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신라의 바암~이~여/...고~요~한~달빛어~린 금~오산 기슭에~서 ♬"
현인의 노래 <신라의 달밤>에 나오는 금오산이 바로 경주의 남산이다.
비록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도처에 불교문화와 신라왕조의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대단위야외박물관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까지 여기에서 다녔었지만
당시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마치 물과 공기처럼 어디에나 당연히 있는 것 쯤으로 여겨 소중한 줄 몰랐기에
소풍을 갈 때나 놀러 다닐 때 만나는 유적과 유물들에 대해 건성으로 대하였던 것 같다.
이제 2세가 비록 타지에서 나고 자라고 있지만 그 뿌리가 여전히 여기에 있으니
그들에게 고향의 소중함을 알려주어야 하겠다는 생각과 내 자신 역시 새롭게 내 고향을 인식해 보자는 생각이
몇 년 전부터 가끔씩 밀물처럼 울컥 울컥 들었다.
그래서 고향에 부모님을 뵈러 갈 일이 있을 경우,
하루 이틀 여유를 두고 가서 고향 주변의 것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3년 전부터 곧잘 선덕여왕릉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백률사와 황성공원을 찾았었다.
그리고 이번 설날 귀성 기간을 이용해 남산의 한 자락을 찾고자 했었다.
여러 코스 중에서 이번에 선택한 코스는
삼불사-상사바위-금오봉-상사바위-삼릉 코스이다.
삼릉 앞에 넓은 유료주차장이 있지만 삼불사 앞의 무료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다.
삼릉으로 하산해서 도로를 따라 대략 10분 정도 시내쪽으로 걸어오면 삼불사주차장이다.
2월 1일이다.
그렇게도 맹위를 떨치던 한파가 어제부터 완연한 봄날씨를 보이고 있다.
역시 계절의 순환은 변함없는 진리인가 보다.
삼불사 앞 주차장.
연휴를 앞둔 설대목이라 그런지 주차장은 아직 여유가 있다.
크지 않은 산이지만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다.
고향 올 때마다 조금씩 섭렵해갈 작정이다.
삼불사로 오르는 계단.
마음을 깨끗이 씻고 속된 것과 단절하고 들어가는 문?
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
그런데도 제법 고즈늑한 산사의 운치를 풍기는 것은 마당의 오래된 단정한 석탑 때문이리라.
삼불사(三佛寺)란 이름은 바로 이 세 개의 부처님 상 때문일 것이다.
조금 올라가니 경주 시내쪽으로 시야가 점점 트이기 시작한다.
뭔가가 새겨진 바위로 보이는데, 오랜 세월 풍화로 인해 윤곽이 희미해져 모습을 알기 어렵다.
전체가 화강암산은 아닌데도 이렇게 심심찮게 바위가 자리를 잡고 있어 마치 바위산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인공의 흔적인가, 풍화의 흔적인가.
발가락 바위?
휴휴암의 그것과 흡사하다.
남산의 바위들은 바위마다 제각각 무슨 말을 우리들에게 하고 있는 듯 여겨진다.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소제가 될 수 있을 듯.
바위능선의 수려한 자태.
우륵이 거문고를 연주하던 곳이 충주의 탄금대인데,
또 한 사람의 거문고 명인, 옥보고가 연주하던 금송정.
지금은 정자는 어데 가고 바위와 소나무가 서로 의지한 채 남아있다.
경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경주 들판 가운데로 형산강이 구비쳐 흐른다.
경주 시가지 전체가 하나의 대단위 노천 박물관이다.
어디 경주시내뿐이겠는가.
주변 경주군 전체가 그럴 것이다.
안내도와 같은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아스라이 맞은편 산 정상에 팔각정이 눈에 들어온다.
저 쪽으로 내려가면 경주국립박물관이 나온다.
사진으로 보니 남산에는 바위가 참 많다.
바위와 소나무. 소나와 바위. 송암.
아랫쪽으로 삼릉계곡 석가여래좌상이 보인다.
하산할 때 들러야 할 곳이다.
저 세로의 줄무늬는 분명 인공적인 듯 보이는데...
그러나 알 수가 없다.
삼릉으로 가는 길과 만나는 곳에 상사바위가 있다.
상사바위 전체의 모습.
세로로 파노라마 촬영.
드디어 남산의 정상인 금오산에 올랐다. 인증샷.
이제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가며삼릉주차장으로 하산.
정상 아래 100미터에 이렇게 임도가 잘 닦여져 있고, 거기에 화장실도 있다.
삼가여래좌상.
얼핏 보면 입상 같은데...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봐도 그런데...
이렇게 정면에서 보니 가부좌로 앉은 좌상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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