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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문화의 발원지 서주 체류기

중국대학의 개교기념일 행사: 강소건축직업기술학원 개교 40주년 공연

by 유경재 2019. 10. 23.

내가 와 있는 대학이 마침 올해로 개교 40주년이 된다고 한다.

40년 전에 석탄광업 관련 전문학교로 출발, 서주건축전문대에서 지금은 강소건축전문대학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교 개교기념일은 쉬는 날로 인식되어 있는데, 여기는 내가 여기 올 때인 8월부터 개교 40주년이라고 떠들썩했다.

하기는 우리나라도 보통 때는 그냥 쉬는 날이지만, 역사가 주로 10단위로 끊기는 해는 학교마다 행사를 크게 벌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을 국경절(궈칭제)이라 하듯, 학교 개교기념일은 교경(校慶샤오칭)이라고 한다.

올 10월 1일은 중국의 건국 70주년 되는 해로, 앞에서 블로그에 소개한대로 유사 이래로 대대적으로 크게 행사를 했었다.

학교나 국가나 모두 이렇게 10단위로 끝나는 주년에는 행사를 크게 하는 모양이다.

이 학교의 샤오칭은 10월 18일(금)이었는데, 그 사이에도 특강 등 여러 행사가 꾸준히 이어져 오다가 당일은 저녁에 학교 체육관에서 축하공연이 있다고 했다.

며칠 전부터 체육관 앞에 붙어있는 안내문.

18일 저녁 7시 반부터 두 시간 동안 문예공연이 있다고 되어 있다.

19일에는 동문들과 함께 학교 참관한 후 오후에는 발전대회를 한다고 하고.

다른 건 별 관심 없지만 공연은 어떤 공연일까 궁금하여 가 보기로 한다.


샤오칭(개교기념일) 며칠 전 체육관 모습.


공연 당일.

도서관에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와 서주에 온 이래 첨으로 양복 자켓을 차려 입고 7시 조금 넘어 체육관을 찾았다.

마침 입구에 학교 서열 1위인 손진[孫進쑨진] 서기가 누군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길래 거의 두 달만에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나는 먼저 안으로 들어간다.


벌써 체육관 안이 사람들로 가득하다.

열기가 느껴진다.

입구 학생들이 나를 앞의 내빈석으로 안내한다.

앞으로 가니 자그마한 몸매의 중년 여성이 밝은 모습으로 안내하며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

그래서 한국에서 온 교수라고 하니 자기가 직접 자리까지 안내한다. 얼핏 안면이 있어서 생각해 보니, 내가 이 학교에 온 이래로 학교 홈페이지 종종 들어가서 학교 사진을 보는데 거기서 보던 얼굴이다.

바로 양혜(梁惠량훼이) 당부서기이다. 학교 서열상 서기, 총장 다음의 3위라고 할까.


자리에 놓인 프로그램을 보니 공연 내용이 다양하다.

그런데 외부인은 없고 대부분 학생, 교수, 동문들이 출연한다.


무대.

그러고 보니 1979년 개교다.

그해는 내가 대학 입학하던 해이니, 나도 대학 입학 40주년이 되는 해가 됨을 잊고 있었다.


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밴드.


첫 순서로 손진 서기의 환영인사.


다음으로 개막 축하 무용이 펼쳐진다(학생무용단)



한바탕 공연이 끝나자 네 명의 사회자가 등장하여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됨을 알린다.

사회자 역시 두 명의 동문과 두 명의 교수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 초심을 확실하게 지키자가 시작된다.


제1장 첫 무대, 당신의 이름은?

퇴직 교수와 학생 두 사람이 등장하여 학교의 역사를 회상하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내용.


한때는 바로 직전 명칭이 서주건축직업기술학원.


교수와 학생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의 가곡 합창.


동문 1명과 학생무용단의 무용.


특이한 것은 학교 행사에 오성홍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우리로 치면 대학 개교기념일 행사에 태극기를 들고 공연하는 식.


제1장이 끝나고 시작되는 제2장 파도 속에도 전진한다~


사자춤.

학교의 용춤사자춤 동아리. 


사자가 키가 커진 것은 한 사람이 들어올려졌기 때문.


엉덩이를 실룩샐룩. 해학적이다.


제법 잘한다.


동문과 학생무용단의 음악과 시와 그림.


꽃다발도 증정되고.


티벳인(장족)의 노래와 춤.

노래는 장족 동문, 춤은 장족 학생들.

다른 가무에 비해 단연 돋보이고 환호를 받은 듯.


그리고 이어진 치파오 패션쇼.

모델은 여자교수 위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걸음걸이나 동작 등을 보아하니 연습을 꽤 했을 것 같다.


중국의 대표적 전통 복장인 치파오. 본래 만주족의 옷이다.


여기가 한나라의 발원지라 그런지 여기는 치파오보다 한족의 복식인 한복(漢服)이 더 눈에 띤다.

그리고 한복이 중국전통복식의 대표라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유원지에서 젊은이들이 종종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 교수에게 물어보니 이러한 전통복식인 한복은 젊은이들이 주로 입는다고 한다.


그리고 학생무용단의 무용 공연.




마지막 장인 제3장 열심히 갈고 닦아 탁월하게 나아가자~


학생무용단의 상성 비슷한 음악 공연.

딱딱이를 치면서 랩 같은 노래를 부른다.

그런데 제목이 재밌다. 시진핑 총서기가 우리곁에 계시네 ㅎ


제목에서 보듯이 아니나 다를까 가사 내용이나 배경 화면에 시주석이 등장한다.


오성홍기로 마무리하고.

학교 행사 역시 그 반은 애국심 고취가 목적인 듯 보인다.


무술 공연.

퇴직 학교 간부와 학생무술협회, 학생무용단.


교수의 독창.


각지 동문들이 보내온 개교40주년 축하 영상.

이런 기획은 괜찮아 보인다.

섬서성 동문들.



내몽고에도 많이 진출해 있네.


영하회족자치주에서도.


중국석탄광업그룹 29공정에 근무하는 동문 직원들.


서북 끝자락의 신쟝에서도.


심지어 티벳까지.


마지막 프로그램인 "다시 새롭게 출발하자"


노래는 교수들이 맡고.


자~ 이것으로 오늘 모든 공연은 끝입니다.

잘들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잠시, 학생들은 일단 자리에 가만 계시고 내빈들 먼저 나가신 후 나가시기 바랍니다~~


밖에 나오니 들어갈 때 보지 못했던 버스들이 도로가에 길게 주차되어 있다.

지역별로 동문들이 대절해서 온 차량인 모양이다.

행사가 내일까지 계속되니 오늘은 어디 가서 또 회식을 할 테고, 숙박하고 다시 학교에 와서,

참관과 회의를 할 계획인 것 같.

동문들 참석이 많은 게 좀 특이한 것 같다.

 중국의 대학개교기념일 행사를 대강이나마 알 수 있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