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장 선거가 지난 주에 있었다.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가 당선되어 남은 임기 동안 시장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벌써 연이어 두번째 보궐선거였다.
그건 그렇고,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으로, 요즘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걷는 길을 조성하고 있는데,
충주시에서도 뒤질새라 풍경길이란 이름으로 길을 개척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에 풍경길 1길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출발하는 곳이 사는 곳과 가까와서 마침 이번 주말 단풍 구경을 가기로 했었기에
다른 곳을 가느니 새로 낸 길이 과연 어떨까 싶어 일요일 오전 길을 나섰다.
아파트 울타리에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 그 잎이 샛노랗다.
장미? 여름에 피는 꽃이 아니던가.
이 늦은 가을에 장미가 피어있다니...
2006년인가에 개교한 금릉초등학교.
금릉초교 울타리에도 때아닌 장미꽃이 활짝 피어있다.
금릉초등학교 정문에서 왼쪽 담장 옆으로 난 길이 바로 풍경길 1코스의 출발점이다.
차를 가져 온 사람은 금릉초등학교 안이나 풍경길 초입에 주차시키면 된다.
오늘 다녀온 길은 용탄구동마을회관까지 갔다가 공단안의 길을 따라 서쪽으로 나와 시청에서 충주댐가는 도로까지 나와서 도로를 따라 원점으로 돌아온 코스다.
풍경길 초입.
이건 무슨 열매일까.
마음을 달래는 풍경길.
참으로 서정적이다.
도안도 괜찮고...
학교 뒷편의 사과밭.
가을햇살에 사과가 더욱 탐스럽게 보인다.
평소 자주 다니는 등산코스로 가는가 싶더니 왼쪽으로 길이 새로 나 있다.
아~새로 길을 내었나 보다.
빨간 단풍잎이 곱다.
새로 조성한 길.
금릉, 칠금 등의 동네 이름이 모두 이곳 충주가 옛부터 철 생산지로 유명했다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는 말씀.
오목한 곳에 자리잡은 과수원집.
금방 낯익은 길로 들어선다.
이곳은 충주입성 초기부터 부지런히 등산하던 주공4단지 뒷편으로 올라, 연수정을 거쳐 가는 코스가 아닌가.
이 길이 바로 그 옛 길. 아니지 지금도 다니고 있는 등산길.
체육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 전신주가 있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길.
새롭지가 않다.
그래서 살짝 실망하고 있는 중.
연수정으로 오르는 오르막길.
전에 부터 있던 길에 괜히 돈을 들여 인공의 이정표만 자연에 더한 건 아닌지...
아이들 손잡고 풍경 감상하며 걷는 여유를 갖기 어려울 정도의 오르막.
전부터 있던 연수정.
연수정에서 바라본 달천강과 남한강의 합수머리쪽.
충주시내 파노라마 전경.
탄금대교 쪽의 새로 건설 중인 두 교량.
언제나 개통되려나.
그 긴 인천대교도 3년만에 개통되었는데...정말이지 너무 시간을 오래 끄는 듯.
연수정의 유래.
연수정 이후로도 등산길과 중복된 길.
막은대미재.
이 전에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세운 이정표들[초록색] 왼쪽에 또 새롭게 풍경길 관련 이정표들이 세워져 있다.
막은대미재 관련 이야기.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은 듯.
일반 등산로 옆으로 낸 풍경길.
이 길을 따라가면 좀 새로우려나.
그러나 조금만 가면 또 일반 등산로와 만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등산로 그대로를 따라가는 게 더 나을 듯.
여기에서 계속 직진하면 약수터, 계명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풍경길은 왼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조금 내려가면 밤나무 연리지가 있다.
금방 산아래 동네로 내려서게 되는데,
과수원집 개 두 마리가 요란하게도 짖어댄다.
노란 은행나무 아래 저 두 놈이...
풍경길이 끝난 것인가.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소리와 함께 과수원 마을로 접어든다.
조금 멀리로 용탄동 공단이 보인다.
거꾸로 가는 길은 찾기 어려울 듯.
길도 채 없는 듯한 비닐하우스 옆으로 가야 한다.
이 길도 역시 풍경길에 속하는 구간이다.
삭막하다.
겨울이면 더욱 스산할 듯.
삭막한 풍경길에 체면을 살려주고 있는 길가 과수원의 탐스런 사과.
용탄동의 새로 조성 중인 공단부지.
이곳에서 잠시 망설인다.
계속 가야할 지 아니면 되돌아가야할 지, 그것도 아니면 공단을 지나 도로를 따라 갈까.
결론은 마지막 것,
조성 중인 공단 중앙을 가로질러 걸어가니 마치 사막을 걷는 느낌처럼 색다르다.
세아철강 옆으로 큰길로 나와 시내쪽으로 걸어나온다.
나머지 3분의 2 정도 되는 길은 다음에 이어서 걷기로 하고, 오늘은 이것으로 풍경길 맛보기를 끝냈다.
아직 다 걸어보진 않았지만
3분의 1 정도를 걸어본 느낌은 실망이 좀 크다.
오늘 본래는 문경새재길을 걸을 생각이었는데...
풍경길이라고 하면 내가 아니더라도 올레길, 새재길이나 괴산의 산막이옛길 정도를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데 오늘 걸어본 길은 동네 뒷산 등산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그리고 풍경길이라고 하면 걷는 동안 눈에 보이는 풍경이 좋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마련일 것인데,
풍경이라 할 만한 게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
일부 구간은 특히 여름이면 나뭇잎 때문에 시야가 꽉 막히거나, 아니면 작열하는 햇빛을 고스란히 받고 걸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나머지 구간을 다 걸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말하는 게, 성급한 판단일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텔링이나 볼거리, 즐길거리, 쉴거리 등의 길 주변 환경 조성이 많이 부족해보인다.
그래서 혹시 외지에서 친척이나 지인이 놀러온다면 그 사람들에 함께 걷기를 권하기에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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