안에서 보면서 기억을 새롭게 하곤 했었다.
잠시 잠깐인듯한 시간이 벌써
5-6년 전의 일이라니, 시간은,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흐른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 전에 들렀을 때는
주로 염소탕이나 염소전골을 먹곤 했었으며,
질그릇 찬기에 담겨져 나오는 반찬들이 참 정갈했었다는 기억이 난다.
주덕에서 음성으로 가는 국도에서
왼쪽으로 보면 저렇게 옹기를 담장처럼 쌓아놓은 기와집이 보이는데, 바로 그 식당이다.
정말 대장금의 이영애와 동명일까?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겠다.
출입구 오른편에 보이는 기와집은 이전에는 없던 것이다.
담장뿐만 아니라
집안 곳곳에 단지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전부터 사용하던 본관 현관 입구.
모범음식점, 향토음식수상업소, 충주대학교[지금의 한국교통대학교] 후원의 집.
신축된 별관.
노래방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는데...
건물이 바깥에서 볼 때와는 달리
팔각형 지붕형태를 띠고 있는 아주 특이한 구조다.
주방과 홀, 좌석들이 조금은 어수선한 배치를 하고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정겹다는 느낌도 든다.
여전히 예전의 그 도자기 찬기들이다.
두 가지 쌈장.
소스.
취향에 따라 들깨가루와 섞어서 먹을 수도 있다.
메인 메뉴인염소탕.
고기의 양이 많다.
그리고 사골로 우려낸 국물이 진하다.
국물이 염분의 주범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국물은 염분섭취에 대한 염려보다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대구탕이나 생태탕 등도 좋지만
가끔씩은 이러한 진한 염소탕도 먹을 만하다.
그 사이 가격은 많이 오른 듯 하다.
어디 이 집에만 해당되는 말이겠는가.
요즘은 보신탕보다 염소탕이 더 비싼 시대인데...
전에도 있었던 메뉴인지는 몰라도 오리고기가 추가된 것 같기도 하다.
폭염이 끝나고, 여름이 끝나가는 팔월 중순에 생각지도 않게 옛 단골집을 다시 찾은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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