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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와 태리 이야기

시장에 가서 모종도 사고

by 유경재 2011. 5. 15.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일요일이다.

생각 같아선 차를 몰고 훌쩍 동해안으로 떠나 푸르고 넓은 바다를 보면서 싱싱한 생선회나 좀 먹고 오고 싶지만

유경재의 어린 모종들과 아직도 비어 있는 이랑들이 나를 부르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유경재에 가기로 했다.

요즘 들어 부쩍 심해진 황사와 그 모래를 실어나르는 강한 북서풍 때문에 아직 어리기만 한 어린 모종들이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저으기 걱정도 된다.

그리고 아직도 비워 둔 채 아무 것도 심지 않은 빈 이랑에도 더 늦기 전에 무언가를 심어야 할 것 같은

조급함도 일었다.

그래서 마침 오늘이 충주의 5일장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여 시장에 들러 새로운 모종 몇 가지를 더 사고,

지난 주 잔디를 깎을 때 절실히 느꼈던 입식 가위가 농협 자재창고나 농기구 판매점에 있는지도 알아보려고

집을 나섰다.

 

우선 사과나무 길 가에 있는 농협 자재 판매점으로 갔다.

 

사무실은 일요일이지만 다행히 열려 있었고 당직자 몇 사람이 근무하고 있었다.

넓은 매장에 비해 농기구나 농사관련 용품들이 종류나 숫자가 빈약해 보였다.

내가 찾는 입식 가위는 보이지 않고, 앉아서 깎는 가위 중에 비교적 큰 것이 있었는데

일본제품인데가 가격이 4-5만 원이었기에 다른 데 가보기로 하고 그곳에서는

고추나 오이를 위한 지줏대(150cm) 550원*20개를 사서 그곳을 나왔다.  

 

다시 들른 곳은 KBS방송국 맞은 편에 있는 팜마트이다.

길가에 크게 자리를 잡고 있어 처음 가는 곳이지만 찾기는 쉬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꽤 규모가 큰 것 같았다.

몇 가지 모종도 보인다.

 

매장의 규모는 농협에 비해 작았지만 종류는 훨씬 다양하고 많았다.

 

여기에는 내가 찾던 가위와 비슷한 것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러나 입식 가위는 보이지 않았는데, 점원에게 물어보니 얼마 전까지 팔았었는데

성능이 너무 좋지 않아 구입해간 사람들이 불만이 많아 매장에서 철수시켜 버렸다고 했다.

 

결국 그곳에서 원하던 것을 사지 못한 채 나와서 모종을 사기 위해 장터로 갔다.

잔디깎기나 풀 베기는 여름이 와 풀이 무성해질 때 예초기를 구입할 생각을 하면서...

 

시장에 들어서니 늘 느끼던 것이지만 활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이제 막 두릅을 전시하고 있는 아저씨 한 분이 보이는데,

두릅의 상태로 보아 소규모로 개인이 딴 것이 아니라 대규모 농장이나, 아니면 외국에서 수입해 들어온 것 같다.

 

그런 두릅보다는 이렇게 소규모로 따 와서 파는 두릅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빈 바구니가 있는 걸 보니 저 할머니, 오늘은 장사가 잘 되는 운수가 좋은 날인 모양이다.

 

바다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건만 이렇게 귀하신 해산물들도 가지런히 정렬한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엄정 임경옥 족발, 엊그제 금요일 칠금동 충주점 가게에서 직접 먹었던 그 족발도 이렇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엊그제 그 총각이구만...

 

고소한 과자도 지나가는 이의 눈과 코를 유혹하고...

 

전에 못보던 가축, 동물들도 자리를 꿰차고 있다.

 

 

 

두 아이와 함께 모종을 샀던 그 자리는 장날이라 다른 가게들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다리를 건너 또 다른 가게 앞에 들렀다.

 

 

 

 

 

 

 

아직 심지 않은 것 중에서 여러 가지를 종류별로 조금씩 샀다.

단호박, 백오이, 신선초, 들깨, 피트, 적근대, 청겨자, 가지, 그리고 조금은 색다른 목화 등등.

 

 

 

 

 

모종을 산 후 이제 서둘러 유경재로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