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든 여행이었다.
내가 왜 이런 여행을 선택했냐 싶은 후회가 막심했던 여행이기도 했다.
자정을 넘긴 시간에 두 여학생을 집 부근까지 태워다 주고
집에 돌아오니 몸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그러나 나를 기다렸던 아내와 막걸리 몇 병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거의 밤을 꼬박 새웠었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 출근하였다가 점심을 먹으러 우연히 들른 식당, "도토리키재기"
몇 년 전부터 체육관 부근을 지날 때마다 간판이 마음에 들어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오늘 정말 우연찮게 신호대기중 눈에 들어왔었고
신호를 받고 좌회전 중에 바로 들어가기로 결정하였다.
잘 났느니 못 났느니, 돈 많다느니 돈 없다느니 저마다 우열을 재면서 기뻐하고 슬퍼하지만
더 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사실은 그게 다 도토리키재기가 아닐까.
출입문 유리에 붙은 능이요리가 자못 궁금증을 자아낸다.
신발은 바깥에서 벗는데, 비라도 오면 어쩌려나 싶다.
송이 칼국수가 10,000원
능이칼국수는 7,000원
오리백숙은 30,000원
능이찌개(대)는 45,000원
뭘 먹을까?
식당 내부가 꽤나 투박하다.
그래서 내겐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도토리수제비(북어육수): 5,000원
도토리관련 요리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능이도 남자주인이 직접 산에서 채취한 것이라고 하며,
도토리도 국산이라고 한다.
입안에서 쫄깃거리는 맛이 일품이며 전체적으로 순수한 시골처녀 같은 느낌이 든다. 괜찮다.
모듬칼국수.
어떤 것을 합한 것인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면의 색깔이 두세(?) 종류였다.
면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찰지다.
근래 먹어보지 못했던 순수한 맛이다. 역시 괜찮다.
점심 시간인데도 손님은 고작 세 테이블밖에 되지 않았다.
어째 이런가?
가격도 저렴하고,
국내산이고,
맛도 자연적인데...
단골들 모두 이기주의자들인가 보다.
자기들만 찾기 위해 남들에게 소문을 내지 않는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하나?
어, 벌써 이렇게 소문을 내면서 뭘...
다음에 들러면 능이버섯 요리도 먹고
기타 여러 가지를 먹어보기로 하면서 학교로 돌아왔다.
정말 우연찮게 괜찮은 집을 발견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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