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기, 다른 학교에 비해 같은 전공을 했다는 것, 성인으로서 만났다는 것, 유난히 추억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한 여러 이유로 인해 동기들과의 정은 끈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대한 동기들의 모임이 2009년 이후로 마치 휴화산이 새로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처럼 잦은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7월의 대구 모임 이후, 동기 손 모의 제의와, 최 모의 주선, 여 모의 장소 제공 및 일정 안배를 통해 번개처럼 6명의 동기들이 문경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름하여 1박2일 하계 번개팅.
8월 5일-6일. 숙소는 문경의 stx리조트.
부천의 최 모는 충주로 와서 나와 함께 내 차로 문경으로 가기로 했다.
부천에서 두 시간 넘게 걸려 최 모 도착.
버스 하차장의 시계를 보니 오후 1시 19분. 온도는 34도, 올 여름 들어 제일 덥게 느껴지는 날이다.
최 모를 태우고 함께 늦은 점심 식사 장소로 예정되어 있는 문경의 진남교반 유원지에 도착했다.
여 모는 전날 미리 동기가 아닌 제 두 친구와 1박한 후 새재길을 걷고 합류하기로 하고...
올 여름 잦은 강우로 인해서 그런지 멀리서 봐도 물이 양도 많고 깨끗해 뵌다.
푸른 산, 푸른 하늘, 푸른 물...
문경에서 상주로 가는 국도 중에 만나는 아치형 바위 굴다리 모습.
여기는 또한 1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레프팅의 종점이기도 하고, 레일바이크가 있는 곳이기도 한 종합 유원지인 셈이다.
그리고 진남휴게소 윗쪽은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등산했던 오정산이 있다.
약속된 점심식사 장소.
가업을 물려받은 맛집, 대를 이은 맛집이라고 한다.
주변에는 진남매운탕 등 몇 개의 매운탕집이 자리하고 있다.
여 모 일행 3명 + 나와 최 모, 합이 5. 잡어 특대를 주문한다.
간단한 밑반찬이 상에 오르고.
이어 보글보글 끓고 있는 메인디쉬 푸짐한 매운탕이 상에 오른다.
개인적으로는 2일부터 3일 연속 이어지는 과음 퍼레이드가 드디어 4일째를 맞는 날이다.
간밤에 새벽까지 마신 숙취로 아침을 먹는둥마는둥 했기에 숙취가 조금 가시자 시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일단 배부터 좀 채우고.
지역 명주인 만복생쌀 탁배기로 다시 1박2일의 음주 마라톤을 시작한다.
서서히 취기가 오른다. 술에 취하고 정에 취하고...
일차 식사 겸 간단한 술자리를 파하고, 이어 차를 나눠 타고 숙소 앞 쌍용계곡으로 향한다.
쌍용계곡 역시 몇 년 전 여름, 도장산을 등산하다가 가본 곳으로, 나에게는 구면인 셈이다.
진남교반에서 쌍용계곡으로 가는 도로변 곳곳에는 풍부하고 깨끗한 수량의 계곡이 즐비하다.
사람들도 별로 없는 그런...놀기 좋은 곳들이...
드디어 숙소에 도착,
2008년 12월에 준공된 stx리조트, 산속에 덩그렇게 자리잡고 있다.
여름 한철은 숙소 앞의 계곡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겠지만 나머지 계절, 특히 겨울엔 썰렁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 두 친구와 작별한 여 모와 최 모와 함께 여장을 풀고 바로 계곡을 찾았다.
계곡에는 피서객이 적적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 켠에 발을 담그고 다시 음주의 시간을 이어가고...
계곡 하류쪽 풍경.
계곡상류쪽 풍경.
잠시 후 안동의 최 모 도착. 계곡물에서 발을 빼고 둑으로 올라와 매점 앞에 자리를 잡는다.
유명하다는 은자골탁배기를 맛본다.
유효기간은 지나지 않았건만 신선도는 조금 떨어지는 듯, 신맛이 강하다.
해결 방법: 빨리 취해버리면 된다.
취기가 제법 몸에 스밀 무렵에 대구에서 출발한 손 모, 전 모 도착,
만찬을 위해 부근 가든으로 향한다.
가든에서는 다른 사람이 사진을 찍었기에 그 장면을 소개할 수가 없어 아쉽다.
"위하여"를 얼마나 많이 하였던가.
