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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북경 서점기행 3(용허궁雍和宮)

by 유경재 2010. 10. 14.

 
띠탄서문을 통해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팡저탄 부근의 남문을 통했다.

남문 앞에는 유명한 딤섬집인 진딩쉔(금정헌)이 있으니 마침 점심시간도 되었으니 반갑게 들어간다.

이 식당은 서양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언젠가는 영국의 엘리자베스여왕도 찾은 적이 있다고 했다.

3층으로 된 식당에 줄을 서고 있는데,

다행히 우리 순서가 되자 금방 들어갈 수가 있었다.

 

1층 홀에는 평일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시간이건만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손님들로 가득하다.

배는 고픈데도 정작 음식은 많이 시키지 않은 것 같았는데,

이유인즉 나를 제외한 3인이 모두 소식주의자였던 것이다.

많은 음식을 맛보지 못한 게 지금 생각하니 많이 후회가 된다.

다음에 갈 기회가 있다면  만두(바오즈,쟈오즈류) 종류만 골고루 많이 먹어야 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큰길로 조금 나가니 교차로 대각선 방향에 궁궐 같은 우뚝 솟은 옛 건물들이 보인다.

길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게 바로 용허궁이라고 한다.

차를 탈 일이 없다.

또 걷는다.

5호선 용허궁역 바로 옆이다.

정문을 향해 걸어가는 길가에는 이렇게 향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우리도 무사 여행 축원을 위해 향 한 다발을 샀다.(5원) 

 

용허궁은 청나라 강희제 때(1693) 넷째 아들 윤진(胤진)의 저택으로 지어졌던 건물이다.

윤진은 알다시피 강희제 다음 임금인 옹정제의 이름이다.

지금은 북경지역의 최대 라마교 사원으로, 1983년 국무원에 의해 한족지역의 불교 전국중점사찰로 지정되었다.

입장료는 용허궁소개 cd포함 25으로 조금 비싼 느낌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신작로 같이 훤히 뚫린 곧은 길이 반긴다.

길 양편으로는 오래된 은행나무들이 도열하여 손님들을 반긴다.

예년 같으면 벌써 노랗게 물이 들었을 시기이건만

중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여름이 길었다보니 아직도 푸르름을 구가하고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궁정문인 소태문.

편액을 보면 세로로 네 가지 종류의 언어로 된 글자가 씌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순서상 우측이 우선이니 청나라 시대 때의 일이기에

오른쪽부터 满만주어汉한어藏티벳어蒙몽고어가 차례로 배치되어 있다.

 

중국이 유물주의에 바탕한 사회주의국가이긴 하지만 이러한 기복신앙은 오히려 자본주의 국가를 능가한다.

하긴 저 사람들이 빌고 있는 내용이 물질적 풍요라면 그것도 유물주의라고 볼 수 있을지...

 

그야말로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

그리고 기복 대상도 특정한 것이 없다.

오래된 자연물도 대상이 되고, 관우상이나 공자상이나 노자상이나 부처상, 신선상 등 모든 것이 기복의 대상이 된다.

 

향에 불 붙이기가 여간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붙여서 향로 안에 꽂았는데 금방 쓰러진다.

 

철인지 청동인지로 된 괴수의 동상도 있다.

발 아래 구형의 무엇을 밟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무엇인가를 의미하고 있건만 알 수가 없다.

다만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 뿐.

 

대형 향로가 들어가지 못하게 울타리가 처진 안에 있다.

동전이나 향을 던지지 말라는 문구가 있다.

 

그래도 모두들 동전을 꺼내 향로 안에 넣든가 얹든가 하기 위해 노력들을 하고 있다.

들어가게 되면 행운이 주어질 거라는 미신 때문에.

 

젊은이들도 양손으로 고이 향을 잡고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한다.

 

중국의 대개 건물들이 그렇듯 규모가 웅장하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복도가 공중에 떠 있다. 

이제 겨우 두 곳을 보았고, 앞으로 오늘 더 가야할 곳이 많은데 벌써 많이들 지쳐간다.

정문으로 다시 돌아나와 용허궁 길 건너 맞은 편의 국자감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돌발 숨은그림찾기 퀴즈: 사진 속 사람들 중 한국인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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