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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7/2]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

by 유경재 2011. 7. 3.

지난 주 중반쯤인가, 밤중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충주에도 곳곳에 산사태가 나고 물이 범람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탄금대 앞 체육공원 쪽 큰길은 체육공원 조성하는 곳의 토사가 도로로 밀려와 비가 그친 후에도 도로가 시뻘겋게 흙으로 덮여 있어 살수차를 동원해 씻어내기에 바쁘다.

그럴 정도니 유경재가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금요일 밤의 만취로 토요일 오전까지도 비몽사몽.

그러나 유경재 걱정은 숙취를 떨고 자리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가는 김에 뭐 새로운 모종이 없나 싶어 시장에 먼저 들렀다.

며칠 전 폭우로 시장 쪽의 개천에도 맑은 물이 넉넉히 흘러가고 있다.

노란꽃이 예쁘게 모여 있다. 금계국 비슷한데 무슨 꽃일까. 

혹시 루드베키아?

 

텃밭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던 상추가 이제 거의 끝물이 되어가고 있다.

 

무더위에는 특별히 심을 모종이 없다고 한다.

마침 종묘상에 팔다남은 시들한 상추 모종을 사 왔다.(40개 천 원)

케일 등 거의 벌레 차지가 되어버렸던 쌈채를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이렇게 새로 상추를 심었다. 

 

드디어 참외의 줄기가 옆이랑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노란꽃을 피운 채.

 

지난 번 태풍 메아리에 쓰러졌었던 목화도 다시 북을 돋아주었더니 이렇게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다.

 

야콘도 조금씩 더 커고 있고.

 

텃밭 끝자락에 심어놓은 단호박도 벌써 열매를 맺어 점차 굵어져 가고 있다. 

 

여기에도.

 

쑥갓도 별로 수확하지 못했었는데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쑥갓의 꽃이 이렇게 예쁠 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제법 크게 자라고 있는 목화.

 

황금색을 띤 오이.

 

크고 작은 열매가 맺혀 있는 오이.

 

여기에도.

 

파프리카.

사진으로 보니 별로 커 보이지 않는데, 실재로는 엄청 크다.

 

자리 쟁탈전이 치열하다.

 

바깥으로 나갈 생각은 않고 안으로만 모여드는 걸까.

분명 모종을 살 때는 빨강과 노랑 파프리카라고 했는데,

색깔이 변할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지금이 딸 때인가. 우선 비좁은 자리에 있는 큰 놈들을 몇 개 따기로 한다.

 

여기도 자리쟁탈전이 치열하다.

 

줄기와 키에 비해 너무 큰 열매를 달고 있는 게 힘들어 보인다.

 

이놈도.

그런데 이건 피망인가?

피망과 파프리카를 어떻게 구분하나?

[네이버 지식인의 어떤 답변]

파프리카는 피망의 개량종이라 보심되구요
피망은 매운맛과 육질이 질깁니다.
파프리카는 달고 아삭아삭합니다.
피망의 색상은 보통 초록, 빨강이지만
파프리카는 노랑, 주황으로 샐러드에 더 어울리지요~
 

 

다른 작물은 별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 방울토마토 하나가 이렇게 땅에 누워있고 가지 일부가 찢어져 있다.

 

일찍 익은 선홍색의 방울토마토가 예쁘다. 

 

아무렇게나 뿌렸었던 적상추가 잡초와 함께 자라고 있다.

 

호박도 본격적으로 가지가 벋어나가기 시작한다.

 

머위가 이렇게까지 클 줄이야.

 

이걸 보고 누가 취나물이라고 하겠는가.

 

척박한 땅의 잔디도 여름이 되자 초록색이 짙어져 제법 잔디밭 꼴을 갖춘 듯.

 

일주일에 한 번은 들러서 김을 매지만 갈수록 잡초의 성장속도가 빨라짐을 확연히 느낀다.

 

 

파프리카와 피망. 

 

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