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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맛집

[충주맛집] 산지직송 싱싱한 회 탄금수산

by 유경재 2011. 6. 6.

일요일 저녁이다. 평소 때 같으면 새로 시작되는 한 주를 위해 쉬는 시간이다.

하지만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은 이번 월요일은 6월 6일 현충일로 공휴일이라는 것.

그래서 괜히 토요일 같은 기분이 든다.

마음은 자꾸만 집 바깥으로 향하고, 그러다가 9시가 넘은 시간에 급기야는 회가 먹고 싶다는 핑계를 대면서

바깥으로 나간다.

일요일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에 과연 어느 횟집을 갈까.

집에서 나와 걸어서 체육관쪽으로 가는데, 한반도와 다원 등의 횟집은 벌써 문을 닫은 상태다.

횟집뿐이 아니라 여러 식당들이 정기휴일이었는지 아니면 일찍 문을 닫은 것인지 모르게 불이 꺼진 상태다.

계속 걸어가보자. 체육관 네거리 감리교회 옆의 탄금수산까지.

다행히 불이 훤하게 켜져 있다.

매일 산지에서 자기들의 크고 작은 두 대의 회차로 회를 수송해온다니 신선도 하나만큼은 다른 횟집보다 나을 것이란 기대가 된다. 

 

정문 출입구 쪽이다. 탄금수산횟집 산오징어 물회 냉면이라...

횟집에 냉면이라 무슨 맛의 냉면일까.

  

현관 문에 붙어 있는 영업시간을 보니 밤 12시까지라고 한다.

그래서 안심이 된다.

홀과 소규모 룸 두 개, 그리고 긴 룸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나라의 회의 역사는 어떠한 지 횟집에 들를 때마다 궁금해하다간 횟집을 떠나면 그런 궁금증을 잊고 만다.

분명 일본강점시기 이전부터 즐겨먹었을 터인데도 왜 횟집마다 장식을 일본식으로 하고 있는지...

 

두 사람이니 무슨 회를 얼마나 먹어야 할까.

소주 한 잔 하기 위한 것이니 가장 저렴한 광어(소)를 시켰다.

그런데 산오징어 물회는 양이 어느 정도길래 저렇게 비쌀까?

 

 

기본 세팅. 춘권은 식당 납품용 제품으로 판매되는 모양이다.

족발집에서도 똑같은 것을 보았으니.

 

옥돌을 접시에 깔고 그 위에 두툼하게 썬 회를 올렸다.

그런데 왜 똑같은 양식회지만 바닷가에서 먹을 때와 맛이 다른가.ㅜㅜ

바닷내음이 먹는 순간, 혀와 코를 자극하면서 싱싱함을 더하기 때문이리라.

뿐만 아니라 귀로는 파도소리, 갈매기 소리가, 눈으로는 푸른 파도 또는 오징어잡이배의 휘황한 불빛들이

미각을 보충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어쩌랴. 이 시간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충주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회를 먹고 있는 사이 이어서 몇 가지 보조 음식들이 나오는데,

내 생각에는 굳이 일식집 흉내를 내기 위해 구색을 갖추려고 하기 보다는 한 가지라도 이 집만의 특색있는 음식을

개발해서 내어 놓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하다. 

 

 

소주가 두어 병 비어 갈 무렵, 우연히 벽에 붙은 글씨들이 눈에 들어왔다.

냉면의 육수가 보통 정성이 들어간 게 아니니 남김 없이 먹어달라는 자랑과 당부가...

 

그래서 마지막으로 매운탕 대신에 냉면을 시켰다.

과연 시원한 맛이 국물을 다 먹을 때까지 변하지 않고, 미세한 단맛과 한약재 향이 나는, 명품 냉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점심 때 다시 들러 맛을 볼 생각을 하면서 현충일 전야를 그렇게 회와 함께 하면서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