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두 시간이 채 못되어 북경수도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올림픽을 전후하여 신청사인 3청사가 가동되어 중국국제항공 등은 3청사에서 인천공항처럼 셔틀지하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마침 남방항공은 2청사를 사용하고 있어 중국입출국에 시간이 단축되었다.
기내서비스나 기타 등등을 감안할 때 남방항공이 이번 광주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도약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기내에서 작성한 입국(入境)신고서를 내고 입국심사대를 통과.
요즘은 세계의 공항들이 서로 서비스경쟁에 있다보니 수속대기시간이 많이 짧아지고 있는 것 같다.
여행 출발 전 미리 인터넷을 통해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교통편을 알아두었는데,
공항에 내리니 오로지 택시와 공항버스뿐이었다.
알고 있는 시내버스를 타려면 공항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했다.
주소를 보여주니 사환, 3환 등을 통해 북쪽 시내 중심지로 잘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막상 숙소 주소지 부근에 와서는 헤매는 게 마치 바가지 씌우려는 동작인 듯 하다.
띠탄공원 서문을 지나 찾지 못하자 공원을 한바퀴 돈다.
그래서 뭐라뭐라 하니 정말 몰라서 그런 것이라며 다시 띠탄 서문에 왔을 때는 미터기를 내렸다.
그 이후는 길을 모르는 자기책임이라는 표시로.
마침내 도착한 안정문 외대가168번지는 띠탄서문에서 조금더 북쪽으로 가다가 큰 교차로에서 우회전해서 조금 더 가니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숙소가 도로가가 아니라 이면에 있다보니 놓친 것이었다.
어쨌든 70원인가의 요금에 도로비 10원을 주고 숙수로 들어갔다.
거의 예정된 시간에 30분 정도 늦는 정도였다.
숙소는 이른바 중국의 저가경제형 연쇄점 형태의 하나로, 북경에도 몇 곳에 위치하고 있는 중안지가(中安之家) 안정문(安定門)점이다.
주소: 동성구(東城區) 안정문외대가(安定門外大街) 168號
전화: 6427-9933
즉석에서 회원카드를 만들어 할인 혜택을 받았는데, 2인1실 투윈베드룸 하나에 218원.
환경도 깨끗한 편이고, 종업원들도 친절한 편이었다.
아침식사는 부속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간단한 뷔페식 중국음식이나, 먹을 만하다.
요즘은 식당을 "食府"라고도 하는 모양이다.
하기사 한대 유명한 시가 장르인 "악부(樂府)"도 본래는 음악담당기관이었으니,
음식을 담당하는 부서를 식부라고 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
객실에 들러 짐을 정리하고 곧바로 첫 여행지인 주변의 띠탄공원으로 향했다.
패방 또는 일주문이 화려한 자세를 뽐내고 있는 듯 하다.
입장료 받는 곳이 없는 것 같았는데,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표파는 곳이 있다.
그런데 싸다.
월표가 6원이니 부근 시민들의 이용이 많을 듯 하다.
신작로처럼 생긴 곳 좌우로 옛날 땅귀신에게 제사지내던 흔적이 있다.
공원 한 편에는 잘 꾸며진 정원이 있다.
이름하여 "牧丹園"(모란정원).
정원 전체가 음양오행이론에 근거한 신체단련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예를 들면
이곳은 오행 중의 水이자 신체기관 중의 신장에 해당하니 이곳을 걷게 되면
신장이 단련된다는 식이다.
역시 모란정 내부이다.
건물 앞 낮은 풀은 박하 등의 허브이다.
향기가 진동한다.
동인을 조각하여 혈맥을 표시해 두기도 했다.
국화도 향기가 진동한다.
가을날 국화, 구구절도 생각나고, 도연명도 생각나고, 국화주도 생각난다.,
건축조형물 역시 문학과 마찬가지로 실용성과 심미성을 겸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정원 건축은 우리보다 앞선 듯 보인다.
우리의 주목적지가 서점인 관계로 유적지를 하염없이 구경할 수는 없는 일,
모란정을 나와 디탄의 핵심인 제단으로 향한다.
제단을 팡쩌탄이라고 한다.
청나라 때 지신에게 제사지내기 위해 설치한 장소로,
북경 자금성을 중심으로 남방에는 천신에게 제사지내는 텐탄(天壇천단)이 있고,
오른쪽에는 해신에게 제사지내는 르탄(日壇일단)이, 왼쪽에는 달신에게 제사지내는 위에탄(月壇월단)이 있다.
자금성을 중심으로 바깥으로 사각형 순환간선이 각각 2환, 3환, 4환, 5환, 6환...등으로 배치된 정방형 방사형 도시가 북경이다.
제단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정방형을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남쪽 텐탄의 구형 모습과는 다르다.
이는 고래로 천원지방(天圓地方: 하늘은 둥글고 땅은 평평하다)의 설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마도 여기에서 다른 무슨 행사가 있었던 모양으로, 철 구조물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알기로는 해마다 이곳에서 서시(書市:도서시장)가 열리는데, 그 잔재물인지...
신을 부르기 위해 피웠던 향로가 보인다.
제일 큰 지신이란 뜻인 황지(皇祗)를 모신 곳.
겹겹 담으로 에워싸여 있다.
제단 모습.
현대인들이 복을 기원한 흔적인 붉은 실들이 제단 울타리에 많이도 걸려 있다.
땅귀신은 주로 명산에 사는 듯,
그래서 오악의 신들에게 제사지낸다.
참, 띠탄 전체 문표는 2원이지만 팡쩌탄의 별도표는 20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런 경우가 중국에서는 허다하다.
이곳까지 와서 어떻게 들어가지 않으리?
짧은 인생에 언제 다시 오게 될 지도 모르는데...
그야말로 주마간산이다.
후딱후딱 훑어보니 벌써 12시가 훨씬 넘었다.
간밤에 잠도 제대로 못잤었고, 아침도 기내식으로 떼웠으니 피곤도 한데다 배도 고프다.
빨리 밥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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