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 폭염이 시작되었다.
과연 언제까지 가려나...
그러나 일년을 놓고 보면
이러한 폭염도 고작 한 달을 갈 수 없으리라.
그리고는 어느듯 추위를 걱정하게 되겠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곳.
정말 오래 전에 회식 때문에 몇 번 들렀던 곳인 탄금대 앞 동네인 칠금동의 장수촌.
장수촌이라고 하면 대부분 백숙보다는 누룽지닭죽으로 유명한데,
알고 보니 프랜차이즈점이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여기가 본점?
위치는 칠금동이라고는 하지만
시내에서 탄금대로 가다보면 들판을 지나게 되는데
들판 끝 탄금대가 있는 동네이다.
아무래도 예약하면 좋겠지.
이러한 넓은 홀과
격리된 소규모 방들이 있다.
홀 건너편, 작은 방쪽의 벽에 붙은 휘호.
오른쪽은 고전 속의 경구, 왼쪽은 반야심경.
반야심경은 대부분 다 아실테니까
오른쪽 소전체로 씌어진 경구에 대해 설명하기로 하겠다.
글자는 "時不再來"(시불재래: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오래된 순서로 출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의 역사책인 《國語 · 越語下》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때를 만났을 때 나태하지 말아야 하니, 시간은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이 기회를 주었는데도 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 때문에 재앙을 당하게 될 것이다.”(得時無怠, 時不再來. 天予不取, 反爲之灾.”
정말 평범한 진리이자 무서운 말이다.
다음으로 《新唐書 · 武平一傳》에는 “그러므로 달은 차면 기울게 마련이고, 중천의 해도 지게 마련이다.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니, 영화와 난관은 오래 함께하기 어려운 법이다.”(故月满必亏, 日中則移. 時不再來, 榮難久藉.)
영화를 누린다고 안일하면 금방 곤난에 처하게 되고, 곤난에 처했어도 분발하면 금방 벗어날 수 있는 게 이치이니,
어찌 조심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 《舊五代史 · 晋書 · 安重榮傳》에는 “모름지기 기회는 놓쳐서 안되며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须知機不可失, 時不再來.)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성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등의 이치를 선인들은 일찌감치 깨닫고 스스로 경계하였던 것이다.
누룽지닭죽을 먹기로 했다.
내가 보기엔 4인이 하나는 약간 부족한 듯 하고, 3인에 하나는 좀 넉넉한 듯.
갓김치와 무김치가 마치 어느 회사, 또는 어느 지자체의 심벌 같기도 하고,
산 위에 떠 있는 달이나 해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얼음이 사각거리는 백김치의 맛이 일품이다.
좀 더 주세요.
닭죽을 먹기 전에 먼저 한방 닭백숙을 먹는다.
한 상 그득한 점심 식사.
누룽지닭죽.
표면을 막처럼 누렇게 덮고 있는 게 누룽지다.
적당히 잘라서 죽과 함께 먹으면 구수한 맛이 또한 일품이다.
오늘만 특별 서비스인지 디저트로 나온 시원한 수박이 입안을 깔끔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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