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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초록색 면발의 유혹: 두꺼비손칼국수

by 유경재 2011. 6. 23.

어제부터 시작된 장마비가 점심 때가 가까와질 무렵 장대비로 변한다.

이런 날은 우산이 있다 하더라도 차를 타고 내릴 때 그 잠깐 동안에도 옷이 다 젖을 것 같다.

그렇다고 점심을 시켜 먹자니 배달하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수고스러울까 걱정이 되어 망설이고 있던 차에

마침 시청부근에 사무실을 둔 지인에게서 점심 함께 하자는 전화가 왔다.

사무실도 구경할 겸, 겸사겸사 약속 장소로 가는데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있었다.

 

반가움을 나눈 후 부근 식당으로 향했다.

복어탕? 순대국? 서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시선을 끄는 집, 두꺼비손칼국수란 식당이 있어서 무작정 들어갔다.

 

여름계절 메뉴를 알리는 현수막이 유리상단을 거의 가리고 있다.

 

위치는 충주시청 서문 바로 앞이다.

누군가 타 도시에 갔을 때 맛집 찾는 비결을 알려주기를, 시청이나 경찰서 등 관공서 부근을 가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한다. 반대로 역앞이나 터미널 주변은 실패의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도 맞는 말 같다.

그것은 다름아닌 단골 위주냐, 뜨내기 손님 위주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골 손님 위주로 하다 보면 가격이나 맛, 위생 등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여사장님이 직접 요리를 하는 주방 유리에 붙어 있는 다짐의 글이

내 밥상 위에 놓인 음식에 대한 믿음을 주기에 충분해보인다.

별도의 공간이 필요한 분들은 주방 옆쪽의 방을 이용하면 되겠다.

 

요즘처럼 충주의 외식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때 아직 칼국수가 이 정도 가격을 유지한다는 것은 맛을 떠나 분명 이 집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나리칼국수와 칼만두국을 시켰다.

칼만두국이란 칼로 빚은 만두의 국이란 뜻이 아니라, 칼국수+만두국이란 뜻이다.

칼국수 반찬 치고는 푸짐해서 좋다.

게다가 맛도 괜찮은 편이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보리밥 고추장이 나온다.

 

이렇게 고추장에 보리밥을 비빈다.

구수한 보리밥의 맛과 향이 달콤매콤한 고추장과 잘 조화를 이룬다.

 

보리밥비빔밥을 다 먹을 때 쯤이면 이렇게 칼국수가 나온다.

아래 사진은 칼만두국.

만두는 직접 빚은 매콤한 김치만두로, 함께 먹으니 그 또한 별미다.

 

미나리칼국수.

미나리즙으로 밀가루를 반죽하여 면이 초록색을 띈다.

칼만두국의 면도 동일하다.

어째 초록색이 잘 재현되지 않았다.

부적절한 명암에다 폰카라는 한계 때문이리라.

사진에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면발이 아니라 계란지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실재 면발의 색은 사진에서보다는 더 진한 녹색이었다.

미나리의 향이 느껴질 것도 같건만 둔한 감각 때문인지 별 느낌이 없다.

면발이 매우 부드럽다.

 

보통은 보리밥에 칼국수 한 그릇에 배가 부른데,

식사량이 좀 많은 사람은 여기에다 두 사람 당 찐만두 1인분을 미리 주문하면 될 것 같다.

 

 

벽면 한 쪽에는 이런 글이 적힌 칠판이 걸려있다.

보아하니, 메뉴판에 없는 것이라도 미리 말하면 저녁 손님의 술안주로 이렇게 준비를 해 주는 모양이다.

닭볶음탕은 어떤 요리일까, 조금은 궁금하다.

시청 서문 곁으로 사무실을 옮긴 지인 역시 처음 가보는 맛집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손님들이 찾아오면 자주 올 것 같은 집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