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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본능

[베트남여행] 2년 반만의 출국, 여름휴가를 베트남 푸꾸옥에서

by 유경재 2022. 8. 16.

평소 여행을 좋아하던 사람이라면 팬데믹 시기를 얼마나 답답하게 보내고 있을까.

셉과 나의 의기투합으로 이번 여름 가족휴가는 해외로 정해두고

검역 등의 조건을 세심하게 따져 베트남으로 정한 후 일찌감치 취소, 환불 안되는 예약까지 마쳐두고 하루하루 휴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출국 날이 가까와지던 7월 하순부터 우리나라의 코로나 재확산 조짐이 심상치 않아 가슴을 조이면서 기다리는데

다행히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크게 확산되지 않아 드디어 2년 반만의 해외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갑자기 이 여행의 총괄 책임자인 셉이 출국 1주일도 안남은 때에 코로나에 걸린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ㅠㅠ

어떻게 하나 환불은 조금도 안된다고 하니 어쩌나

엄빠의 입장은 이렇게 불안한 가운데 한 명이 빠지면 무슨 재미가 있는가 차라리 돈을 버리더라도 취소하자고 하는데

아이들은 절대 반대다.

그러다 기발한? 착상으로 셍의 남친을 셉 대신에 넣으면 어떨까 하며 출발 하루 전에 의사 타진하니

다행히 휴가 가능하다고 하여(좋은 직장 ㅎ) 급하게 강행모드로 변경.

왕복 비행기는 베트남 저가항공사인 비엣젯으로 인천-푸꼬옥 직항으로, 오전 10시 인천공항 이륙, 비행시간 대략 5시간-5시간 반 소요, 귀국 새벽 1시 푸꾸옥 공항 출발, 8:30 인천공항 도착 예정.

출발 전날 간밤에 서울은 강남 일대 100년만의 폭우 소식, 새벽까지도 비는 줄기차게 내린다.

비를 감안하여 집에서 5시 경 차를 몰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한다.

악천후를 무릅쓰고 드디어 인천공항 도착.

발레파킹 접수하는 곳

넉넉하게 시간에 맞춰 공항 도착, 오랫만의 맛보는 공항의 느낌.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층

공항 내부는 팬데믹 전과 비교해서 확실히 사람이 적다.

안내 로봇이 부지런히 사람들을 안내해 주고 있다.

안내 로봇

참고로 베트남 여행을 위해 코로나 관련 예방 접종, 음성확인서 등의 일체 서류는 필요치가 않다.

셍은 아직 코로나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지만 베트남 여행은 가능하다.

다만 귀국 때 귀국 비행기 탑승 24시간 이내 음성확인서를 받아 와야 한다.

드디어 탑승대기장에 도착, 우리를 태우고 갈 Vietjet 베트남 항공기가 대기, 준비하고 있다.

팁: 수하물은 따로 돈을 더 내야 하기에 우리 일행은 모두 기내캐리어로 통일했다. 그런데 티켓팅 할 때 기내 가방 무게를 재면서 7kg 이상은 안된다고 한다. 보아하니 1키로그램 정도는 봐 주는 것 같은데 그 이상은 짐을 다른 것에 옮겨야 한다고 한다.

베트남 저가 항공사 Vietjet 비행기

드디어 비행기 탑승.

중앙 통로를 경계로 좌우로 세 열씩 대략 40번까지 있다고 본다면 200여 명이 탑승한 듯.

거의 대부분이 우리와 같은 한국인 여행객이다.

거의 베트남 여행 전용기라고 할까.

베트남의 상징색이 빨강이라 그런지 승무원도 윗옷이 빨강이다.

Vietjet 항공기 내부

저가 항공의 기내서비스는 물까지도 유료다.

비행기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 곧바로 기내식 판매가 있다.

배는 고프지 않지만 모처럼 타는 비행기에 기내식 체험을 안할 수가 있을까.

앞 의자 뒷편에 비치되어 있는 메뉴를 보고 고르면 되는데 하나에 5.5달러였으며, 물은 한 병에 2.5달러였다.

Vietjet 기내식
Vietjet 기내식(찰밥)
Vietjet 기내식(면)

100년만의 폭우로 인해 이륙시간이 1시간 가량 늦어져 도착도 예정시간보다는 다소 늦었다.

베트남입국 수속 후 바로 공항에서 달러를 일부 베트남 화폐인 동(VND)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한국에서 유심을 바꿔 왔는데, 나는 바로 환전소에서 베트남 유심으로 바꾸었다.

