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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가니 추위가 오네

단풍, 낙엽으로 눈이 황홀한 월요일 아침

by 유경재 2010. 11. 8.

 예년에 비해 길었던 여름이 지나니

기대했던 가을은 너무 짧고 대신에 그 자리를 추위가 찾아든 올해.

어제까지 뿌연 연무 속의 포근함이 불안하게 지속되더니만

결국엔 간밤에 추위를 부르는 비를 뿌렸었다.

차에 올라 집을 나서니

스산한 바람에 이리저리 떼거리로 나뒹구는 낙엽으로 눈이 어지럽다.

나무들은 온통 울긋불긋 가슴앓이를 해대건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람불고 흐린 아름다운 월요일 아침이다.

조금 늦은 은행나무들은 이제 한창 노랗게 물들어 있다. 

 

탄금대 부근, 유엔평화공원조성지의 이팝나무?

침엽수이건만 단풍이 균일하게 아름답다.

 

이렇게 보니 보기가 더 좋다.

 

늘 지나다니던 길이건만

얼음길을 주의하란 저 표지판이 올해 세워진 것인지

아니면 작년겨울부터 있던 것인지 새삼스럽다.

잦은 결빙지대라서 그런지 부근의 가로수는 벌써 몸을 단출하게 하면서 겨울채비에 들어갔다.

 

탄금대를 돌아가는 길,

늘 그렇지만 운전 중에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엉망이다.

 

학교 동문을 오르기 전 하검단리 마을 뒤로 보이는 학교 뒷산.

역시 산 전체가 불긋한 화장을 하고 있다.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더 붉다"(霜葉紅於二月花)

는 당(唐)나라 때 두목(杜牧)의 시구를 생각나게 한다.

 가을이 다 가기 전 가을 정취를 제대로 한번 흠뻑 빠져들고 싶다.

그래서 초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