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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매운닭발집: 에쿠스얼얼이닭발

by 유경재 2010. 11. 16.

마포갈매기에서 소주 두 병을 비운 후

집으로 향하는 발길은 뭔가 아쉬운 듯 쉽게 떨어지지 않으니 어찌 하면 좋은가.

역시 오늘은 평소에 눈으로 찜해 둔 곳 중 처녀지를 개척하는 날인가 보다.

연수동 두진 아파트 앞 일방통행로 초입에 있는 매운닭발집,

간판의 조명이 너무 밝아 글자가 나오지 않았다.

"에쿠스얼얼이닭발"(854-5990) 

얼얼이란 제목만 봐도 대충 매운 음식임을 알 수 있다.

닭발은 좋아하지 않지만 매운 것은 좋아하니 한 번 가 볼 수밖에.

 

점잖은 체면에 비닐장갑을 끼고 닭발을 뜯는 모습을 혹시 누구에게 보일 것 같아

아예 뼈없는 닭발을 시켰다.

그런데 강약중의 매운 정도를 선택하라고 한다.

오늘은 우선 약반 중반으로 주세~요.

 아무리 봐도 돼지고기 요리는 없는 것 같은데

돼지고기도 국내산이라고 하는 것은 무슨 시츄에이션?

어! 안동소주도 있네.

다음에는 안동소주(30도)를 시켜야지.

 

왼쪽이 약, 오른쪽이 강이라는데

색깔로 구별이 안간다.

그렇다면 먹어보는 수밖에.

몇 점 먹자마자 입안에 불이났다.

도저히 먹을 수 없다.

급하게 소주 한 병을 비운 채 남은 것은 가족들에게 맛보이기 위해

테이크아웃 시켰다.

 

집의 아이도 안에 있는 떡을 두어 개 먹더니만 도저히 못먹겠다고 한다.

그래서 며칠이 지났건만 아직도 냉장고 냉동실에 들어앉는 신세가 되었다.

 모르겠다.

남들에 비해 매운 것을 좋아하고 또 잘먹는다고 자부하던 내가 그깟 중급의 매운 맛에 손을 들고 말았다니.

어쩌면 1차 때 먹은 술이 과했기 때문이 아닐까.

다음에는 선주 없이 바로 한번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