계곡 주변에는 크기가 다양한 방갈로와 야영장 등이 있어 여름 피서지로서 구색이 갖춰져 있다.
쌍용계곡은 문경시 농암면에 있다.
농암면소재지에는 그래도 노래방이 하나 있다.
리조트와 면소재지를 택시를 대절하여 왕복, 미진한 흥을 소진하고 숙소에 든다,
전 모와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잠든 새벽에 조용히 숙소를 빠져 나와 저녁에 막걸리를 먹었던 그 매점을 찾았다.
문을 열었을 리가 없겠지만 나는 오랜 경험?으로 안다.
자는 사람 깨우도 이 경우는 오히려 반긴다는 사실을...
그래서 다시 술을 사서 숙소로 오는 오르막 길에 퍼질고 앉아 하루를 정리한다.
다음날 아침이다.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해장국집을 찾는다.
가까운 데는 뻔한 곳, 간밤에 들렀을 그 면소재지다.
한가한 농암면 소재지 골목 풍경.
버섯전골이 먹고 싶었으나 재료가 부족하다고 하여 주인의 말대로 김치찌개를 먹는다.
해장은 정말 잘하고 싶었는데...많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안동의 최 모는 바쁜 일이 있다고 먼저 작별하고,
나머지 5인은 점심까지 먹고 헤어지기로 하고 어제 그 진남교반을 다시 찾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어제보다 사람들이 더 많다.
그 사이 음주의 풍속이 많이 바뀐 듯, 스트레이트 소주는 거의 마시지 않고 오로지 소맥이다.
손 모가 몇 년 째 여기 놀러왔지만 구하지 못했던 다리 밑 평상 자리를 어렵사리 구했기 때문인가.
가게와 평상 사이을 수없이 들락거리며 술을 사다 날랐었고 해가 중천에서 서쪽으로 한참 기울어가는 동안에도
도무지 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1박2일로 메모리된 내 육체는 4일째를 넘어 5일째로 접어들고 있는 과음 퍼레이드에 만신창이다.
빨리 편안한 잠자리에 뉘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도 다른 4인은 내 마음과는 다르게 정 때문에 하루 더 마시자고 한다.
1박2일과 2박3일의 밀고 당기는 논쟁에 어차피 질 수밖에 없는 1:4의 구성 때문에 마침내 연장 번개팅이 결정되고, 그제사 이 지역이 바운더리인 여 모의 안배로 다시 문경새재 쪽에 숙소를 잡고 이틀 정들었던 진남교반을 떠난다.
세 대의 차량, 음주자의 운전...
새재 공원 들어가기 전이다.
원룸으로 이뤄진 펜션이다.
계곡 옆 과수원에 지어져 있다.
일단 숙소를 잡았으니 이제 본격적인 이틀째 밤의 음주가 시작된다.
일차 장소는 새재 입구의 하초동이란 식당.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아니면 본래 유명한 맛집이라 그런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사진은 식당을 나올 때 찍은 것이다.
식당의 젊은 안주인이 특별히 음식 솜씨가 좋은 모양이다.
요리대회 참석 사진인 듯.
아~그래서 유명할 수밖에 없구나.
노짱까지 찾았을 정도이니...
황태순두부전골 3인분.
능이버섯전골 2인분.
또다시 수업이 소맥들이 비워지고, 그래도 못다 푼 흥과 정을 풀어내기 위해 식당을 나선다.
문경온천 쪽의 노래방.
얼마나 마셨고 얼마나 불렀던가?
정신을 차리니 숙소.
널부러진 이부자리를 아직도 잠에서, 술에서 깨어나지 못한 두 친구가 차지하고 있다.
깨워서, 방을 정리하고, 소지품도 챙기고 이제 정말 마지막 회식을 위해 숙소를 나선다.
역시 갈 데라곤 문경온천 부근의 맛집이 밀집된 곳.
주흘산쪽 골목 풍경.
몇 곳의 해장국집들이 붙어있다.
그 중의 한 곳.
우리 고장 충주에서 유명한 올갱이해장국을 안주 삼아 마지막 작별의 막걸리를 한잔씩 나눈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속에 숨기고 각자 길을 떠난다.
너는 하행선, 나는 상행선...
그러다가 또 때가 되면 하늘에 떠도는 저 구름처럼 어디선가에서 다시 또 만나겠지.
뜬구름 같이 정처없는 우리네 인생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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