나중에 보니 한국에서 산 유심은 9천원이라 가격은 싼 데 비해 전화번호가 없어 전화 걸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에 내가 베트남 현지에서 싼 유심은 대략 16,000원 정도에 1개월짜리라 전화도 사용 가능하여 훨씬 나은 것 같았다.

오른쪽의 데이터 및 통화 1개월에 270,000동.

베트남 유심 안내문

참고로 베트남 화폐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는 방법은 종전, 즉 팬데믹 전에는 동의 마지막 단위를 제거하고 2로 나누면 되었는데, 지금은 외환의 환율이 높아져 내가 고안한 방법으로 2로 나누고 둘째 단위에 +2를 하면 되는 것 같았다.

즉 위의 유심 가격이 270,000동이니, 마지막 단위를 제거하면 27,000이 되고, 이를 2로 나누면 13,500이 되며, 여기에 둘째 단위인 3에 +2를 하면 15,500원이 되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숫자가 많다 보니 마지막 000은 1000을 뜻하는 k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위의 유심 가격은 270k로 표기가 된다.

환전하고 유심을 바꿔 끼우고 공항 밖을 나와 우리가 예약한 베스트웨스턴 호텔 셔틀 버스를 찾으니 사진 왼편의 부스 같은 곳에서 안내를 해 주었다.  대략 한 시간에 한 차례씩 소형버스 셔틀이 운행된다고 하는데 우리가 타자 마자 출발한다.

푸꾸옥 공항

참고로 푸꾸옥은 베트남 최남단의 섬으로 우리의 제주도에 해당하는 섬이다. 그러나 크기는 제주도의 절반 정도라고 하며

바로 캄보디아 아래에 위치하고 있기에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인데, 옛날부터 영토 분쟁이 많았던 섬이라고 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베트남에 귀속되었다고 한다.

베트남의 제주도라고 할 정도이니 외국인은 물론이요, 베트남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휴가 여행지라고 한다. 

푸꾸옥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 풍경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1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이 2019년에 갔었던 필리핀의 보라카이와 흡사하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

베스트웨스턴소나시호텔 전경

우리가 타고 왔던 셔틀이 다시 손님을 태우고 공항으로 향한다.

베스트웨스턴 호텔 셔틀 버스

호텔에 대해서는 따로 소개를 하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이번 여행 전체 일정을 대략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묵었던 객실은 본채 오른쪽의 풀빌라 형태의 2층 단독건물 10여 개 중 하나이다.

방 세 개, 6인용.

아래 사진은 1층의 주방과 거실이다.

바깥으로 객실 전용의 풀이 살짝 보인다.

베스트웨스턴호텔 풀빌라 거실

객실 전용 풀이다.

규모도 괜찮은 편이다.

객실 내부의 단점을 커버할 정도로 매력이 있다.

베스트웨스턴 호텔 객실 풀

각자 방을 정하고 여장을 푼 뒤 이른 저녁 시간에 근처 야시장으로 가서 식사를 한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길게 자리잡은 야시장에는 문을 연 식당들이 많지 않다.

그중 한 곳 여사장이 한국어를 꽤 하면서 우리를 잡는다.

이왕이면 하는 심정으로 자리를 잡고 베트남쌀국수를 시킨다.

소고기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다.

소고기쌀국수

다시 숙소로 돌아온다.

객실, 특히 우리가 묵었던 풀빌라 형태의 별채의 만족도는 화장실 등 시설 측면에서 최하였다.

그에 반해 객실의 풀, 호텔 정면의 정규 규격의 메인 풀, 그리고 유수풀, 그리고 아래의 수영장 등은 객실의 불만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게 할 정도로 좋았었다.

베스트웨스턴 호텔 수영장

호텔의 프라이빗 해변.

날씨가 궂다. 비가 오락가락하니 파도도 센 편이다.

한 소녀가 바다에 설치된 해먹에 올랐다 내렸다 놀고 있다.

베스트웨스턴호텔 해변

수영을 원없이 했었던 이번 휴가였다.

원래는 혼똔섬도 가고, 호핑투어, 액티비티도 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포기하고 온종일 수영, 식사, 휴식을 반복하다 보낸 휴가였다.

다음날은 해산물 요리로 유명하다는 신짜오식당을 찾았다.

짜조도 맛보고.

짜조

얼떨결에 먹게 되었던 랍스타.

랍스타

신짜오 식당을 나와 인근의 야시장 구경도 한다.

관광객들이 모두 여기에 모였나 할 정도로, 우천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다.

