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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북경서점기행 6(천안문광장)

by 유경재 2010. 10. 22.

드디어 여행 3일째, 오늘 일정은 유리창(중국서점), 첸먼, 천안문광장, 슈쉐이시장 및 왕소영 교수와 만남 등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부터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있다.

비님이 이틀만 좀 참아주면 좋으련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가 않으려는 모양이다.

 

우다코에서 690번을 타면 종점이 첸먼이다.

그래서 우선 첸먼으로 가서 천안문광장을 둘러본 후 유리창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계획을 약간 수정하였다.

 

첸먼에 내려 천안문 광장으로 가는 길 오른편에 철도박물관이 보인다.

우리 학교가 철도대학과 통합이 성사된다면 아마도 저 박물관과도 인연이 맺어지겠지...

그런데 큰 차도가 어째 한산하다.

게다가 광장으로 진입하는 곳에는 가방 수색까지 한다니 뭔 일이 있는감. 

 

 어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걸까?

오늘이 무슨 날이지?

맞다. 신해혁명이 일어난 10월 10일이지.

대만에서는 쌍십절이란 국경일인데, 중국에도 그런가?

어쨌거나 천안문 광장으로 한 번 가 보자.

 

정말 사람들이 많다.

무슨 일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가던 날이 장날이라 하더니만 마침 잘됐다.

우리도 구경 한 번 하자.

 

드디어 천안문 광장이다.

연무 속에 멀리 희미하게 천안문이 보인다.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지.

광장에는 아무 일이 없구만.

 

 

 인민혁명기념비가 광장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둘레에 철책이 처져 있어 가까이 가서 볼 수 없게 되어 있다.

사람들이 이걸 보기 위해 온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아~저기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고 있네.

저기가 어디지?

 

바로 천안문에서 광장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 즉 남쪽에 있는 모주석기념관(毛主席紀念館)이렷다.

생각난다.

예전, 처음 중국에 왔을 때 들어가 봤던 곳이다.

기억에 희미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흰 색의 모택동 동상이 있었고, 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뚜렷이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모택동 동상 앞에 기념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돈을 내야 된다고 했었다.

오늘은 무료입장이라고 한다.

아마도 신해혁명 기념일을 맞아 모택동을 상기시켜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한 번 들어가 보는 수밖에...

 

지방에서 단위별 단체로 온 사람들이 많다.

자,자, 빨리 들어가려면 줄을 빨리 서세요!

옷차림새를 보니 어디 추운 지방에서 온 것 같다.

물어보니 표준어인 내 말이 안통한다.

알고 보니 사천성에 사는 장족(藏族)이란다.

그래서 그렇구나.

 

우리도 줄을 서서 따라 들어가는데 가지고 있는 배낭이나 사진기를 보관해두고 빈몸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짐 맡기는 곳이 어디냐고 하니 길 건너 보관소가 있는데 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지나칠 정도로 보안이 심하다.

짐 맡기기 위해 다시 되돌아가 횡단보도를 찾아 길을 건너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모주석기념관 입장을 포기해야만 했다.ㅜㅜ

 

"라이라이, 우리여행단은 이 깃발 보이시죠.

이 아래 짐을 모아두고 입장하세요.

가이드인 제가 지켜드릴 테니..."

 

가이드 노릇도 힘드네.

저 사람들, 대충 보고 빨리 나와야 할 텐데...

그 새 잠깐 눈이나 좀 붙이자.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 돌아나오는데도

사람들은 아직도 꾸역꾸역 광장으로 모여든다.

 

첸먼을 통과해 남쪽으로 나서면 이렇게 큰 길이 있고,

그 길 건너가 바로 청대의 상가거리인 첸먼다제(前門大街)이다.

 

점심 때가 다 되어 가는데도 예보된 비는 내리지 않는다.

연무 속에 희미한 해가 마치 낮달처럼 떠 있다.

 이 건축물이 무엇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