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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소문내지 않고 단골들만 찾는 세꼬시 전문횟집 싱싱세꼬시횟집

by 유경재 2011. 10. 1.

거의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식사를 함께 하고 있는 지음(知飮) 4인이 오늘은 회를 먹기로 하고 횟집을 수소문하다가

최종적으로 결론 내린 곳은 바로 연수동 낙원아파트 앞의 "싱싱세꼬시회"라는 횟집이다.

지음(知音)은 본래 백아절현(伯牙絶絃)이란 고사에서 나온 말로, 춘추전국시대 백아라는 거문고 연주자가 있었는데, 실력이 신통잖았는지 어쨌는지 다른 사람들은 그의 연주를 듣고도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유독 친구인 종자기()만은 연주를 들을 때마다 높은 산을 연상시킨다느니, 흐르는 시내를 연상시킨다느니 하면서 높은 평가를 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종자기가 죽자 그는 더 이상 자기의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지음(知音)은 단순히 음악을 알아주는 것에서 나아가 자기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 즉 절친한 친구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통일신라 말기 대문호인 최치원(崔致遠)의 시 중에 <가을밤에 비는 내리고>(추야우중秋夜雨中)이란 시에도 나오는 말로 다음과 같다.

秋風唯苦吟(추풍유고음)  가을 바람은 오로지 괴롭게 신음해대고
世路少知音(세로소지음) 세상에는 내마음 알아주는 이 거의 없네
窓外三更雨(창외삼경우) 창 밖에는 한밤중 비가 내리고
燈前萬里心(등전만리심) 등불 앞엔 만 리 멀리 고향을 그리는 마음

 

그러한 의미의 지음이 우리 네 사람에겐 술의 멋을 알면서 마실 줄 안다는 지음(知飮)으로 둔갑하였는데, 이도 사실은 술이 끼어있다는 것뿐, 실재로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한 벗의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금요일 밤은 늘 유쾌하고, 또 항상 기다려지는 것이다.

 

새로 장만한 컴팩트디카는 밝은 곳에서는 크게 불편함을 모르는데, 어두운 곳에서는 라이트가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가격이 싼만큼 기능도 적은 게 당연한 일. 간판의 네온불빛 때문에 상호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차를 찾으러 갔을 때 다시 찍었다.

아침 시간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광어와 우럭은 기본, 놀래미, 도미, 농어 등도 있고, 세꼬시란 간판에 걸맞게 모든 게 세꼬시로도 가능한 모양이다.

보통 '뼈째 썰어 먹는 회'를 '세꼬시'라고 하는데 이 말은 고유어는 아닌 듯. 일본어 사전에서 '세고시' 背越(せごし)'라는 단어가 등재된 것으로 보아 일본어에서 온 말로 보인다. 일본어 사전에는 이를 '붕어, 은어 등과 같은 작은 물고기를 머리, 내장, 지느러미 등을 제거하고 뼈째 3~5밀리미터 정도의 두께로 자르는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가을전어, 가을이라 전어도 보인다.

 

기본 반찬. 꽁치구이도 있었다.

 

모듬세꼬시.(위에서부터 놀래미,아나고,광어)

양이 엄청 많다.

식성 좋은 우리 네 사람이 소주 9병+맥주1병을 비울 때까지도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밥을 먹기 위해 매운탕을 시켰다.

금요지음회라고나 할까, 또 한 주 지음의 역사가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