즈엉동 야시장
야시장의 먹거리

둘쨋날 밤부터 하늘에 달과 별이 보이더니, 셋쨋날 아침 처음으로 파란 하늘이 우리를 맞는다.

호텔 현관 앞 메인풀.

앞쪽으로 야자수 중간으로 해변으로 가는 길이 있고, 좌우로는 유수풀이 있다.

베스트웨스턴 메인풀

흐렸던 전날에 비해 파도가 훨씬 잔잔하다.

베스트웨스턴 호텔 해변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수영을 연습하여 마침내 올해는 수영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셈이 그야말로 물만난 물고기다.

내가 보건대 3일 동안 수영하는 사람 중에 최고다.

나도 그런 아들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여유를 부려본다.

마지막 날, 귀국에 필요한 검역 음성확인서를 받기 위해 즈엉동의 한 병원에 도착.

두 명의 한국인이 병원 앞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다.

아직 점심시간이라서 문을 열지 않았나.

왼쪽 파란 옷의 남자는 베트남 사람으로 이 일대가 모두 정전이라 병원이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호텔에서도 수시로 정전이 되는 걸 보면 푸꾸옥의 전기 상태는 매우 열악한 듯 보인다.

언제 문을 여느냐고 하니 오후 6시가 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다른 병원을 검색해서 가 보기로 한다. 저 두 사람도 우리와 함께.

신속항원검사 병원

10분 정도 걸어가는데 덥다.

흐리고 비가 올 때는 베트남 여름 날씨가 이렇게 시원하냐고 했더니만 햇볕이 나니 여지 없이 무덥다.

마침내 도착하니 치과 표시가 되어 있는데, 코로나 검사도 한다고 했다.

다행이다.

베트남 병원

안으로 들어가 사정을 이야기하니 신분 관련 사항을 적으라고 한다.

신속항원검사 병원 접수처

사전에 알고 있기론 여권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여권을 보여달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만 나중에 자기들이 워드로 작성한 내용에 오자가 있는 지 여부는 꼭 확인해야 한다.

다 작성하고 나니 옆의 다른 허름한 창고 같은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코 두 곳에 찔러 검사를 하는데

조마조마할 시간도 없이 금새 우리 가족 모두 음성이라고 한다.

신속항원검사 준비

검사를 마치고 다시 본 건물로 들어와 기다리니 잠시 후 음성확인서가 나온다.

아마 이번 여행에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코로나 양성 나오는 것이었을 것이다.

만약 베트남에서 양성 나오면 7일간 귀국할 수 없고, 7일 후 다시 양성 나오면 3일 후에야 귀국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코로나 관련해서 국가에서 지원하는 것 없고 모두 각자 자비로 처리해야 하는 걸로 협약되어 있다고 한다.

따라서 만약 양성 나오면 최소 일주일은 귀국일이 연기되고, 그 사이 체류 경비뿐만 아니라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는 것 등 피해가 막심하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3-5일 여행은 베트남이 15일 체류 비자면제국이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여차 하여 15일 이상 체류하게 되면 현지에서 비자도 새로 발급 받아야 하니 그 아니 번거롭지 않겠는가.

참, 우리와 함께 검사를 받았던 젊은 부부 중 남자가 양성이었다. 어쩌나 ㅠㅠ

코로나음성확인서

참고로 신속항원검사비는 1인당 120k, 우리 돈으로 6200원 정도.

제때 귀국할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에는 반세오 맛집을 찾아간다.

반세오

그리고 즈엉동 중심 해변에 위치한 사원도 둘러보고.

사원이라고 하지만 부처님을 모신 절은 아니다.

바닷가이다 보니 아마도 해상의 여신을 모신 사당 정도일 듯.

딘카우 사원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여인

베트남의 한국여행사라고 할까.

여기에서 베트남 여행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피씨알검사까지.

베트남 한국여행사 피크타임

그리고 유명하다는 카페도 들렀다가 발맛사지도 받은 후 마지막으로 유명한 마트라고 하는 킹콩마트에서 귀국 선물도 쇼핑한다.

킹콩마트

그리고 다시 호텔에 들러 짐을 찾아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다시 비엣젯을 타고 귀국길에 오른다.

귀국길의 하늘

2022년 여름휴가는 개인적으로 2년 반만의 해외 나들이라 무척 설레었던 의미있던 여행이었다.

어서 빨리 팬데믹이 끝나 2020년 전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 세계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남은 것은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의 베트남어 신짜오, 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