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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가니 추위가 오네

오늘은 24절기 중 대서(大暑)

by 유경재 2020. 7. 22.

[2020.7.22]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두 번째 절기인 대서(大暑)이다. 겨울 절기인 혹한의 대한(大寒)과 상대되는 절기이다. 소서와 입추(立秋) 사이에 들며, 음력 6월, 양력 7월 23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20°가 되는 때이다. 이 시기는 대개 중복(中伏) 전후에 해당하며 小暑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더우며, 1년 중 가장 더운 절기이다. ‘物極必反’이라는 말처럼 극도로 더운 대서 뒤에는 곧바로 입추가 오는 것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대서일부터 입추까지의 기간을 5일씩 차례대로 세 가지 징후가 나타나는데, 즉 “첫번째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가 생기고, 두 번째는 대지가 습하며 찜통 더위가 나타나며, 세 번째는 큰비가 수시로 내린다.”(一候腐草爲螢, 二候土潤溽暑, 三候大雨時行.) 반딧불이는 마른풀에서 산란하는데 대서 시기가 되면 부화하기 때문에 옛날 사람들은 썩은 풀이 반딧불이가 되는 줄로 알았다. 이때가 되면 날씨는 매우 무덥게 변하는데, 땅의 습기가 증발하여 공기를 한증막처럼 덥게 만든다. 서(暑)자가 열(熱)자와 구분되는 의미는 바로 습하고 덥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서에 오는 비는 은이고, 대서에 오는 비는 금이다.”라는 속담처럼 이때가 되면 큰비가 자주 내리는데, 이는 수해를 떠나 농사에 보탬이 되고, 찜통더위를 식혀주는 의미도 지닌다.

 

대서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대서에는 큰비가 내리고 백일 후에는 서리가 나타난다. 소서대서에는 쥐도 물에 잠겨 죽는다. 대서에 무더위가 없으면 곡식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소서대서가 덥지 않으면 소한대한도 춥지 않다.”

이 무렵 찜통더위의 건강관리는 제습과 강온이 핵심이기 때문에 주거환경이나 수면 등 생활태도, 운동, 음식 등도 이를 감안해서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생활공간과 그 주변이 다습하여 모기 등 해충들이 기승을 부릴 수도 있으니 해충방제에 신경을 쓰고, 아울러 과다한 땀 배출로 인한 탈수증, 강렬한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병과 일사병, 지나친 강온으로 인한 냉방병이나 감기 등도 조심해야 한다. 식사의 경우 냉면 대신에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이열치열식의 반대 방식도 있을 수 있다.

대서 절기와 관련된 한시 한 편을 감상하기로 한다.

 

《大暑》(대서)

: 송(宋) 증기(曾幾1085-1166)

 

赤日幾時過,(적일기시과) 붉은 해는 언제쯤 사라질까

清風無處尋.(청풍무처심) 맑은 바람은 어디에도 없네

經書聊枕籍,(경서료침자) 경서는 바야흐로 베개와 자리처럼 내 곁을 떠나지 않고

瓜李漫浮沉.(과리만부침) 참외와 자두는 온천지에 열렸다가 떨어지네

蘭若静復静,(란약정부정) 숲속은 고요하고 또 고요하고

茅茨深又深.(모자심우심) 초가집은 그윽하고 또 그윽하네

炎蒸乃如許,(염증내여허) 한증막 같은 이러한 찜통 더위에

那更惜分陰.(나갱석분음) 그럴수록 1분의 시간도 더욱 아깝게 생각된다네

 

-. 침자(枕籍): 베게와 자리처럼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여, 경서를 항상 가까이 하고 읽는다는 의미이다. 폭염으로 인해 다른 육체적 활동은 못하는 대신 독서로 시간을 보낸다는 뜻이다.

-. 란약(兰若lánrě): 1) 즉 아란약(阿兰若)이란 불교 용어. 若자는 rě로 읽으며 범어 Aranya이다. 원래 의미는 삼림을 가리키며, 고요한 곳, 한가로운 곳 등, 속세의 시끄러움을 피한 곳을 의미한다. 2) 향초인 난초(兰草)와 두약(杜若).

-. 모자(茅茨máocí): 초가집. 작가 자신의 집을 가리킴.

-. 석분음(惜分阴): 시간을 소중히 여김. 분음(分阴): 해가 1푼(分) 이동하는 시간으로 매우 짧은 시간을 가리킴. 미련 두 구의 의미는 삼복 더위에는 자칫 게을러지기 쉬우니 그럴수록 더욱 시간을 아껴서 공부에 정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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