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내세울 대한민국의 미풍양속의 하나가 될 어버이날.
사정상 명절 때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것은 양해를 받을 수 있다지만
어버이날 부모를 찾지 않는 것은 우리네 정서상 불효자로 낙인 찍히는 일로, 도저히 양해를 받을 수 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잘 살리면 또다른 세계에 자랑할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풍속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은 막상 오늘 고향으로 내려가지 못했다.
핑계는 나를 찾아내려오는 두 아이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내심 어제 오늘은 고향 부근의 두 동생이 부모님을 찾아뵙고,
나는 두 동생이 떠난 내일 모레 찾아뵈면서 자식과의 시간을 좀더 오래 지속시켜 드리고자 함이 목적이다.
그래서 한 아이는 아침 식사 후, 또 한 아이는 점심 식사 후 각자 자기들 공부하는 곳으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내친 걸음에 다시 유경재를 찾아 잔디밭이나 여러 곳에 김을 매고 손질하였다.
작년 퇴비 남은 것, 올해 퇴비 남은 것 두 포대를 모두 잔디밭을 중심으로 뿌려주었다.
잔디의 웃자란 부분을 두 사람이 손가위로 일일이 잘라주었다.
잔디를 심은 지 3년만에 처음으로 손질하는 셈이다.
그리고 퇴비 거의 두 포를 뿌려주었다. 이 또한 처음 주는 퇴비다.
월요일 비가 예보되어 있으니, 이번 비로 잔디는 성큼 성장하리라.
부근에 버려진 폐방부목을 주어다가 길가쪽 허전한 부분을 이렇게 울타리처럼 만들기도 하였다.
얼핏 보면 마치 단풍나무를 위한 지줏대처럼 보인다.
내가 보기에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매년 이렇게 조금씩 울타리를 쳐 나가다 보면 몇 년 후엔 정말 자연에 가까운 자연스런 경계가 지어지겠지...
연못과 집 주변에는 온갖 색의 영산홍들이 한창이다.
이렇게 밭 귀퉁이도 자리를 잡고 있는데, 윗쪽으로는 이제 꽃망울을 맺고 있으니 아마도 다음 주가 되면 절정에 이르리라.
여기에도 꽃.
저기에도 꽃.
곳곳에서 꽃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다.
영감님이 가꾸고 있는 관광농원.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때가 바로 지금이리라.
물 속에도 꽃들이 잠겨 있고, 그 주위로 커다란 잉어 두어 마리가 한가롭게 유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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