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날씨가 어떠려나?
제발 작년같이 춥지는 않아야 할 텐데...
지난 주 반짝 추위가 어제 오늘 조금 수그러들고 있다.
오전에는 제법 따뜻한 햇살이 집 밖으로 나를 유혹한다.
때맞춰 바쁜 일들도 조금은 끝낸 후라 모처럼 한가로운 주말을 맞았으니,
어찌 집 안에만 박혀 있겠는가?
늦은 아침에 가기 싫어하는 가족을 갖은 감언이설로 유혹하여 길을 나선다.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 감안하여 가까운 하늘재를 산책하기로 했다.
오후가 되니 화사한 햇살은 온데간데 없고, 온통 회색빛 하늘이다.
하늘재는 문경에서 충주로 넘어오는 고개로, 일찌감치 충주시에서 오래 전부터 산행, 산책코스로 조성해 놓은 곳이다.
생각이 난다.
충주에 입성하던 2001년도, 충주의 가볼만한 곳을 정해서 거의 매주 찾아다녔었던 기억이...
당시에는 이곳을 찾으려면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했기 때문에 국립공원입장료를 멀찌감치에서 지불해야 했고,
이곳에 오려면 다시 주차료까지 내었던 생각이 난다.
비록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이긴 하지만 주말인데도 무료 주차장엔 차가 별로 없다.
주차장 부근에 이렇게 몇 개의 식당들이 있다.
하늘재 초입에는 미륵불이 있는 미륵리절터가 있다.
미륵리절터 앞에도 주차공간이 있어 걷기 싫은 사람은 그곳까지 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
미륵리절터 앞의 난전.
미륵리사지. '寺址'가 바로 절터란 뜻의 한자어이다.
이왕이면 발음하기 쉽고 알기 쉬운 우리말이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난 미륵리사지보다는 미륵리절터라고 쓴다.
바위와 고사목.
종횡으로 일정한 무늬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님들의 주요한 양식이 될 시래기가 지붕 아래 수도승마냥 단정히 늘려있다.
기와담장의 무늬가 시선을 끈다.
본래 절이 있던 자리로 옛날 건물은 다 사라지고 없는데,
새롭게 조성된 도량 건물. 수도하는 곳이라고 한다.
지금의 절 이름은 세계사라고 한다.
안심당(安心堂)??
조립식? 대웅전
불도를 닦는 데 건물의 규모가 무슨 관계가 있으랴.
거북바위, 바위거북.
옛날 이곳에 있던 절의 비석 받침으로 쓰였다고 한다.
비석은 어디 가고 받침대만 남았더뇨?
중앙으로 탑과, 그 뒤에 갓을 쓴 미륵불이 보이며, 왼편 빈 공간이 옛날 요사채가 있던 자리다.
사라진 절의 흔적들.
미륵리5층석탑.
수능100일 기도가 있었던 모양이다.
지극한 정성이면 하늘도 감동시킬 수 있다고 했으니, 기도도 간절하다면 통할 수 있으리라.
나 같은 속인이 신성한 미륵불에 대해 더 이상 감히 무슨 설명을 보태리?
미륵불 왼쪽 앞부분에 이러한 부도불상도 있다.
기와불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소원, 소원, 소원...
모두 소원성취 하소서!
멀리 월악산 영봉쪽이 보인다.
미륵불 오른쪽의 인형 같은 불상들, 그리고 불전들...
미륵리절터를 둘러본 후 약수 한 국자로 목을 축이고 바로 하늘재로 향한다.
이곳은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들이 한껏 가을정취를 뽐내는 곳이다.
하늘재 입구. 고개마루까지 1.8km라고 하니 주차장부터는 2km가 조금 넘을 듯.
하늘재 고개를 넘으면 바로 문경땅이다.
하늘재 입구를 장승이 지키고 서 있다.
방부목으로 된 난간과 하늘재길.
길 옆으로는 수량은 많지 않지만 계곡물이 흘러내려 오고 있다.
오늘 충주시내는 영상의 날씨이건만 여기는 아직 얼음이 두껍다.
이런 계곡,
이런 길,
저런 길이 운치있게 열려 있다.
가는 길 중간쯤에는 이런 나무도 있다.
이른바 피켜스케이팅하는 김연아의 모습을 닮은 김연아나무.
두 팔을 한껏 치켜들고 한쪽 다리를 뒤로 바짝 들어올린 채 얼음을 지치며 나가는 바로 그 모습.
상록수림도 아닌데 나무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곧게 직선으로 뻗어 있다.
하늘재 정상.
여기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바로 포암산.
포암산을 지나 능선을 계속 타면 만수산, 그리고 월악산 영봉.
포함산으로 오르는 길은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이 통제되어 있다.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바로 문경땅.
여긴 혹한기도 예외없이 통제라고 되어 있다.
충주시 말을 믿어야 하나, 문경시 말을 따라야 하나.
이곳이 문경에서는 계립령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문경쪽으로는 포장된 차도가 훤하게 뚫여 있다.
다음엔 문경쪽에서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와 봐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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