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새 클럽으로 바꾸고 벼루다가 벼루다가 나갔던 공사의 필드,
결국 네 홀도 제대로 못끝낸 채 폭우, 번개, 천둥, 벼락으로 포기하고 말았었는데,
한 달이 또 그렇게 지날 무렵 다시 부킹하여 두 분 동료와 만학도 한 분 이렇게 소피아그린으로 향했다.
추석 연휴 전 그래도 일주일에 두어 번 연습장에 갔었는데, 추석 연휴로 거의 열흘을 쉰 바람에
새채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이었다.
전체 27홀인데 시작은 가장 아래쪽의 밸리코스.
아래 사진은 퍼팅연습 그린.
출발 대기선에서 내려다 풍경.
드디어 첫 홀.
가을 청명한 햇살, 산뜻한 공기, 상쾌한 바람, 옅은 구름으로 그다지 따갑지 않은 날씨.
최상의 기상 컨디션이다.
페어웨이가 꽤나 넓어 보이는 게 어째 오늘은 잘 될 것 같기도 하다.
첫홀에서 두번째 4번우드샷을 들었다.
연습장에서는 그렇게 잘 맞았었는데,
필드에서의 첫 샷은 힘이 잔뜩 들어간 탓인지 엄청 큰 뒷땅, 볼은 바로 앞으로...
겨우 보기로 수습, 진땀이 난다.
두번째 홀이다.
이번엔 잘 해야지.
그럴수록 힘만 잔뜩 들어가고, 정신없이 몇 홀이 지나간다.
보기, 보기, 보기, 더블,
아마도 이 골프장에서 가장 낮은 지대로 온 모양이다.
여기저기 호수가 이어져 있고, 곳곳에 분수와 수차가 물을 뿜어낸다.
저 초록의 잔디도 이제 곧 누렇게 시들겠지.
그러면 다시 겨울이 올 거고,
골퍼들의 낙은 줄어들 것이고...
밸리코스를 마치고, 이어서 가장 높은 지대의 마운틴 코스.
정확히 다섯 시간만에 라운딩이 끝났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필드에 처음 들어설 때는 오늘은 '혹시나' 잘 되려나 기대에 부풀지만
마지막 홀을 떠날 때면 언제나 '역시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라는 것을 느낀다.
오늘은 그래도 핑계거리가 있다.
새 클럽으로 머리 올렸다 생각하면 되는 것이니까.
좋은 날씨에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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