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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한우암소전문점 보해한우

by 유경재 2011. 9. 24.

롯데마트(충주공용버스터미널) 삼거리, 연세정형외과 건물 옆에 위치한 비교적 오래 된 맛집 보해한우.

이 집은 일찍부터 식당 간판 아래, "한우를 속이면 3대가 망한다"는 글귀를 붙여놓아 시민들의 주목을 받아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체 회식을 위해 자주 들렀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거의 찾을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저녁을 먹기 위해 들러게 되었다.

 

식당 앞 인도가 좁은데다 너무 큰 가로수 때문에 간판을 다 사진에 담을 수가 없었다.

 

중앙 홀을 중심으로 현관 맞은편에는 식당 주차장으로 통하는 뒷문이 있다.

그리고 중앙홀 양편에는 각각 크고 작은 방이 자리하고 있다.

한우맛갈비를 먹고자 했으나 보다시피 품절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한우양념불고기를 먹기로 한다.

참고로 돼지석갈비의 경우, 미리 구워져 나오는 게 아니라 자리에서 직접 손님이 숯불에 구워가며 먹는다.

 

중간에 휴대용가스버너 위의 불고기가 놓이고 좌우로 간단한 밑반찬이 자리를 잡는다.

여기서 잠깐,

식당을 다니면서 늘 느끼는 것은 어떤 집에서는 세 사람이 와도 반찬을 좌우로 두 셋트 올리는 집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집들은 이 집처럼 네 사람이 와도 반찬을 한 셋트만 올리는 집도 있다.

이럴 경우, 어지간히 친한 사이의 손님들이 아니라면 예의상 대각선 너머의 반찬을 먹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좌상에 자리한 사람은 우하의백김치나 김치는 잘 보이지도 않을 것이며,

게다가 왼편 상하의 두 사람은 쌈채를 집기 위해 매번 불판 위로 손을 뻗는 수고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은 주인이 직접 손님의 입장이 되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란 속담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처지[입장]를 바꿔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게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교훈은 어디 식당에만 적용되겠는가.

교육, 상업, 정치, 직장, 가정 등 선후배, 선후임, 상사와 부하, 선생과 학생, 지도자와 피지도인, 보행자와 운전자...

어디 적용되지 않는 곳, 않는 인간관계가 있을까.

 

이러한 원리를 경전인 사서(四書) 중의 으뜸인 <대학>(大學)에서도 다음과 같이 일찍이 설파하고 있다. 

"상사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부하들에게 시키지 말며, 부하들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상사를 섬기지 말라. 선배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후배를 이끌지 말며, 후배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선배를 따르지 말라. 오른쪽 동료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왼쪽 동료와 사귀지 말며, 왼쪽 동료에게서 싫다고 생각되는 점을 가지고 오른쪽 동료와 사귀지 말라"(所惡於上, 毋以使下, 所惡於下, 毋以事上, 所惡於前, 毋以先後, 所惡於後, 毋以從前, 所惡於右, 毋以交於左, 所惡於左, 毋以交於右) 대학에서는 이것을 혈구지도(絜矩之道)라고 한다.

세상사람들이 모두  이런 이치를 잘 깨닫고 시행한다면 낙원, 천국은 다름아닌 이 세상이 되는 것이다.

 

메인 메뉴인 한우양념불고기.(4인붐)

 

익어가고 있다.

 

후레쉬를 끈 상태로 찍은 사진.

 

술안주로 불고기를 거의 다 먹었을 무렵,

밥을 볶을 수 있느냐고 하니, 그런 메뉴는 없다고 한다.

공기밥과 된장찌게를 권한다.

 

그래서 우리는 된장찌게 하나에 밥 두 공기를 시켜서, 불고기냄비에 김치, 멸치를 잘게 썰어서 남은 불고기와 함께 섞어서 메뉴에도 없는 볶음밥을 스스로 만든다.

열심히 볶고 있다.

 

근사한 볶음밥이 탄생했다.

욕심을 좀 더 낸다면 여기에 김가루만 뿌린다면 더없이 훌륭한 볶음밥이 될 것 같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맛은 보기보다 더 좋았다는 증거.

이참에 사장님께서는 볶음밥 메뉴도 추가하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