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마지막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 하는 듯한 비가 잠시 내렸다.
비가 내리자 문득 생각나는 건 파전에 막걸리.
그래서 퇴근하고 바로 집 부근의 찌짐 집을 찾아나섰다.
비오는 날, 이런 궂은 날에는 모두들 나처럼 한 잔 생각이 나는 모양인지
찌짐 집이 아니라도 부근 식당들마다 손님들로 가득하다.
마침 칠금동주민센터 옆 새로 지은 공영주차장 앞의 모퉁이 집에 각종 전 메뉴가 보여
무작정 들어가 본다.
이름도 정겨운 바로 이 집, 동네주막.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손님이 아무도 없다.
왜일까???
원목으로 된 탁자와 의자, 민속촌 같은 분위기도 괜찮은데...
창틀 아래로 작은 액자에 각종 약초, 버섯 등의 사진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궁금하여 물어 보니 3년 전 쯤 이 집에 입주할 때 전 주인이 약초 전문 술집으로 운영했으며,
그 사람이 붙여놓은 그대로라고 한다.
어쩌면 저기 원목에 새겨진 메뉴들도 그때의 메뉴들이겠다.
뭘 먹을까, 일단 메뉴판을 보자~
각종 전 종류에다 각종 찌개와 탕까지.
일단 전을 먹고 싶은데, 다양한 전 중에 뭘 먹을까 고민하는데,
몇 가지 섞어서 가능하다고 한다.
오케이,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깍뚜기가 맛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메뉴판에는 없는 모듬전.
전병, 부추전, 김치전, 호박전, 가지전, 명태살전, 두부전 등(25,000원)
튀김가루를 쓴 듯 전들이 바싹하고 고소하다.
골고루 맛볼 수 있었다는 건 좋았는데, 다만 양이 조금 적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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